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워치= 김웅식 기자] 구글은 직원을 채용할 때 전문성 이외에 책임감 있고 문제 해결을 위해 적극적으로 노력하며 다른 사람을 존중할 줄 아는 품성을 중점적으로 본다고 한다. ‘나도 틀릴 수 있다’는 생각으로 타인의 의견을 경청하는 ‘지적 겸손’을 중요한 평가 요소로 삼는다. 

우수한 머리도 좋지만, 열린 마음으로 다른 사람과 협력하고 상대방을 존중하고 배려할 줄 아는 인재를 찾는 것이다.

지식이 사람살이의 모든 것을 해결해 주지는 않는다. 산업화 시대의 과실을 마음껏 향유한 서구사회에서는 이제 동양의 정신문화를 배우기 위해 많은 시간을 투자하고 있다. 분석과 개발중심의 실용주의 지식이 인간성 상실이라는 사회적인 폐단을 불러온 것이다. 인간다움을 잃지 않은 지식, 따스함이 묻어나는 앎은 동서양 어디에서나 경쟁력을 가질 수 있기에 소중하다. 

몇 해 전 미국에서는 소설 ‘반지의 제왕’에 버금가는 작문 실력을 갖춘 인공지능이 개발됐다. 개발자들은 이 인공지능의 실력이 뛰어난 나머지 가짜뉴스 양산, 학생들의 과제, 논문 등에 악용될 것을 우려해 시중에 판매하지 않기로 결정했다. 

CNN 보도에 따르면, 마이크로소프트와 일론 머스크 테슬라 창립자가 지원하는 비영리 인공지능 연구기업 ‘오픈AI’는 판타지 소설부터 가짜 연예뉴스, 학교 과제까지 작문할 수 있는 인공지능을 개발했다. 

이 인공지능은 사용자가 시스템에 문장을 입력하면 해당 문장 다음에 자연스럽게 이어질 문장을 만든다. ‘반지의 제왕’ 속 장면을 담은 문장을 입력하면 그 다음 전개되는 내용을 인공지능이 서술하는 식이다. 

‘오픈AI’ 개발자들은 시스템에 ‘레골라스와 김리가 무기를 높이 들고 함성을 지르며 오크족을 향해 진격한다’는 문장을 입력했다. 그랬더니 인공지능은 ‘오크족의 대응은 괴상한 발톱으로 귀를 먹먹하게 할 정도의 맹습을 날리는 것이었다’며 ‘오크족을 공격하기 위해 선두에 선 김리는 “난쟁이여 안심하라”라고 말했다’는 문장을 만들었다.

이렇듯 인공지능이 특정 분야에서 인간을 뛰어넘을 수 있음을 보여주는 사례는 이어지고 있다. 음악을 작곡하는 데서도 인공지능은 인간을 능가하고 있다. 인공지능 의사, 기자, 아나운서가 등장했고, 앞으로 많은 분야에 인공지능이 도입될 것이다. 

요즘 같아서는 신종 바이러스 감염으로부터 국민의 안전을 지키는 인공지능이 나왔으면 하는 바람이 간절하다.

인공지능 로봇이 우리의 일자리를 차지하게 될 것이라는 걱정과 두려움이 전에 없이 퍼지게 되었다. 사회 전반에 인공지능의 활용도가 높아진다는 것은 주요산업뿐 아니라 고용효과가 큰 서비스업에서도 일자리가 줄어들 수 있기 때문이다.

미래 일자리 60%는 지금은 존재하지 않는 새로운 직종일 것이라는 전망이 나온다. 단순 반복적 업무는 인공지능 로봇으로 대체되고 인간은 창의적·감성적인 일자리를 차지하게 될 것이라는 예측이 나온다. 

학교의 역할에도 변화가 필요해 보인다. 정보화 시대에 지식은 인터넷에서 다양하게 찾을 수 있다. 정보의 홍수 속에 교육자의 역할은 수많은 정보가 올바른 것인지 판단하고 올바르게 활용할 수 있는 방법을 지도해주는 것이 더 중요해 보인다. 인공지능 시대에 교사들은 아이들의 인성교육, 진로설계, 학습상담을 전담하게 될 것이다. 

세계 유수 대학들은 신입생을 선발할 때 수험생의 인성을 중요한 평가 대상으로 삼는다. 영국 옥스퍼드대학은 학업 성적 외에 인성 면접 결과를 중시하고, 프랑스는 대입 자격시험에 전공과 관계없이 철학 과목을 포함해 수험생의 철학·가치관·교양 등을 묻는다.

지금은 인공지능으로 대변되는 디지털기술 중심의 사회다. 내 손 안에서 무엇이든 가능할 것 같고, 그래서 소통의 주인이 된 듯하다. 하지만 현실에서는 불통(不通)이 심하다며 소외감을 호소하는 사람이 많다. 

문화 전문가들은 시간이 갈수록 우울증에 걸리거나 자살하는 사람이 늘어나는 것은 스스로 선택할 기회가 적은 데 원인이 있다고 지적한다. 기성세대는 물론 대부분의 사람이 학교, 학원, 직업, 심지어 창업까지 남들이 하는 대로 따라 한다. 그렇게 자신만의 생각이나 철학 없이 덩달아 따라 하게 되면 빈껍데기 같은 인생을 살 수밖에 없다. 

사람살이의 원칙과 기본이 바탕이 된 지식습득이 경쟁력 강화의 핵심이라 할 수 있다. 사람은 인성을 잘 갖추어야만 자신의 능력을 건전하게 발휘할 수 있고, 다른 사람이나 공동체와 잘 어울릴 수 있다. 바른 인성 함양은 디지털기술 중심의 사회에 대비하는 중요한 방편이 될 것이다. 

김웅식 기자 newswatch@newswatch.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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