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워치= 칼럼] 최근 일본 포털을 보고 있노라면 K-POP 아이돌의 이케맨 순위(イケメンランキング), 혹은 한국의 이케맨 배우 순위(イケメン俳優ランキング) 등과 같은 기사가 메인을 장식하는 경우가 많습니다.

흔히 ‘멋있다’, ‘잘생겼다’라는 말로 자주 사용하는 말은 ‘각꼬이이(かっこいい)’로, 각꼬는 한자로 흡사할 ‘흡(恰)자에 좋은 호(好)를 써서 모양, 스타일을 의미합니다. “폼잡지 않아도 돼(かっこうつけなくてもいい, 각꼬츠케나쿠테모이이)”라는 표현을 하기도 하죠.

스타일, 형태, 모양 등의 의미로 사용하는 각꼬(恰好, かっこ)에 형용사, ‘이이(良い)’를 붙여 ‘각꼬이이(恰好良い, かっこいい)’ 즉, 보기 좋다, 멋있다는 의미로 사용합니다. 우리말의 〈멋있다〉란 말처럼 외모만이 아니라 행동이 멋진 경우에도 사용합니다.

예전에는 남자들한테만 사용했지만, 요즘은 여성들에게도 사용하는데 이런 경우에는 외모보다는 스타일, 혹은 행동이 멋있을 때 씁니다. ‘각꼬이이(かっこいい)’의 반대말은 형용사, ‘와루이(悪い, わるい)’를 붙여 ‘각꼬 와루이(恰好悪い, かっこうわるい)’라고 합니다. 의미는 ‘꼴불견이다’, ‘모양이 보기 흉하다’ 등의 의미죠. 

그런데 요즘은 잘 생기고 매력적인 남성을 ‘각꼬이이(かっこいい)’라고 하기보다는 ‘이케멘(いけめん)’이라고 합니다. ‘각꼬이이’는 여러 의미로 사용되지만, ‘이케멘(いけめん)’은 잘생기고 매력적인 남자라는 의미로만 사용하기 때문인 것 같습니다.

‘이케멘(いけめん)’은 이케테루맨즈(いけてるメンズ)의 약자로 여기서 ‘이케(いけ)’는 용모나 행동 등이 세련되다는 의미의 동사 ‘이켓테루(いけてる)’의 줄인 말입니다, 거기에 얼굴을 의미하는 맨(面, めん)과 영어의 맨(men)을 중의적으로 사용하기 위해 가타카나로 맨(メン)으로 표기하여 만들었죠.

원래 이 말은 1990년대 중반까지 주로 남성 동성애자 커뮤니티에서 인기가 있는 남성 동성애자를 지칭하던 속어, 이케루맨즈(イケるメンズ), 이케테루맨즈(イケてるメンズ)에서 온 말입니다.

그런데 이 말을 여성 패션잡지, 『egg』에서 매력적인 남성을 의미하는 말로 사용하면서 오늘날 〈잘생기고 매력적인 남자〉를 말할 때 쓰는 말이 된 것입니다. 그런데 요즘은 이케맨으로도 부족했는지 그 앞에 스테키(素敵, すてき). 즉 ‘멋진’이라는 형용사를 더해 ‘스테키나 이케맨(すてきなイケメン)’이라고도 하더라고요. 

여하튼 일본열도는 지금 이케맨, 한국 아이들과 남성 배우들에게 빠진 분들이 많은 듯합니다. 특히 BTS 멤버들의 인가가 높아서 오리콘 차트를 올킬하는 것은 물론 멤버들의 얼굴이 들어있는 껌, 음료, 인형 등 다양한 상품들이 출시되어 선풍적인 인기를 끌고 있습니다.

아무래도 아이돌을 좋아하는 사람들이 남성보다는 여성의 비율이 높다 보니 여성의 취향에 부합한 남성 연예인들이 더 인기를 끌고 있나 봅니다. 

얼마 전 일본포탈에서 「포기하고 싶은 않은(あきらめたくない) 꿈은 무엇입니까」라는 제목의 기사를 읽은 적이 있습니다. 글쓴이는 코로나 시국에 개최되는 올림픽(オリンピック)을 볼 마음도 없었고, 한류에도, 아이돌에게도 관심을 가져본 적이 전혀 없어, 그런 것에 열광할 수 있는 사람이 한편으로는 우라야마시(うらやましい, 부럽다)라고도 생각했었다고 합니다.

그런데 올림픽을 우연히 봤는데, 그 한 번의 대회를 위해 가혹한 훈련을 견뎌온 선수들의 피와 땀과 노력에 벅찬 감동을 했다고 합니다. 그러면서 어떠한 무대에도 흔들림 없이 훌륭한 퍼포먼스를 보여주는 BTS를 보며, 그들의 상상을 초월한 연습량과 강인한 정신력이 올림픽 선수들 못지않다는 생각에 감동했다는 기사를 봤습니다.

한국의 이케맨 연예인들이 그저 잘생기기만 한 것이 아니고 그 자리에 올라가기까지, 그리고 그 정상의 자리를 지키기 위해 얼마나 각고의 노력을 하고 있는지 BTS의 영상을 보며 새삼 느끼고 있습니다.

◆ 프로필

◇  이화여자대학 졸업

◇  오사카부립대학원 박사학위 취득

◇ 서울대, 성균관대 등 다수대학에서 강의

◇ 서울대인문학연구원, 명지대 연구교수, 학술교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