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회의원직 사퇴 카드 던진 이낙연-윤희숙

[뉴스워치= 김선주 기자] 정치권이 때아닌 국회의원직 사퇴 돌발이슈로 홍역을 앓고 있다.

더불어민주당 대선후보인 이낙연 전 당대표가 8일 대선 배수진을 치기 위해 국회의원직 사퇴 카드를 빼어들었다. 이 전 대표는 민주당 첫 순회경선 지역인 충청권에서 이재명 경기지사에게 더블 스코어에 가까운 완패를 하자 의원직 사퇴 카드라는 초강수를 꺼내들었다.

이낙연 전 대표는 8일 기자회견에서 “저의 모든 것을 던져 정권 재창출을 이룸으로써 민주주의와 민주당, 대한민국과 호남, 서울 종로에 제가 진 빚을 갚겠다”면서 “민주당의 가치, 민주주의의 가치를 지키기 위해 국회의원직을 버리고 정권재창출에 나서기로 결심했다”고 밝혔다.

이 전 대표는 “세금을 새로 만들거나 늘려 거둔 돈을 부자건 가난하건 똑같이 나누어 주자는 발상은 보편적 복지국가로 가는 길을 방해하는 것”이라며 “저는 신복지로 복지국가의 길을 더 탄탄히 가겠다. 그런 정책을 포함해 무슨 방법을 써서라도 양극화를 해소하는 데 제 정치인생을 걸겠다”고 결연한 의지를 표명했다.

이 전 대표는 지난 2014년 지방선거 당시 전남지사 출마를 선언하면서도 의원직 사퇴를 선언한 바 있다. 

하지만 이 전 대표의 의원직 사퇴 배수진은 10일 현재까지는 사퇴쇼로 그칠 가능성이 높다. 이 전 대표의 의원직 사퇴를 만류하고 있는 당 지도부가 의원직 사직 안건을 국회에서 처리하지 않을 것으로 보이기 때문이다. 특히 송영길 대표가 직접 전화를 걸어 이 전 대표에게 사퇴 의사 철회를 요청한 것으로 전해졌다.

민주당 지도부가 이낙연 전 대표 사직 안건을 사실상 처리하지 않는 쪽으로 방향을 정한 것은 향후 파장 때문인 것으로 분석되고 있다.

사퇴 안건을 처리할 경우 현재 논란이 되고 있는 이재명 경기지사의 지사직 사퇴문제와 김두관·박용진 의원 등의 의원직 사퇴 문제도 공론화될 가능성을 배제할 수 없기 때문이다.

민주당 대선 경선후보인 이낙연 전 대표가 8일 광주전남 발전전략 관련 기자간담회를 하고 있는 모습./사진제공=이낙연 전 대표 페이스북
민주당 대선 경선후보인 이낙연 전 대표가 8일 광주전남 발전전략 관련 기자간담회를 하고 있는 모습./사진제공=이낙연 전 대표 페이스북

이에 앞서 국민의힘 윤희숙 국회의원도 부친의 부동산투기 의혹이 논란이 되자 대선후보 사퇴 및 의원직 사퇴 카드를 던진 상황이다. 민주당은 윤 의원의 의원직 사퇴카드도 처리하지 않고 있다. 이에 따라 이 전 대표의 의원직 사퇴 배수진은 ‘찻잔 속에 미풍’으로 그칠 가능성이 높아지고 있다.

만약 이 전 대표와 윤 의원의 의원직 사퇴서가 처리될 경우 경기지사직을 유지하고 있는 이재명 경기지사에게도 불똥이 튈 가능성도 있어 보인다.

한편, 1992년 당시 대선 직전 의원직을 사퇴한 김영삼 후보가 당시 김대중 후보를 누르고 당선됐고, 2012년 11월 당시 박근혜 새누리당 후보는 18대 대선 후보 등록 당일 국회의원직을 사퇴한 뒤 대통령에 당선됐다.

반면, 이회창 전 한나라당 총재는 1997년과 2002년 대선에 앞서 국회의원직을 사퇴했지만 대선에서 패배했다. 안철수 국민의당 대표도 2017년 대선에서 국회의원직 사퇴 배수진을 쳤지만 대선 승리에는 실패했다.

김선주 기자 newswatch@newswatch.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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