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워치= 김웅식 기자] 방탄소년단(BTS)이 K팝의 역사를 새로 쓰고 있다. 갈고닦은 실력으로 K팝의 저력을 보여주고 있다. BTS의 노래 여러 곡이 ‘빌보드 핫 100’ 차트 1위에 오르는 대역사를 쓰고 있다. 

빌보드 1위가 갖는 상징성은 크다. 빌보드는 미국 내 히트 순위를 가리는 차트로, 미국이 세계 최대의 음악 시장이기 때문에 이곳에서의 1위는 곧 세계 정상을 의미한다.

한국적이면서도 동시에 세계적인 K팝에 매료된 젊은이들이 한국을 더 잘 알기 위해 우리나라를 찾는다. K팝 및 한류 덕분에 젊은 친한(親韓) 세력이 세계 각국에 등장하고 있다.

BTS의 성공은 세계 사람들에 대한 이해와 배려의 마음이 있었기에 가능한 것이다. 그들은 세계인들 앞에서 겸손하고 당당하며 예의 바르다.

사람은 인성을 잘 갖추어야만 자신의 능력을 건전하게 발휘할 수 있고, 다른 사람이나 공동체와 잘 어울릴 수 있다. 

2022년 개정 교육과정에 대한 토론이 계속되는 가운데, 국가교육회의가 주도한 ‘국민 참여 설문조사’가 5~6월 한달 간 온라인으로 실시됐다. 초중고에서 현재보다 더 강화돼야 할 교육 영역 1순위로 ‘인성교육’이 36.3%로 가장 많이 꼽혔다. 

‘인성교육진흥법’ 2조에서는 다음과 같이 규정하고 있다. ‘인성교육이란 자신의 내면을 바르고 건전하게 가꾸고 타인·공동체·자연과 더불어 살아가는 데 필요한 인간다운 성품과 역량을 기르는 것을 목적’으로 한다.

요즘 시대에는 지식은 인터넷에서도 찾을 수 있다. 앞으로 교육자의 역할은 수많은 정보가 올바른 것인지 판단하고 올바르게 활용할 수 있는 방법을 지도해주는 것이 더 중요하다. 교사들은 아이들의 인성교육, 진로설계, 학습상담을 전담하게 되는 시대가 될 것이다. 

지금은 인공지능(AI)으로 대변되는 디지털 기술 중심의 사회다. 내 손 안에서 무엇이든 가능할 것 같고, 그래서 소통의 주인이 된 듯하다. 하지만 현실에서는 불통(不通)이 심하다며 소외감을 호소하는 사람이 많다. 

경쟁력은 어디에서 나오는가? 경쟁에서 낙오하지 않으려면 다양한 지식과 능력을 탄탄하게 쌓아야 하는 것은 두말할 필요가 없다. 하지만 기본적인 소양이 뒷받침되지 않은 앎은 큰 힘을 발휘할 수 없다. 

조금은 추상적으로 들릴지 모르지만, 사람살이의 원칙과 기본이 바탕이 된 지식습득이 경쟁력 강화의 핵심이라고 할 수 있다. 기본이 안 된 사람이 리더가 되면 처음에는 사람들이 속아도 마지막엔 그의 실체가 드러나게 돼 있다. 그게 세상 이치다.

인성을 중시하는 외국의 기업과 대학교의 사례는 쉽게 발견할 수 있다.

‘구글은 직원을 채용할 때 전문성 이외에 책임감 있고 문제 해결을 위해 적극적으로 노력하며 다른 사람을 존중할 줄 아는 품성을 중점적으로 본다고 한다. ‘나도 틀릴 수 있다’는 생각으로 타인의 의견을 경청하는 ‘지적 겸손’을 중요한 평가 요소로 삼는다. 우수한 머리도 좋지만, 열린 마음으로 다른 사람과 협력하고 상대방을 존중하고 배려할 줄 아는 인재를 찾는 것이다.’ 

‘세계 유수 대학들도 신입생을 선발할 때 수험생의 인성을 중요한 평가 대상으로 삼는다. 영국 옥스퍼드대학은 학업 성적 외에 인성 면접 결과를 중시하고, 프랑스는 대입 자격시험에 전공과 관계없이 철학 과목을 포함해 수험생의 철학·가치관·교양 등을 묻는다.’ 

앞서 나가려면 탄탄한 실력과 함께 세대를 뛰어넘는 포용력이 있어야 한다. 우리 조상들은 예(禮)를 중시해 왔다. 급격한 산업화 과정에서 ‘예’의 문화가 조금은 옅어지긴 했지만 그 전통은 아직도 우리 마음속에 면면히 흐르고 있다. 예는 타인을 배려하는 마음이기 때문에 세계만방 모든 사람에게 통할 수 있다. 

지식이 사람살이의 모든 것을 해결해 주지는 않는다. 산업화 시대의 과실을 마음껏 향유한 서구사회에서는 이제 동양의 정신문화를 배우기 위해 많은 시간을 투자하고 있다. 분석과 개발중심의 실용주의 지식이 인간성 상실이라는 사회적인 폐단을 불러온 것이다. 인간다움을 잃지 않은 지식, 따스함이 묻어나는 앎은 동서양 어디에서나 경쟁력을 가질 수 있기에 소중하다. 

주위를 둘러보면 많은 사람이 일자리를 찾기 위해 사활을 걸고 있다. 입맛에 맞는 직장에 들어가기 위해선 시작 전부터 많은 것이 요구된다. 일자리 전쟁터가 된 대학은 1학년 때부터 토익, 해외연수, 자격증, 학점, 인턴, 공모전 등 스펙 쌓기에 정신이 없다. 

이것들을 다 갖추고 잘 된다면 보통 28~29세 때 간신히 취업에 성공한다. 취업 빙하기 시대에 취업에 성공했으니 축하받을 일임에 분명하다. 하지만 신입사원 77%가 전공과 무관한 ‘묻지 마 취업’을 하며, 그런 까닭에 많은 수가 취업 1년 내에 이직(移職)을 고려한다고 한다. 

문화 전문가들은 시간이 갈수록 우울증에 걸리거나 자살하는 사람이 늘어나는 것은 스스로 선택할 기회가 적은 데 원인이 있다고 지적한다. 기성세대는 물론 대부분의 사람이 학교, 학원, 직업, 심지어 창업까지 남들이 하는 대로 따라 한다. 그렇게 자신만의 생각이나 철학 없이 덩달아 따라 하게 되면 빈껍데기 같은 인생을 살 수밖에 없다.

기업이든 대학이든 능력이 다소 미흡한 사람은 가르침을 통해 변화시킬 수 있지만, 인성이 잘못된 사람은 두고두고 골칫거리가 될 수 있다. 인성은 그 사람의 태도·품성·성격·가치관·신념 등 내면적인 부분으로 쉽게 변화시키기 어렵다는 것이다. 이즈음 좋은 품성 함양이 중요해지는 이유이기도 하다.

바른 인성 함양은 디지털 기술 중심의 사회에 대비하는 중요한 방편이 될 것이다. 인류가 인공지능(AI)과 공존해야 하는 상황에서는 공감이나 배려 같은 인성이 인류에게 비교우위를 가져다 줄 것이기 때문이다. 

김웅식 편집국장 newswatch@newswatch.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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