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낙연 “국회의원직 버리고 정권 재창출 나서기로 결심”

더불어민주당 대선 경선 후보인 이낙연 전 대표가 지난 8일 국회의원직 사퇴를 선언했다. 하루 뒤인 9일 국회의원회관에서 관계자들이 짐 정리를 위해 상자를 가지고 이낙연 의원실로 들어서고 있다./사진=연합뉴스(국회사진기자단)
더불어민주당 대선 경선 후보인 이낙연 전 대표가 지난 8일 국회의원직 사퇴를 선언했다. 하루 뒤인 9일 국회의원회관에서 관계자들이 짐 정리를 위해 상자를 가지고 이낙연 의원실로 들어서고 있다./사진=연합뉴스(국회사진기자단)

[뉴스워치= 한수지 기자]  더불어민주당 대선 경선 후보인 이낙연 전 대표가 돌연 국회의원직 사퇴를 선언했다. 이 전 대표는 지난 8일 광주광역시의회에서 개최한 기자회견에서 “민주당의 가치, 민주주의의 가치를 지키기 위해 국회의원직을 버리고 정권 재창출에 나서기로 결심했다”면서 “저의 모든 것을 던져 정권 재창출을 이룸으로써 민주주의와 민주당, 대한민국에 진 빚을 갚겠다”고 밝혔다.

이 전 대표 측은 사퇴 선언 하루만인 9일 의원실 짐 정리에 들어갔다. 이를 두고 정치권에선 충청 지역 경선 완패로 충격에 빠진 이 전 대표가 의원직 사퇴 선언으로 마지막 승부수를 던진 것이라는 해석이 나왔다. 이 전 대표는 지난 4일(대전·충남)과 5일(세종·충북) 열린 충청권 경선에서 이재명 경기도지사에게 완패했다.

이재명 지사는 누적 유효투표 3만8,463표 가운데 54.72%인 2만1,047표를 획득해 1위를 차지했고 2위를 기록한 이낙연 전 대표는 28.19%인 1만841표를 얻는데 그쳤다.

이 때문에 자신의 고향이자 민주당의 전통적 텃밭인 호남 경선(25~26일)을 앞두고 판세 뒤집기를 위해 호남의 심장인 광주에서 의원직 사퇴 카드를 던진 것이라는 해석이 나왔다.

이 전 대표는 9일 전북도의회에서 가진 기자회견에서 ‘의원직 사퇴가 실제 여론 반전으로 이어질 것으로 보나’라는 질문에 “그걸 계산한 것은 아니고 저의 결의의 표시”라며 “저의 모든 걸 던져서라도 정권을 재창출하겠다는 마음을 표현한 것”이라고 강조했다.

이낙연 캠프의 수석 대변인을 맡고 있는 오영훈 의원은 이날 BBS 라디오 ‘박경수의 아침저널’ 인터뷰에서 “정권 재창출, 내년 대통령 선거에서 반드시 이기겠다는 그런 의지의 표현이다라고 말씀드릴 수가 있다”며 “국회의원직을 내려놓겠다는 것은 현역 프리미엄을 누리지 않겠다는 의미다. 정계은퇴라고 표현하기보다는 대선 승리에 집중하겠다, 이렇게 이해하시는 게 맞다”고 설명했다.

이낙연 의원직 사퇴 선언으로 판세 뒤집기 가능할까

이 전 대표가 국회의원직 사퇴를 선언하면서 그동안 ‘지사 찬스’라는 비판을 받아왔던 이재명 경기도지사도 지사직 사퇴 압박을 받을 것으로 보인다. 그러나 일각에선 이 전 대표의 국회의원직 사퇴 선언이 지난해 총선에서 이 전 대표를 선택했던 종로구민들에게 무책임한 결정이라는 비판 목소리를 내고 있다.

국회의원의 사직안이 처리되려면 국회법(제135조)에 따라 국회 본회의 의결을 거쳐야만 한다. 폐회 중에는 국회의장이 허가해야 사직안이 처리된다. 그러나 민주당 지도부가 이 전 대표의 사직안 처리에 나서지 않을 것이라는 전망도 나온다. 그럴 경우 이 전 대표의 사퇴 선언이 정치적 선언에 그칠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

이 전 대표의 의원직 사퇴 배수진이 이재명 지사에게 뒤지고 있는 판세를 뒤집을 수 있는 묘수가 될 수 있을지는 아직까지 미지수다.

오영훈 의원은 BBS 라디오에서 “어쨌든 충청권에서의 결과보다는 나은 결과로 이어질 것이라는 기대를 하고 있다”며 “이낙연 후보가 발표한 의원직 사퇴라는 절박한 호소가 당원과 선거인단 여러분께도 전달이 되지 않을까라는 기대를 하고 있다”고 밝혔다.

그러나 이종근 시사평론가는 YTN에서 이 전 대표의 의원직 사퇴 선언에 대해 “사실 맥을 잘못 짚고 있다는 생각이 든다”며 “이낙연 후보의 득표율이 떨어지는 가장 큰 이유가 이 사람은 무엇인가를 할 거야라는 기대감, 이런 것들을 제대로 정립하지 못한 게 가장 큰 요인이 아닐까 싶다”고 지적했다.

이어 “그렇게 만든 건 뭐냐 하면 소신 있게 자신의 주장을 끝까지 밀어붙이는 그 힘이 없었다라고 저는 생각을 한다”며 “그래서 의원직 사퇴가 정말 이분한테 필요한 결정적인 한 수였느냐. 이건 미스라는 것”이라고 부정적인 반응을 보였다.

한수지 기자 newswatch@newswatch.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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