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성호 / 동덕여대 교수

다문화학생은 그 대부분이 우리 사회의 구성원이 될 아이들로 장차 우리나라의 미래를 담당하게 된다. 따라서 다문화학생들에 대한 교육의 중요성은 아무리 강조해도 지나침이 없다.

여성가족부가 지난 4월 26일 발표한 '2015년 전국다문화가족실태조사'에 의하면 우리나라 전체 다문화가구는 총 27만 8036가구로 2012년과 대비할 때 4.3%가 증가했다고 한다.

이에 우리나라 전체 가구 중 1.3%가 다문화가구이며 국내 결혼이민자·귀화자는 30만 4516명으로 추정되고 있다. 다문화가구의 만 9세~24세 자녀 수는 8만 2476명으로 3년 전 6만 6536명에 비해 24%가 증가했다.

2015년 교육기본통계 결과도 이와 비슷하다. 저 출산 여파로 전국 초등학교의 학급당 학생 수는 22.6명, 교원 1인당 학생 수는 14.9명으로 계속 줄고 있지만 전국 초·중·등 다문화학생 수는 초등학교 6만 283명, 중학교 1만 3865명, 고등학교 8388명으로 다문화학생 수는 8만 2536명(1.4%)으로 전년 대비 0.3%포인트가 늘었다고 한다.

유감스럽게도 정부는 자녀들의 취학률은 초등학교 97.6%, 중등학교 93.5%, 고등학교 89.9%, 고등교육기관 53.3% 등 모두 준수하게 나타났으며 학교폭력을 경험한 비율도 2012년보다 3.7%p 감소한 5%로 재학 자녀들은 전체의 90%가 학교에 잘 적응하고 있다고 발표하였다.

그러나 다문화학생이 이처럼 크게 늘고 있지만, 교육부의 특별교부금 국가시책사업비는 2013년, 2014년 80억 원에서 2015년 70억 원으로 오히려 감소했다. 전국 17개 시도의 202개 초등학교를 대상으로 학습부진 현황을 조사한 결과 다문화학생의 학습부진 비율은 일반학생보다 두 배 이상 높았다. 특히, 중학생의 경우 지난해 학업성취도에서 다문화학생의 국어 과목 기초미달 비율이 일반 학생보다 6.5배 더 높았다.

다문화학생 대부분이 우리말과 글이 익숙하지 않은 부모에 의해 양육되고 있으며, 좋지 않은 경제적 형편은 학습부진으로 이어지고 있다.

국내 언론사 보도에 따르면 다문화학생이 다니고 있는 초등학교 가운데 60%는 교육부가 지원하는 다문화 교육 사업을 시행하지 않고 있어, 교육당국과 일선학교의 무관심이 심각하다는 지적도 있다. 일선 초등학교 교사의 다문화학생 교육에 대한 문제도 종종 제기되고 있다. 일회성 연수나 원격연수보다 체계적인 직무연수를 실시하여 교사들의 다문화에 대한 전문성을 키워야 한다는 것이다.

얼마 전 어떤 초등학교 교사가 교실에서 한 다문화가정 학생이 노트 정리를 제대로 못한다며 등을 10여 차례 때려 전치 2주의 진단을 받게 한 사건이 있었는데 이러한 일은 미연에 방지되어야 한다.

특히, 전남(6.72%), 경북(5.22%), 전북(5.08%) 등 다문화학생이 높은 비중을 차지하는 지역은 보다 큰 관심을 기울여야 할 것이다.

정부는 다문화학생 교육을 강화하여야 한다. 먼저 다문화가정 학생의 교육지원을 위한 교육 인프라를 구축해야 한다. 교사 대상으로 다문화인식개선 연수와 교육전문가들을 양성할 수 있는 기반을 마련해야 한다. 또한 상호문화이해교육 실시로 다문화학생의 부모 나라 이해와 정체성 확립에 중점을 기울여야 한다. 이를 위한 교육프로그램 개발이 필요하다.

▲ 박성호 동덕여대 교수

필자는 프랑스나 독일, 미국, 호주 등 선행다문화국가의 갈등사례를 보며 국가의 통합력과 이주민의 인권을 보장하며 다문화 체제를 유지시킨다는 것이 결코 쉬운 문제는 아니라는 점을 느끼곤 한다.

이러한 국가들에서 나타나는 사회적 갈등과 문제가 가까운 우리의 미래일 수 있다는 인식을 갖고, 다문화 교육 정책의 전면적인 개편과 교육 지원이 필요한 시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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