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워치= 한수지 기자] 더불어민주당 대선 경선 후보였던 정세균 전 국무총리가 후보직에서 사퇴하면서 ‘정세균 지지표’의 향배에 관심이 집중되고 있다.

정 전 총리는 지난 13일 오후 국회에서 개최한 기자회견에서 “저는 이제 평당원으로 돌아가 하나 되는 민주당, 새로운 대한민국을 위해 백의종군하겠다”면서 사퇴를 공식 선언했다.

정세균 전 총리(4.27%)는 지난 주말 발표된 1차 선거인단 개표 결과와 강원 지역 경선을 포함한 누적 득표율에서 추미애 전 법무부 장관(11.35%)에게 밀려 4위를 기록했다. 이에 남은 경선 일정을 모두 소화하더라도 큰 반전을 이루기는 어렵다고 판단하고 후보직 사퇴를 전격적으로 선언한 것이다.

범친노와 친문을 모두 아우르는 정 전 총리는 ‘대통령만 빼고 다 해봤다’는 말이 나올 정도로 여권 내 핵심 요직을 두루 거친 인물이다. 여권 내의 정치적 상징성을 감안해봤을 때 그가 특정 대선 후보 지지 의사를 표명할 경우 남은 경선 기간 판세가 요동칠 가능성이 높다.

그러나 정 전 총리는 다른 후보 지지 선언 여부에 대해 말을 아꼈다. 정 전 총리는 사퇴 기자회견 후 기자들과 만난 자리에서 추석 연휴 예정된 호남 경선(25·26일)을 앞두고 같은 호남 출신인 이낙연 전 대표를 배려해 사퇴를 선언한 것 아니냐는 질문이 나오자 “저는 민주당을 사랑한다. 대한민국을 더 사랑한다”면서 “그래서 저의 결정은 민주당과 새로운 대한민국을 위한 것”이라며 즉답을 피했다.

“정세균 지지표 향방, 호남 경선 변수”

‘정세균 캠프’ 대변인 조승래 의원은 14일 TBS ‘김어준의 뉴스공장’과의 인터뷰에서 정세균 전 총리가 다른 후보 지지를 선언할 가능성에 대해 “제가 알기로는 없을 거라고 알고 있다”면서 “지금 국면에서 특정한 후보를 지지하거나 성원해 주는 것은 아니라고 분명히 말씀드리겠다”고 밝혔다.

정세균 캠프 정무조정위원장을 맡았던 김민석 의원은 경선 캠프에서 함께 활동했던 의원들이 다른 후보 캠프로 이동할 가능성을 낮게 봤다.

김 의원은 이날 YTN라디오 ‘황보선의 출발 새아침’에서 ‘정세균 캠프’에서 활동했던 현역 의원들이 다른 대선 캠프에 합류할 가능성에 대해 묻자 “그건 본인들의 생각이니까 그걸 제가 말씀드리기는 어려운데, 그냥 제 개인의 감으로 말씀드린다면 저는 거의 없지 않을까 싶다”고 주장했다.

김 의원은 자신이 다른 캠프에 합류할 가능성에 대해서도 “저도 그 여러 사람의 한 사람 아니겠나. 제가 다른 캠프로 갈 이유는 없다”고 일축했다.

일각에서는 정세균 전 총리 측이 지금은 공개적으로 특정 후보 지지 의사를 표명하지 않고 있지만 물밑에서 같은 호남 출신이면서 문재인 정부에서 총리를 지낸 이낙연 전 대표를 측면 지원하지 않겠냐는 전망이 나온다. 민주당 안팎에선 정세균 전 총리 지지층 표심의 향배가 호남 경선 판세를 좌우할 핵심 변수로 떠올랐다는 분석이 나온다.

최영일 시사평론가는 YTN에서 “전북의 맹주인 정세균 후보가 사퇴를 해서 전북의 표심은 어떻게 흐를 것인가 이게 완전히 변수가 됐다”며 “(정세균 후보가) 백의종군이라고 하고 어느 후보도 지지하지 않았다. 이 표의 향방에 따라서 호남에서의 변수가 생길 수 있다. 조금 복잡성은 높아지는 것 같다”고 지적했다. 

한수지 기자 newswatch@newswatch.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