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재형 “국민의힘 입당, 어젯밤 밤새 고민 결정”

최재형 전 감사원장이 15일 서울 여의도 국민의힘 중앙당사를 찾아 이준석 대표와 만난 뒤 취재진의 질문에 답하고 있다. /사진=연합뉴스
최재형 전 감사원장이 15일 서울 여의도 국민의힘 중앙당사를 찾아 이준석 대표와 만난 뒤 취재진의 질문에 답하고 있다. /사진=연합뉴스

[뉴스워치= 한수지 기자]  대선 출마 가능성을 내비쳐왔던 최재형 전 감사원장이 15일 망설이지 않고 속전속결로 국민의힘 입당을 마무리하면서 그 배경에 관심이 쏠리고 있다.

최재형 전 원장은 문재인 정부의 탈원전 정책에 대해 거침없는 직언을 쏟아내면서 ‘제2의 윤석열’이라는 별칭과 함께 야권의 대선주자로 떠올랐다. 최 전 원장도 대선 출마 가능성을 부인하지 않았고 결국 지난달 28일 사표를 제출했다.

지난 8일 부친상을 당한 최 전 원장은 빈소를 찾은 국민의힘 인사들과 접촉하면서 자연스럽게 대권행보를 위한 발판을 마련했다. 최 전 원장은 지난 14일 서울시내 한 식당에서 국민의힘 권영세 대외협력위원장과 회동을 가진데 이어 이날 곧바로 국민의힘 입당을 결행했다. 감사원장 사퇴 이후 17일 만이다.

최 전 원장은 이날 오전 서울 여의도 국민의힘 당사를 찾아 이준석 대표 등 지도부를 면담한 후 입당식을 가졌다.

최 전 원장은 “온 국민이 고통받는 현실에서 가장 중요한 명제인 정권교체를 이루는 중심은 제1야당인 국민의힘이 돼야 한다”며 “정치를 시작하겠다고 마음먹은 이상 정당 밖에서 비판적 시각으로 바라보는 것보다는 정당에 들어가서 함께 정치를 변화시키는 주체가 되는 것이 바른 생각이라고 판단했다”고 밝혔다.

최 전 원장은 “좋은 정치를 함으로써 국민들께 보답하겠다”며 “미래가 보이지 않는 청년들이 이제는 희망을 품고 살 수 있는 나라를 만드는 게 무엇보다 중요하다. 그런 나라를 만드는 데 앞으로 제 모든 걸 바치겠다”고 강조했다.

최 전 원장은 ‘감사원장 재직 중에 입당을 결심했나’라는 질문에는 “감사원장 하면서 그런 생각한 적은 없다”며 “오늘 국민의힘에 입당하게 되는 마지막 결정은 사실 어젯밤 밤새 고민하며 결정했다”고 설명했다.

“최재형, 확실한 선점 효과 누려야겠다 판단한 듯” 분석 나와

최 전 원장이 전격적으로 국민의힘 입당을 결행하면서 정치권 안팎에서는 윤석열 전 검찰총장을 의식한 차별화 행보라는 분석이 나오고 있다. 윤 전 총장은 국민의힘 입당 가능성을 부인하지 않으면서도 곧바로 입당을 하지 않고 당 밖에서 대권 행보를 이어가고 있다.

김성완 시사평론가는 YTN에서 “(윤 전 총장의 지지율이) 여론조사 결과를 봐도 좀 하향 추세로 나타나고 있는 것이 사실이기 때문에 이럴 때 최재형 전 감사원장이 선점효과를 확실히 누려야겠다, 이렇게 판단을 했던 것으로 보인다”며 “들어가려면 좀 강하게 뭔가 임팩트 있는 효과를 줘야 할 필요가 있겠다는 생각을 했을 것”이라고 강조했다.

이어 “확실한 선점효과를 누린다면 윤 전 총장으로 간 보수층의 지지율을 가지고 오는 효과도 아마 있을 거라고 판단했을 것”이라며 “첫 등장 치고는 그렇게 나쁜 건 아닌 것 같다는 생각이 든다”고 평가했다.

한편 더불어민주당은 최 전 원장의 국민의힘 입당에 대해 “감사원의 정치적 중립성을 훼손했다”고 맹공했다.

김진욱 대변인은 서면 브리핑에서 “감사원장 임기 중 사퇴하고 곧바로 정치권에 입당한 것은 감사원의 정치적 중립성을 훼손하는 반헌법적 사례를 남긴 것”이라며 “감사원의 정치적 중립과 독립은 민주주의의 핵심적 가치다. 최 전 원장이 이를 심대하게 훼손하고서 국민의 대표가 되겠다는 것이 참으로 참담하다”고 밝혔다.

김 대변인은 “최 전 원장은 자신이 몸담았던 조직의 중립성과 독립성을 지켜야할 장본인이었다”며 “그런데도 대권 욕심에 자신이 몸담았던 조직을 망치고 대선에 출마하겠다니 이것이 최재형식 정치인지는 모르겠습니다만, 이런 분이 국민의 대표가 된다는 것은 어불성설”이라고 비판했다.

한수지 기자 newswatch@newswatch.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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