예약 못한 167만4000명은 19일 50~54세 예약과 동시 진행
12일 새벽 84만명 동시 접속으로 오류…15시간 지나 ‘예약 중단’
확보한 모더나 ‘185만명 분량’ 선착순 예약이지만 사전고지 없어
방역당국 “미리 고지 안해 죄송, 모더나와 계약상 물량 못 밝혀” 변명

55~59세 모더나 백신 접종 차질 CG./사진=연합뉴스
55~59세 모더나 백신 접종 차질 CG./사진=연합뉴스

[뉴스워치=김주경 기자] 코로나 확산세를 막을 수 있는 유일한 방어책인 모더나 백신 접종이 지난 12일 예약 첫 날부터 혼선을 빚었다.

13일 보건당국과 관련 업계에 따르면 55~59세 국내 코로나19 예방접종 예약이 이달 확보된 모더나 물량에 맞물려 하루도 안돼 중단됐다.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대유행 우려를 반영하듯, 예약자가 몰린 데 비해 확보된 물량은 185만명 분에 불과한 것이다. 

게다가 55~59세를 대상으로 한 모더나 백신 예약 첫날인 지난 12일 정부는 확보물량이 동났다며 사전 예고 없이 15시간 만에 예약을 중단했는데 이는 사실상 선착순 예약이었던 셈이다. 보건당국의 사전 안내마저 부족해 코로나 확진자수가 계속 급증하고 있는 상황에서 국민 불안과 정부 불신이 가중될 전망이다. 

또한 예약을 못한 185만명을 제외하더라도 오는 19일 167만4000명이 한꺼번에 예약해야 하는 상황에서 2차 접속 대란이 반복될 수 있다는 우려도 나온다.

당초 코로나19 예방접종대응 추진단은 만 55~59세 352만4000명을 대상으로 지난 12일 0시부터 17일 오후 6시까지 접종 사전 예약을 진행하기로 했다.

지난 12일 코로나19 예방접종시스템 접속 불통 현황./사진=연합뉴스
지난 12일 코로나19 예방접종시스템 접속 불통 현황./사진=연합뉴스

질병관리청이 운영하는 코로나19 예방접종시스템에는 지난 12일 접속까지 223시간 남았다는 메시지가 떴다. 55-59세 모더나 예약 첫날, 새벽3시 반부터 84만명이 몰리면서 접속 장애가 발생한 것이다.

이날  아침 시간대에는 대체로 예약이 별다른 문제 없이 진행되다가 시스템 먹통은 이날 오후 3시30분부터 이뤄졌으며, 지금은 예약이 아예 중단된 상황이다.

이에 추진단은 오후 3시 30분 경 “185만 명이 사전예약이 완료됐으며 백신 수급에 따라 확보된 예약분에 대해 진행되므로 일시 중단했다”면서 “이번에 예약하지 못한 55~59세는 오는 19일 추가 예약을 받겠다”며 “이번 주 다시 안내하겠다"고 밝혔다.

결국  8월 초까지 우선 도입이 확정된 185만 명분에 대한 백신공급에 대한 예약이 모두 종료됐기에 사전 마감했다는 것이 질병관리청의 해명이다. 보건당국은 선착순 예약이라는 사실 자체를 사전에 고지하지 않은 셈이다.

‘선착순 예약을 통해 순차적인 백신 접종이 이뤄진다’는 안내 없이 예약 시작 15시간 30분 만에 일방적으로 마감한 것은 ‘너무 무책임한 처사’라는 비판도 쏟아지고 있다.

일부 방역전문가들은 추진단의 예약 중단 사유를 놓고 “수급물량 예약이 이미 마감됐다는 내용을 명분 으로 삼고 있는 데 ‘기존 백신물량이 충분하다’는 정부 기조와 너무 다른 상황이 펼쳐지고 있다”면서 “하반기 백신 공급과 예약에 자칫 차질이 빚어질까 우려하는 목소리도 나온다”고 전했다.

질병관리청 이상원 위기대응분석관은 “저희가 이번에 들어오는 물량 대비 안내에 대해 사전에 고지하지 않은 점에 대해서는 죄송하게 생각한다”고 해명했다.

추진단은 백신 공급에 대한 세부적인 상황을 공개할 수 없는 이유와 관련 “제약사와의 비밀유지협약에 따라 정확한 도입 일정과 물량은 비공개 사항”이며 “모더나와는 매주 도입물량을 협의하고 있다는 방침을 고수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보건복지부 여준성 장관 정책보좌관도 모더나 접종예약 중단으로 대상자들의 불만이 커졌다는 언론보도와 관련, 지난 12일 오후 SNS를 통해 “정은경 질병관리청장의 답답하리만큼의 철저함 때문”이며 “정확한 백신 공급을 통해 안정적으로 접종하겠다는 의미”라고 반박했다.

그러면서 “모더나는 매주 도입물량을 협의하는 데다 3분기 물량은 큰 틀에서 확정됐으며, 월별 물량도 대부분 확정된 사항이지만 언제 어느만큼 물량이 들어올 지는 계속 협의하고 있다”면서 “50대 예약은 금방 진행할 것이고, 접종은 한 분도 빠짐없이 빠른 시간 내에 이뤄질 것”이라고 말했다.

방역당국은 예약을 하지 못한 55~59세 167만 명은 추가 물량의 공급이 확정되면, 19일부터 50~54세와 예약을 동시에 진행한다.

미처 예약하지 못한 50대 접종 대상자들은 1주일 간 더 기다린 후에 접종해야 한다. 접종 시기도 8월로 미뤄지게 되며, 이마저도 수급 상황에 따라 유동적일 수 있다.

참고로 지난 12일 기준 모더나 백신에 대한 국내 잔여 물량은 80만7300회분으로, 이 중 7만3000회 분은 30세 미만 병원급 이상 종사자 2차 접종 물량이다.

한편 정부가 모더나와 계약한 물량은 총 4000만회분(2000만명분)으로 50대 후반을 대상으로 접종할 백신은 앞서 8일 35만4000회분, 11일 39만6000회분 등 총 75만회분이 들어온 상황이다.

김주경 기자 newswatch@newswatch.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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