윤석열-최재형 등 야권 대선후보군들 고민 깊어질 듯

[뉴스워치= 김선주 기자] 국민의힘 이준석 대표가 대선 경선에 ‘토론 배틀’을 도입할 것으로 알려져, 윤석열·최재형 등 야권 잠룡들의 국민의힘 입당에 새로운 변수로 작용할 것으로 보인다.

국민의힘은 최근 토론 대결을 통해 대변인에 20대인 임승호·양준우 씨를 각각 선발했다.

'토론 배틀'로 대변인을 뽑은 이 대표가 대선 후보 경선에도 도입하겠다는 뜻을 내비친 것이다.

7일 TV조선 보도에 따르면, 이준석 대표는 “대선후보 경선에 토론 배틀 방식을 도입하는 걸 검토하고 있다”고 말했다는 것이다.

특히 국민의힘은 1차 예비경선을 통해 후보군이 압축된 뒤, 본경선 때 토론 배틀을 도입하는 방안을 연구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다만 기존 공직후보자 당내 토론회와 달리 팀배틀과 압박면접 등의 새로운 요소가 추가될 전망이다.

하지만 공직후보자까지 경쟁방식으로 선발하려는 것에 대해 정치권 일부에서는 지나친 능력주의라는 부정적 시각도 일고 있다.

더구나 이 대표가 추진하는 토론 배틀이 야권 잠룡들의 입당을 꺼리게 만드는 요소로 작용할 가능성이 높아지고 있다. 현재 야권 잠룡 후보군으로는 윤석열 전 검찰총장이나 최재형 전 감사원장 등이 거론되고 있다.

윤석열 전 검찰총장이 6일 오후 대전시  소재  카이스트에서 학생들을 만나 탈원전 정책에 관해 의견을 나누고 있다. /사진제공=연합뉴스
윤석열 전 검찰총장이 6일 오후 대전시 소재 카이스트에서 학생들을 만나 탈원전 정책에 관해 의견을 나누고 있다. /사진제공=연합뉴스

특히 국민의힘과 입당 문제를 놓고 힘겨루기를 하고 있는 윤 전 총장 입장에서는 굳이 국민의힘이 만들어 놓은 토론 배틀에 참여할 필요성은 없는 상황이다.

윤 전 총장은 당분간 민생탐방을 통해 두루 사람들을 만나며 민심을 청취하는 중이다. 사실상 국민의힘에 급하게 입당할 필요가 없다는 의미로 읽힌다.

윤 전 총장은 대선 출마선언 후 원희룡 제주지사, 권영세 대외협력위원장 등 국민의힘 인사들과 만나왔다. 특히 7일에는 안철수 국민의당 대표와 오찬 회동을 갖는 등 국민의힘 바깥 세력과도 접촉면을 넓히고 있다.

하지만 국민의힘 측에서는 제3지대 회의론을 앞세워 윤 전 총장의 조속한 입당 필요성을 압박하고 있다.

김재원 최고위원은 6일 MBC라디오에 출연해 "윤 전 총장이 제로베이스에서 입당 문제를 다시 한번 생각해봐야 한다"며 "가급적 빨리 입당하는 것이 좋다"고 밝혔다.

특히 그는 "정권교체에 대한 강력한 열망 때문에 야권 지지층의 결집이 어느 대선보다 강하고, 여권도 강하게 결집 중"이라면서 "중간지대라는 게 거의 존재하지 않는다"고 주장했다.

이는 국민의힘 밖에서 '반문재인' 세력을 모두 흡수한다는 윤 전 총장의 '빅플레이트(큰 접시)' 전략에 회의적인 시각을 나타낸 것이라고 할 수 있다.

김태호 의원도 페이스북에서 "똥인지 된장인지 찍어봐야 아는가"라고 민생탐방에 나선 윤 전 총장의 국민의힘 입당을 촉구했다.

여기에 야권 대선후보의 또다른 축인 최재형 전 감사원장도 국민의힘에 입당해 바로 토론 배틀에 나서는 것이 부담으로 작용할 가능성이 높아졌다. 공식적인 대선 출마선언을 하지 않은 최 전 원장의 경우 대선에 나설 채비를 제대로 갖추지 못한 상태이기 때문이다.

한편, 국민의힘은 5일 서병수 의원을 대선후보 경선 준비위원장으로 내정하는 등 본격적인 경선 채비에 나섰다. 8일 위원회 인선이 마무리되는 대로 경선 모드로 전환될 예정이다. 당밖 야권 주자들이 국민의힘 대선 경선에 참여하지 않을 경우 경선 흥행에 빨간불이 켜질 가능성을 배제할 수 없을 것으로 보인다.

김선주 기자 newswatch@newswatch.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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