금융당국 가계대출 관리 강화로 대출환경 나빠져

금융당국의 대출 규제 강화로 은행에서 대출 받기가 어려워지고 있다. /사진=연합뉴스  
금융당국의 대출 규제 강화로 은행에서 대출 받기가 어려워지고 있다. /사진=연합뉴스  

[뉴스워치= 김웅식 기자] 금리가 오르면서 실수요자들이 저금리 상품을 이용하기가 더욱 힘들어졌다. 금융당국이 가계대출 관리 강화로 은행권 대출 문턱이 높아지고 있기 때문이다. 

주요 시중은행의 '2%대' 주택담보대출(주담대) 금리 상품은 찾아보기 힘들어졌다. 변동형 주담대 기준이 되는 코픽스(COFIX·자금조달비용지수)가 일제히 오르면서 이를 기준으로 삼는 주담대 변동금리도 모두 올랐다.

코픽스는 예적금·금융채 등 국내 8개 은행이 조달한 자금의 금리를 가중 평균한 값이다. 신규 취급액 코픽스는 은행이 해당 월에 신규 조달한 자금을 대상으로 산출하기 때문에, 상대적으로 시장금리의 변동을 가장 신속하게 반영한다.

17일 금융권에 따르면, 우리은행은 최근 가계대출 상품 일부를 11월까지 한시적으로 팔지 않기로 결정했다. 비대면 상품을 포함한 부동산 금융상품 전체에 대한 신 잔액기준 코픽스(COFIX)를 오는 11월30일까지 한시 적용할 방침이다. 대상은 우리아파트론, 우리부동산론, 우리WON주택대출, 마이스타일 모기지론, i터치 전세론, 우리스마트전세론, 우리WON전세대출 등 주택담보대출과 전세대출 상품이다.

시중은행 가운데 가장 먼저 사용대출 한도를 연소득 이내 최대 1억원으로 제한했던 NH농협은행도 신용대출 중 마이너스통장 대출 한도를 더 축소한다. 일반 신용대출한도는 유지되지만, 마이너스통장 한도는 기존 1억원에서 5000만원으로 축소된다. 

하나은행은 지난달부터 신용대출 한도를 연 소득의 100% 이내로 줄였고, 신한은행은 지난 10일부터 시행하고 있다.

국민은행은 주담대와 전세자금대출 금리를 0.15%포인트 줄인다. 앞서 지난 3일에도 코픽스 연동 변동금리 주담대와 전세대출금리 코픽스 6개월 기준 0.15%포인트를 인상했다. 아울러 신규 신용대출 회도 한도를 연소득 이내로 제한한다.

은행들의 대출 환경이 팍팍해지면서 고객들의 불만도 높아지고 있다.

은행연합회 소비자포털에 따르면, 올해 상반기 국내은행의 여신관련 민원은 전체민원(1155건)의 30.2%(349건)를 기록해 지난해 동기(23.3%) 대비 6.9% 증가했다. 

한 시중은행 관계자는 "최근 은행을 방문해 대출상담을 받은 고객 가운데 80% 이상이 대출 승인이 불발됐다"며, "금융당국의 강도 높은 가계대출 규제로 실수요자들의 고민은 깊어지고 있고, 불만을 제기하는 고객이 늘고 있다"고 말했다. 

김웅식 기자 newswatch@newswatch.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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