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워치= 김웅식 기자] 여야 대선 후보들은 우리나라의 저출산 문제를 심각하게 받아들이고 최우선해 출산율 제고를 위한 특단의 대책을 내놓아야 한다.  

최근 우리나라 출산율이 전 세계 198개국 가운데 꼴찌라는 발표가 나왔다. 우리나라 바로 앞 저출산 국가인 푸에르토리코의 1.2명에 비해도 압도적인 꼴찌다. 세계 1위 출산율을 보인 국가는 3.1명의 이스라엘이다. 

현 정부 출범 초기 문재인 대통령은 “지금이 인구 위기를 해결할 수 있는 골든타임”이라며 각종 지원책을 쏟아냈지만 결과는 참담하다. 

지난해 국내 합계출산율은 0.84명이었다. 전 세계에서 유례를 찾을 수 없을 정도로 낮다. 올해 출산율은 0.70%대로 떨어진다는 전망까지 나오는 실정이다.  

40년 뒤인 2060년쯤이면 국가 존립 자체가 위태로울 정도로 상황은 나빠지고 있다. 더 큰 문제는 뚜렷한 해법이 보이지 않는다는 것이다. 정책을 마련한다지만 이미 시간을 놓친 상황이다. 

홍남기 경제부총리 또한 최근 트위터에 “특단의 대책이 없다면 우리나라는 2030∼2040년 인구절벽에 따른 ‘인구지진’이 발생할 것”이라고 언급했다.

출산율 제고를 위한 그 많은 혈세는 어디로 사라졌을까. 정부는 10년간 무려 210조원이라는 거액의 세금을 쏟아 부었다. 해마다 ‘특별 대책’이란 걸 내놓았지만 허사였다. 

이유는 명확하다. 젊은 세대들이 결혼하지 못하고, 결혼을 하더라도 아이를 가질 엄두를 내지 못하기 때문이다. 생계를 책임질 만한 직장이 없고, 직장이 있더라도 삶의 보금자리를 갖기 힘들고, 힘들게 마련한 내 집이 있더라도 아이까지 감당하기에는 너무나 벅찬 짐을 우리 청년세대들은 지고 있다.

우리나라는 청년 체감 실업률 26%, 집값 상승, 30~40대가 직장에서 쫓겨나는 상황에서 아이를 낳기엔 지옥이다. 

통계 작성 이후 처음으로 출생·사망자 수가 역전되는 ‘데드 크로스(dead cross)’가 벌어졌다. 초유의 인구 감소 시대가 시작된 것이다. 지난해 출생아는 27만5800명으로 1년 전보다 10.7% 감소한 반면에 사망자는 3% 늘어난 30만7700명으로, 사망이 출생보다 3만여 명 많았다. 

인구절벽이든 데드 크로스든 국가의 미래를 암울하게 하는 현상이 일어나고 있다. 이는 노동력 감소와 소비 위축, 생산 감소, 국가재정 악화 등으로 이어져 급기야 국력 쇠퇴라는 최악의 결과를 초래할 수도 있다.

세계 1위 출산율 국가인 이스라엘의 부부가 3, 4명의 아이를 낳아 키우는 비결은 뭘까? 언론에 소개된 현지 교민의 설명을 들어보면 이해됨 직하다. 

“먼저 애를 낳으면 3개월 휴가를 준다. 그 후 부모가 아이를 돌보거나 사립유아원에 3세까지 보내게 된다. 3세부터 취학 시기까지는 국영 유치원이 연간 100만원으로 아이 엄마가 퇴근하는 시간까지 봐준다. 사실상 국가가 육아를 책임지는 시스템이다.”

지난해 말 발표된 ‘제4차 저출산·고령화 5개년 계획’을 요약하면 돈을 풀어 저출산을 막겠다는 것이다. 출산을 하면 산모에게 200만원을 일시금으로 주고, 출산휴가를 낸 부부에게 월 300만원씩 3개월을 더 주며, 육아수당 몇 푼 더 쥐여준다는 게 전부다. 

지금까지의 정부 정책이 실효성 없다 보니, 저출산 위기 극복을 위한 특별 대책을 내놓는 정치인에게 관심을 갖게 되는 건 어쩔 수 없다. 

김두관 의원이 구상 중인 기본자산제의 기본 틀은 아이가 출생할 때 한 아이당 2000만원 계좌를 열어주고, 특정 이율을 보장해주자는 것이다. 출생아 30만명 기준(올해 27만명)으로 매년 6조원 가량이 소요된다. 이 계좌에 있는 돈은 만20세 성인이 된 뒤 인출해 사용할 수 있다. 

김 의원은 “20~25세에 4000만~5000만원 수령이 가능하며, 이는 기본자산 형성뿐만 아니라 저출산 문제 해결을 위한 충격 효과도 될 수 있다”고 밝힌다. 

세계 어느 나라나 결혼하고 아이를 가지는 데 가장 우선해 고려해야 할 사항은 자신의 현재 일터, 장래 삶에 대한 전망, 주거 환경과 비용일 것이다. 현 우리 정부에서 이 세 가지는 모두 지리멸렬이다. 

결혼 5년 차까지 아이를 갖지 않은 신혼부부는 5쌍 중 1쌍이나 된다. 출산은 아이를 낳을 적령기에 있는 젊은 부부들의 인생관이 희망과 꿈에 부풀어 있느냐에 달렸다. 

김웅식 편집국장 newswatch@newswatch.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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