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재명-추미애 연대’ 가능성 제기, 이재명 “굳이 그럴 필요 있나”

더불어민주당 이재명, 추미애, 최문순, 김두관 대선 경선 후보가 지난 7일 경기도 파주시 연스튜디오에서 열린 프레젠테이션(PT) 면접 '정책 언팩쇼'에 입장하고 있다. /사진=연합뉴스[국회사진기자단]
더불어민주당 이재명, 추미애, 최문순, 김두관 대선 경선 후보가 지난 7일 경기도 파주시 연스튜디오에서 열린 프레젠테이션(PT) 면접 '정책 언팩쇼'에 입장하고 있다. /사진=연합뉴스[국회사진기자단]

[뉴스워치= 한수지 기자] 더불어민주당 대선 경선 레이스가 ‘이재명 대 반(反)이재명’ 구도로 흐르고 있는 가운데, ‘추다르크’로 불리는 추미애 전 법무부 장관이 이재명 경기도지사 옹호에 나서고 있어 그 배경에 관심이 쏠리고 있다.

추 전 장관은 최근 ‘윤석열 저격수’를 자임하며 대선에 출마했다. 추 전 장관은 지난해 윤석열 전 검찰총장과 정면 충돌하면서 논란의 중심에 선 바 있다. 여권 일각에서는 추 전 장관이 윤 전 총장과 갈등을 표출한 것이 중도층 표심 이탈을 초래했다는 비판이 제기됐다. 그러나 강성 친문 지지층은 추 전 장관이 윤 전 총장을 중심으로 한 ‘반(反)검찰개혁’ 세력에 맞서 검찰개혁의 선봉장 역할을 했다며 지지를 보냈다.

이 때문에 추 전 장관이 강성 친문 지지층의 표심을 흡수할 경우 민주당 대선 경선의 변수가 될 수 있다는 전망이 나왔다.  그런데 추 전 장관은 경선 레이스가 본격화되자 강성 친문 지지층의 비토가 강한 이재명 경기도지사를 옹호하는 모습을 보이고 있다.

지난 5일 열린 2차 TV토론에서 박용진 의원은 이재명 지사의 기본소득 관련 입장 변화에 대해 비판하며 “왜 자꾸 말을 바꾸나. 윤석열 전 검찰총장 흉볼 것 없다”며 “그 양반은 한 말이 없지, 말을 뒤집은 적은 없다”고 비판을 가했다.

그러자 추 전 장관은 “박 후보가 윤석열 전 총장을 가지고 와서 이재명 후보가 말을 뒤집는다고 하는 것은 과하다”면서 “최대의 거짓말을 한 사람이 윤석열이다. 원팀으로 가는 데에 대단히 바람직하지 않다”고 박용진 후보를 비판했다.

이에 김두관 의원은 추 전 장관을 향해 “네티즌들이 ‘명추연대’, ‘재미연대’라고 하는데 이재명 후보와 단일화하는 것 아니냐는 염려와 걱정, 지지가 있다”고 지적하기도 했다.

추 전 장관은 첫 TV토론에서도 후보들이 이재명 지사의 ‘기본소득’ 공약에 대해 공격을 퍼붓자 “기본소득을 항구적으로 줄 수 없다는 이유로 반대한다는 것은 단견”이라며 “거짓말쟁이라고 비판을 하면 지지자들이 보기에 유감일 것”이라고 옹호하는 모습을 보였다.

추 전 장관은 지난 6일 밤 열린 3차 TV토론에서는 이재명 지사가 '여배우 스캔들' 추궁에 대해 “바지 한 번 더 내릴까요”라고 말해 논란이 된 것과 관련 “민망하고 놀랍기도 하고 엉뚱하고 부적절했다. 사과를 하시면 어떨까”라며 이 지사에게 사과의 기회를 만들어 주기도 했다.

추미애, 이재명 옹호로 ‘차별화 시도?’

추 전 장관이 경선 과정에서 이 지사를 옹호하는 모습을 보이면서 정치권에선 ‘이재명-추미애 연대’ 가능성이 제기되고 있다.

이재명 지사는 지난 6일 부동산 시장법 제정 관련 국회 토론회 직후 기자들이 추 전 장관과의 연대 가능성에 대해 묻자 “굳이 그럴 필요가 있나”라며 “경선 과정 자체가 단일화 과정”이라고 밝혔다.

추 전 장관이 강성 친문의 비토가 강한 이 지사를 옹호하는 듯한 모습을 보이는 이유는 무엇일까. 이 지사가 여권에서 1강을 유지하고 있기 때문에 대선 이후 정국을 염두에 두고 이 지사와 우호적 관계를 유지하려는 것 아니냐는 분석도 있다.

일각에서는 추 전 장관이 ‘이재명 때리기’에 집중하고 있는 다른 후보들과 차별화를 시도하기 위한 의도라는 해석이 나온다.

최영일 시사평론가는 지난 7일 YTN에서 “추미애 후보가 오히려 이재명, 반이재명 전선을 경계선에서 매우 잘 활용하고 있다”며 “지금 추미애 후보가 예비경선 과정에서는 가장 차별화 전략을 잘 시도하면서 돋보이는 후보로 부상하고 있다”고 평가했다.

추 전 장관이 이재명 지사에게 향해 있는 ‘개혁 성향’ 지지층의 지지를 끌어오기 위한 의도라는 시선도 존재한다.

김성회 정치연구소 싱크와이 소장은 CBS 라디오에서 “추미애 후보의 전략은 이재명을 지지하는 사람들 중에서 개혁적인 것을 좋아하는 분들의 지지를 끌어내서 일단 결승에 올라갈 때 좋은 성적으로 가겠다라는 목표로 도전을 하는 걸로 보인다”고 분석했다.

한수지 기자 newswatch@newswatch.kr

저작권자 © 뉴스워치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