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워치= 칼럼]무더위가 기승을 부리는 와중에 8월이 시작되었다. 이제 보름 정도만 있으면 2학기 개학이다.

교육부는 지난 7월 29일 '교육 회복 종합방안'을 발표하는 자리에서 2학기 전면등교를 추진하는 정책적인 기조는 변함없다고 하였다. 그러면서도 교육부는 추후 질병 관리청, 시·도교육청 등과의 협의를 거친 뒤 8월 둘째 주까지는 2학기 전면등교 여부를 결정해 발표할 예정이라고 한다.

한편, 정부의 방역정책 실패로 코로나 19 신규 감염자가 급증하고 이 확산세는 좀처럼 꺾이지 않아 정부는 다음 주까지 유행 상황을 지켜본 뒤 추가 방역 조치를 검토하겠다고 밝히기도 했다. 7.24∼7.30 사이 국내에서 발생한 코로나 19 확진자는 총 1만649명으로 하루평균 환자 수는 1천521.3명이다.

수도권 환자만 하여도 평균 967.4명으로 한 달 전에 비해 급격한 증가세를 유지하고 있고 비수도권 환자도 평균 553.9명으로 거센 확산세를 보이고 있다. 이러한 상황에서 교육부가 여전히 2학기 전면등교 방침을 고집하고 있는 것은 이해하기 어렵다. 이에 일선 교사들이 대다수 학교가 다음 달 중순 개학하는 점을 거론하며, 개학과 동시에 학사 일정을 발표하는 게 무슨 의미가 있냐며 반감을 표하고 있다는 보도도 있다.

개학 전 대면과 비대면 방식 중 어떤 식으로 수업이 진행될지 모르는 상황에서, 미리 학사일정을 변경하거나 대안을 준비하는 건 교사들의 일이라 교육부의 느긋한 대응과 달리 교사들의 발등에는 불이 떨어졌기 때문이다.

언론의 한 인터뷰에서 한 중학교 교사는 “코로나 19 확진자 수가 최대치를 찍은 가운데, 여전히 교육부는 전면등교를 고집하고 있다”라며 “개학 이후 확진자 수가 떨어지지 않았을 때를 대비한 방침을 개학 이전에 내놓고 학교 현장의 혼란을 방지해야 할 것”이라고 일침을 가하고 있다.

교사들은 다음 달 중순 교육부의 발표에 따라 미리 짜놓은 계획을 변경하는 상황 또한 비일비재할 거라며 걱정하고 있다. 방안만 내놓은 채 계획 수립 등은 학교 재량에 맡기고, 교내에서 확진자가 발생했을 시 책임은 교사와 학교에만 묻는 교육부가 무책임하다는 비판도 있다.

필자는 지난 6월 22일 정부의 사회적 거리 두기 완화 분위기와 관련하여 작년인 2020년에도 교육부는 전면등교를 추진했지만 2학기 등교 개학은 이루어지지 못했다고 적은 바 있다. 그런데 올해는 작년보다 상황이 더욱 나쁘다. 

미국은 최근 델타 변이 확진자가 폭증하면서, 백신 접종률이 70%가 넘는 뉴욕 등 동북부에서도 돌파 감염 등으로 확진자가 빠르게 늘고 있다고 한다. 지난 7개월간 백신 물량 공세에도 불구하고 백신 보급 속도가 델타 변이의 속도를 따라잡지 못하는 것이다.

블룸버그통신이 28일(현지시각) 발표한 7월 '코로나 19 회복력 순위'에서 한국은 23위를 기록했다. 블룸버그의 코로나 회복력 순위 평가는 지난달부터 '일상생활 회복'에 초점을 두고 백신 접종률 등을 통한 코로나 19 억제 상황 외에도 하늘길 재개, 백신 접종자의 여행 용이성 등을 따져 순위를 매겼다.

블룸버그는 "한국은 한때 엄격한 봉쇄조치 없이도 코로나 19 확산을 막아 찬사를 받았지만 늦어지는 백신 접종, 강력한 방역 조치 등으로 인해 순위가 지난달 10위에서 13계단 하락했다."고 설명했다. 한국의 백신 접종 완료율은 15%가 안 되며 일본의 절반 수준이다.

질병관리청과 교육부 등에 따르면, 8월 7일까지 초등학교 3~6학년 교직원과 중학교 교직원을 대상으로 백신 접종이 시작된다. 고3 학생과 고교 교직원 81.5%와 어린이집과 유치원, 초등학교 1~2학년 교직원과 돌봄 인력 98.8%는 1차 접종을 완료했다.

박성호 동덕여대 교수
박성호 동덕여대 교수

아무리 묘안을 짜내어도 8월 중순 개학 전 2차 접종이 완료될 가능성은 없다. 그뿐인가, 백신 수급도 연기되다 재개되는 등 불확실성이 심하고 무엇보다 백신의 효능에 대한 정보도 일관적이지 못하다.

정부는 처음에는 백신 접종을 두 번 다 받아야 제대로 된 예방효과가 생긴다고 하더니 언젠가부터 1회만 접종해도 예방효과가 있다고 홍보하였으며 델타 변이가 우세 종이 되어가자 백신의 델타 변이 예방효과에 대해 그리 자신하지 못하는 모양이다.

1차 접종만으로 델타 감염을 예방하는 효과는 화이자와 아스트라제네카(AZ) 모두 30%대라고 밝힌 영국 연구를 근거로 한 전문가는 “사실상 87%는 델타 변이에 취약한 상태”라고 한다.

이런 상황에서 교육부가 아직도 전면등교 원칙을 고수하며 개학이 임박해서야 전면등교 여부를 결정하겠다는 것은 교육 정책 주무 부처로 실망스럽기 그지없다. 방역을 학교에 미룰 것이 아니라 교육부 차원에서 여러 가지 경우의 수를 고려한 철저한 대책을 세워 학교 현장의 방역 혼란이 해소될 수 있도록 할 책임이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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