통일부·여성가족부 폐지론 둘러싸고 당내외 비판여론 직면해

국민의힘 이준석 대표가 지난 12일 오전 국회에서 열린 최고위원회의에 입장하고 있다./사진=연합뉴스
국민의힘 이준석 대표가 지난 12일 오전 국회에서 열린 최고위원회의에 입장하고 있다./사진=연합뉴스

[뉴스워치= 한수지 기자]  정치권에 세대교체 바람을 일으키며 당대표 자리에 오른 이준석 국민의힘 대표가 연일 논란의 중심에 서고 있다.

13일 정치권에 따르면 ‘30대’,‘0선’이라는 꼬리표가 따라붙는 이준석 대표는 지난달 11일 '돌풍'을 일으키며 국민의힘 대표로 선출됐지만 취임 한 달여 만에 리더십에 위기를 맞은 모양새다.

최근 이 대표는 통일부·여성가족부 폐지론에 불을 지피면서 논란의 중심에 섰다. 이 대표의 이 같은 주장은 여당 뿐만 아니라 당내에서도 부적절하다는 지적이 제기됐었다. 이번에는 전국민 재난지원금 합의 번복 논란에 휩싸이면서 당내에서 비판여론이 일고 있다.

 
‘전국민 재난지원금’ 합의 문제로 당내 불만 표출
 
앞서 이 대표는 지난 12일 송영길 더불어민주당 대표와 만찬 회동을 가졌다. 민주당 고용진·국민의힘 황보승희 수석대변인은 이날 오후 8시께 브리핑을 통해 기자들에게 두 대표가 2차 추경으로 전국민 재난지원금을 지급하기로 합의하고 지급 시기는 추후 방역 상황을 검토해 결정하기로 했다고 전했다.
 
황보 수석대변인은 합의 내용에 대해 “소상공인 지원을 두텁게 하고 전국민 재난지원금을 지급하는 방향으로 결정했다”고 설명했다.
 
그러나 이 같은 사실이 알려지자 국민의힘 내에서는 반발 움직임이 감지되기 시작했다. 국민의힘은 그동안 사실상 전국민 재난지원금 지급에 반대 입장을 표명해왔다.
 
윤희숙 의원은 페이스북을 통해 “무엇보다 당내 토론도 전혀 없이, 그간의 원칙을 뒤집는 양당 합의를 불쑥 하는 당대표를 보게 될 줄은 몰랐다”며 “민주적 당 운영을 약속한 당대표를 뽑았을 때 자기 맘대로 밀어붙이는 과거의 제왕적 당대표를 뽑은 것이 아니다”고 비판했다.
 
결국 국민의힘은 송 대표와의 만찬 회동 브리핑 후 100분 만에 정정 메시지를 냈다. 황보 대변인은 오후 9시 40분께 “오늘 합의 내용은 손실을 본 소상공인, 자영업자의 대상과 보상범위를 넓히고 두텁게 충분히 지원하는데 우선적으로 추경 재원을 활용하자는 것”이라며 “그 후 만약 남는 재원이 있을 시에 재난지원금 지급 대상 범위를 소득 하위 80%에서 전국민으로 확대하는 것까지 포함해 방역 상황을 고려해 필요 여부를 검토하자는 취지로 합의한 것”이라고 밝혔다.
 
이준석 대표는 언론에 전달되는 과정에서 와전된 것이라는 취지로 해명했다. 이 대표는 이날 한 라디오 방송에서 “선별지급, 선별지원이 저희 당론”이라며 “대변인이 발표할 때도 보면 실제로 이 부분은 가서 각 당에서 협의를 통해서 구체화해야 한다는 이야기를 했었다. 어제 속보 경쟁 속에서 전국민 재난지원금 합의, 이것만 나가서 여론이 좀 굉장히 강하게 반응한 것이 아닌가 싶다”고 강조했다.
 
그러나 당내 논란은 계속되고 있다. 이 대표의 리더십을 비판하는 목소리도 표출되고 있다. 
 
조해진 의원은 페이스북을 통해 “이 대표는 더이상 필마단기의 논객이 아니다”며 “이 대표가 이 엄중한 시기에 본인에게 주어진 역사적 책임과 무게를 인식하고, 그에 걸맞는 역할을 해주기를 기대한다”고 밝혔다.
 
원희룡 제주지사도 페이스북을 통해 “당 대표는 당의 ‘대표’다. 매 상황마다, 매 이슈마다, 당의 구성원들과 가능한 최선의 방법으로 의사소통을 하고 집단적 의사를 형성해야 한다”며 “독단적 스타일로 인식되면 당과 함께 하기가 어렵고 리더십이 성립되기 어렵다”고 조언했다.
 
이와 관련 배종호 세한대 교수는 YTN에 출연해 “지금 이준석 대표는 리더십에 상당한 위기에 봉착한 것 같다”며 “최근 이준석 대표가 여성가족부, 통일부를 폐지하자라고 얘기해서 이 두 가지를 가지고 당내에서도 굉장히 의견이 분분했다. 그런데 이번에 재난지원금 합의 문제와 관련해서도 당 내부에서 반발이 나오고 있다”고 지적했다.
 
배 교수는 “이런 문제가 누적되면 결국 이준석 대표 개인의 리더십도 흔들리지만 국민의힘 전체 당 이미지가 흔들리기 때문에 상당히 앞으로 신중한 발언과 처신이 필요하지 않나, 생각된다”고 강조했다.
 
한수지 기자 newswatch@newswatch.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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