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워치= 칼럼] 2021년, 국내 초·중·고교에 재학 중인 다문화 학생이 16만 명에 달하고 있다. 다문화 학생의 수는 지속해서 증가하여 2007년 1만4,654명, 2008년 2만176명, 2009년 2만6,015명, 2010년 3만1,788명이었고, 2014년 기준 초·중·고교에 재학 중인 다문화 학생은 8만2,536명으로 전체 학생의 1.35%를 차지했다. 다문화 학생 비율도 2010년 0.44%였으나 지금은 전체 학생 중 3%에 해당한다. 지난 8년 연속으로 매년 1만 명 이상의 증가를 기록하는 중이니 다문화 학생의 수와 비율은 매우 가파른 증가세를 보인다고 아니할 수 없다.

반면 초·중·고교 전체 재학생 수는 저출산의 영향으로 2011년 698만여 명에서 올해 533만여 명으로 줄었다. 2020년 통계청에서 발표한 '2019년 다문화 인구동태 통계'에 따르면 전체 출생아 중 다문화 출생아가 차지하는 비중은 5.9%에 달한다고 한다. 이런 점을 감안하면 다문화 학생이 교육 현장에서 점하는 비중이 앞으로 더욱 늘 수밖에 없다. 단순계산으로 봐도 지금은 학생 100명당 3명 수준인 다문화 학생 비율이 미래에는 최소 6명 수준까지 늘어날 수밖에 없을 것으로 보인다.

그래서 이주민이 모여 사는 집단거주지역에서는 이미 다문화 학생 비율이 절반을 넘는 학교들도 많다. 전남의 경우 다문화 학생 비율이 5.5%에 달했으며 2020년 경기도의 다문화 학생 비율이 높은 5개교는 이미 70%를 넘겼으며 가장 비율이 높은 학교는 전체 학생의 96.1%가 다문화 학생이라고 한다. 

이런 상황에서 다문화 학생이 사회에 적응하는 과정에서 언어 문제나 정체성 혼란 등 다양한 문제들이 발생하고 있다. 때문에, 교육부는 중도 입국 학생과 외국인 학생의 조기 적응을 돕기 위해 2020년, 372개교에 한국어 학급을 운영하거나 각 지역 교육청 산하 다문화 교육지원센터와 연계해 다문화 학생을 대상으로 한 한국어 교육을 지원하고 있다.

우리 사회가 급격히 다문화 사회로 나아가고 있음에도 다문화 학생 비율이 30%를 넘어야만 지정되는 다문화 정책학교 661개교(2020년 기준)를 제외하면 일선 학교에서는 선주민 학생을 대상으로 한 다문화 교육이 제대로 이뤄지지 못하고 있다.

꾸준히 늘고 있는 다문화 가정 학생 중 중도탈락자도 주의를 기울여야 할 대목이다. 전체 초·중·고교에서의 학업 중단율은 2007년 0.6%, 2008년 1.1%, 2009년 0.9%였다가 2017년 초등학생 1.3%, 중학생 2.1%, 고등학생 2.7%로 상승하고 있다. 다문화 학생은 상급학교로 올라갈수록 높은 학업 중단율을 보였으며 다문화 가정 초등학생의 학업 중단율은 일반 가정 자녀와 비교하면 약 4.5배 높은 수준이었다.

여성가족부가 2016년 발표한 '전국 다문화가족 실태조사' 보고서를 보면 다문화 가정 자녀가 학교에 적응하지 못하는 가장 큰 이유는 '친구들과 어울리지 못해서'(64.7%·복수 응답)이고 그 뒤를 이어 '학교 공부에 흥미가 없어서'(45.2%), '한국어를 잘하지 못해서'(25.3%) 등이 있었다. '외모 때문'도 7.7%를 차지했다고 한다.

박성호 동덕여대 교수
박성호 동덕여대 교수

학생의 학교생활은 다양한 급우와 교사들의 만남으로 이루어져 있다. 다문화 학생을 둘러싼 집단 따돌림이나 폭행, 교사의 무의식적인 다문화 학생에 대한 차별에 대한 보도가 심심치 않게 나오는 것이 현실이다. 한국의 언어와 문화에 서투른 다문화 학생들은 이미 움츠러진 상태인데 상대적으로 강자인 교사와 한국 학생들에게 적절한 대책이 세워지지 못하고 있는 것은 문제라 아니할 수 없다. 그래서 이 문제에 관심 있는 많은 사람은 다문화 학생을 대상으로 한 교육을 넘어 이제는 선주민 학생과 사회 전반의 다문화 수용성을 높이기 위한 다문화 교육이 필요하다고 강조한다.

또한, 다문화 교육이 단순히 학교 안에서만 이뤄져서는 안 된다. 사회·학교·가정 등 전방위적으로 교육이 이뤄져, 학교 밖 사회 전반의 다문화 인식이 함께 개선돼야 한다. 무심코 던져지는 차별과 배제의 언어나 행동이 감수성이 예민한 다문화 학생에게 상처가 될 수 있기 때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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