카드사·캐피털 등 고금리 대출 의존 심화

금융당국의 대출규제로 은행권 대출이 까다로워지자 개인사업자들이 돈을 못 구해 고금리 대출에 의존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사진=연합뉴스
금융당국의 전방위적 대출규제로 개인사업자들이 돈 구하기가 어려워지면서 카드사나 캐피털 등 제2 금융권의 고금리 대출 의존이 심화된 것으로 나타났다. /사진=연합뉴스

[뉴스워치= 김도형 기자] 금융당국의 전방위적 대출규제로 은행권 대출이 까다로워지자 개인사업자들의 고금리 대출 의존이 심화됐다는 분석이 나왔다.

한국개발연구원(KDI)은 3일 고금리 대출 의존이 심화했다는 내용을 담은 `자영업자 부채의 위험성 진단과 정책방향` 보고서를 발표했다. 

오윤해 KDI 시장정책연구부 연구위원은 보고서를 통해 “최근 개인사업자가 보유한 가계대출과 사업자대출이 은행보다는 고금리 업권에서 급증해 개인사업자의 채무구조 악화가 우려된다“고 경고했다.

KDI가 개인사업자 444만 명을 분석한 결과, 지난 8월 말 기준 사업자 대출 잔액은 572조6000억원으로 지난해보다 21.3% 늘었다.

같은 기간 일반가계 대출 증가율 13.1%의 1.6배에 이르는 수치다. 코로나19 이후 부족해진 영업·생활자금을 대출로 메꾼 것으로 풀이된다.

사업자대출은 은행권에서는 올해 1분기 이후 증가율이 하락했으나 저축은행·카드사·캐피털 등 고금리 업권에서는 상승했다. 코로나19 발생 이전과 비교해 매출 감소가 큰 사업주일수록, 중·저소득층 개인사업자일수록 고금리 대출 증가율이 높은 것으로 나타났다.

업종별로 보면 음식업(26.9%), 개인서비스업(20.9%) 등 코로나19 이후 매출이 많이 감소한 업종에서 제조업(11.5%)보다 총대출 증가율이 높았다.

개인사업자의 신용 위험은 질적인 측면에서도 커졌다. 은행보다 대출 문턱이 낮지만, 금리가 높은 2금융권 의존도가 높아졌기 때문이다.

올해 8월 기준 금융권별 전년 동기 대비 개인사업자의 가계대출 증가율은 은행 6.5%, 보험·상호금융조합 8.4%, 캐피털·카드 9.6%, 저축은행 15.5% 등이다.

코로나19 발생 이전과 비교해 매출 감소가 큰 사업주일수록, 중·저소득층의 개인사업자일수록 고금리 대출 증가율이 높았다.

오 연구위원은 "향후 금리가 추가 인상되고 은행권의 총부채원리금상환비율(DSR) 규제가 강화되면 누적된 코로나19 피해로 자금 부족을 겪는 이자 부담이 가중될 수 있다"며, "기준금리 인상, 가계대출 규제 강화와 함께 원리금 상환 유예 조치가 종료되는 과정에서 코로나19의 충격을 크게 받은 개인사업자의 대출이 부실화될 가능성이 존재한다"고 지적했다.

한편, 한은은 오는 25일 금융통화위원회를 열고 기준금리를 인상 여부를 결정한다. 앞서 이주열 한은 총재는 지난달 15일 국정감사에서 “11월에 기준금리를 인상해도 큰 어려움이 없지 않을까 예상한다”며 추가 인상을 예고한 바 있다.

기준금리 인상 가능성이 높아지면 개인사업자들의 돈구하기는 보다 어려워져 고금리 대출 의존은 더 심화될 것으로 보인다.

김도형 기자 newswatch@newswatch.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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