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워치= 김웅식 기자] 다음달 18일에 치러질 2022학년도 대학수학능력시험을 앞두고 코로나19 확진자가 줄지 않아 교육계에서는 고민이 깊어지고 있다.

방역전문가와 보건교사들은 수능 전 단계적 일상회복으로 방역 전략을 전환해도 괜찮다고 보고 있지만, 일선 교사들 사이에서는 고3 수험생들이 입시에 차질을 빚을까 우려하는 목소리도 적지 않다.

우리나라 대학입시는 설명회를 들어야 할 정도로 그 과정이 복잡다단하다. 요즈음 코로나19 상황인지라 대학입시를 대비하기 위한 입시설명회가 온라인 비대면으로 활성화되고 있을 정도다.

세월이 갈수록 복잡해지는 게 한두 가지가 아니다. 우리나라의 대학입시와 주택청약 제도는 그 내용을 공부해야 할 만큼 복잡하고 혼란스럽다. 국민의 뜨거운 관심사가 된 이 두 제도는 날이 가면 갈수록 우리와 유리되었고, 그로 인해 들여야 하는 사회적 비용 또한 증가해 왔다.  

지난 시절을 되돌아보면 은행에서 청약통장을 만들고 일정 시간이 지나면 1순위가 돼 아파트 분양을 신청할 수 있었다. 대학 입시도 교과서 중심으로 출제되는 학력고사를 한 번 치르면 해결할 수 있었다. 하지만 요즘엔 신경 써야 할 게 한두 가지가 아니다. 컨설팅을 받아야 할 정도로 대학입학과 주택청약이 복잡하고 어렵게 돼 있다. 

"한국에서 가장 이해하기 힘든 것은 교육이 정반대로 가고 있다는 것이다. 한국 학생들은 하루 15시간 이상을 학교와 학원에서, 자신들이 살아갈 미래에 필요하지 않은 지식을 배우기 위해 그리고 존재하지도 않을 직업을 위해 아까운 시간을 허비하고 있다." 

'제3의 물결'과 '부의 미래'의 저자로 잘 알려진 고 앨빈 토플러 박사가 2007년 방한 시 한국사회를 진단하며 남긴 뼈아픈 지적이다.

그러나 세계적인 미래학자의 신랄한 경고가 무색하게도, 지난 20년간의 크고 작은 입시제도 및 교육과정 개편 시도는 정권이 바뀔 때마다 오락가락 요란하게 변죽만 울렸을 뿐 입시지옥과 사교육비 문제는 날로 심화하고 있다. 

수능시험 성적에 따른 대학 서열화라는 근본적인 문제를 개선하지 못한 채, 정치적 의도를 수반한 정책들을 쏟아내며 중등교육 기관만 흔들어대니 학생과 학부모는 물론 교사와 학교의 혼란과 갈등만 가중되고 있는 것이다.

우리의 대입제도는 복잡하기로 유명하다. 입학전형은 조합하면 1천 가지가 넘고, 진학지도 교사조차도 그 내용을 정확히 알지 못한다고 한다. 입시철마다 복잡한 ‘입시 난수표’를 꿰맞추느라 많은 국민이 몸살을 앓는다. 복잡하고 어려운 대입제도로 수험생과 학부모들이 골탕을 먹고 비용도 늘어난다. 

교육당국과 대학들이 대입간소화 방안을 마련해 추진하고 있으나 대입 수요자들의 체감지수와는 격차가 너무 크다. 교육당국이 입시 간소화에 나서는 걸 보면 대입제도가 복잡하기는 복잡한 모양이다. 

한국에서 대학입시가 차지하는 중요성은 다른 어떤 교육정책보다 강력하다. 대입제도의 변경은 전국 고교의 교육과정에 영향을 주고, 심지어 중학교와 초등학교 재학생과 학부모들에게도 파급력이 크다. 사교육에 미치는 영향력도 상당하다. 입시제도 개편 발표 이후 부동산 시장이 술렁이는 것은 이를 방증한다. 

학생, 교사, 학부모 대다수가 부정적으로 평가하고 있는 입시제도라면 마땅히 재검토해야 한다. 수요자 중심의 전형이 아니기 때문에 학생과 학부모들에게 부담을 주고 있는 것이다. 대학입시가 끝나면 대학 캠퍼스에 건물이 한 채 올라간다는 우스갯소리가 예사로 들리지 않는다. 

한 정치인은 유튜브 방송에서 아예 수능시험 폐지를 선거공약으로 내세운다. 그가 말하는 교육, 특히 대학입시 공약은 파격적이다. 

“수능시험을 폐지하고 교육제도를 획기적으로 개혁하지 않으면 세계적인 천재라도 대학 입시에서 낙방할 것이다. 고등학교 3년 동안 한 과목만 시험을 보게 하고, 그 점수를 합산한 총점으로 대학에 지원하면 된다.”

학생들과 학부모들의 부담과 고생을 좀 줄여보겠다는 마음에서 이런 공약이 나오지 않았나 생각해 본다.

김웅식 편집국장 newswatch@newswatch.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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