계속 미뤄지는 본입찰 일정…당초 17일에서 24일이었으나 또 30일로 연장
2조원 몸값에 ‘SSG닷컴’ 손사래…홈플러스 대주주 ‘MBK파트너스’ 가능성
관련업계, ‘요기요’ 경쟁력 현실적으로 뒤처져…쿠팡이츠 공격에 인수 부담

요기요 매각 CG. (사진=연합뉴스)
요기요 매각 CG. (사진=연합뉴스)

[뉴스워치= 김주경 기자] 배달 플랫폼 2위 ‘요기요’ 매각을 둘러싼 본입찰 일정이 돌연 연기됐다. 이를 놓고 유통업계 일각에서는 요기요 매각이 비싼 몸값 때문에 흥행에 실패하는 것 아니냐고 우려하는 분위기다.

게다가 최근 이베이코리아를 3조4000억원에 인수한 신세계(SSG닷컴 마저 요기요 인수에 시큰둥한 반응을 보이고 있다. 올해만 SK와이번스 야구단에 이어 이베이코리아까지 연달아 인수에 나서면서 자금 여력이 빠듯한 상황이다.

이에 요기요 매각이 올해는 현실적으로 어려워진 것 아니냐는 얘기까지 들려온다.

심지어 최근 쿠팡 덕평 물류센터 화재사건과 쿠팡이츠 블랙컨슈머 사태가 잇따라 터지면서 배달업체 간의 지나친 과열 경쟁이 도마 위에 오른 점도 유통업계로 하여금 몸을 사리게 만든 요인이 됐다는 평가다.

공정거래위원회가 배달의 민족 운영사인 딜리버리히어로(이하 DH)를 상대로 요기요 합병을 전제로 조건부 합병승인 결정을 내렸다. 사실상 매각하지 않으면  허가하지 않겠다는 얘기다. 사진은 배달의 민족·요기요 CG. 사진=연합뉴스
공정거래위원회가 배달의 민족 운영사인 딜리버리히어로(이하 DH)를 상대로 요기요 합병을 전제로 조건부 합병승인 결정을 내렸다. 사실상 매각하지 않으면 허가하지 않겠다는 얘기다. 사진은 배달의 민족·요기요 CG. 사진=연합뉴스

25일 유통업계와 투자은행(IB)업계에 따르면 요기요를 운영하는 딜리버리히어로코리아의 글로벌 본사인 딜리버리히어로(DH)는 매각 주관사 모건스탠리에 인수 적격후보(숏리스트) 5개사에 지난 24일 예정된 요기요 본입찰 일정을 이달 말까지로 다시 연장하기로 했다. 다만 이 기간 내에 매각할 수 없을 만한 불가피한 사정이 인정되면 최대 6개월의 매각 기한 연장을 신청할 수 있다.

이로써 본입찰 일정을 지난 17일에서 24일로 한 차례 연기한 데 이어 두 번째로 연기한 셈이다.

매각자 측은 표면적으로는 본입찰 기간을 이달 말까지로 연장했지만, 관심 있는 후보자가 있다면 언제든 제안서를 받겠다는 점에 견줘본다면 일정을 못 박지 않았다는 점을 충분히 유추할 수 있다. 이는 적격 후보가 별로 없다는 점을 사실상 시인한 것이나 다름없다.

조 단위에 이르는 매물 매각이 두 차례나 본 입찰을 연기한 것은 선례가 극히 드물다. DH측은 일정을 못 박지 않고 관심있는 인수 후보자가 있다면 언제든지 제안서를 받겠다는 입장이다.

요기요 운영사인 DH는 국내 1위 배달앱 ‘배달의민족’ 인수 조건으로 요기요 매각을 요구한 공정거래위원회 ‘조건부 승인’ 방침을 수용해 요기요 매각을 추진 중이다. 매각 시한은 오는 8월 3일이다.

앞서 DH는 지난달 4일 진행한 예비입찰을 통해 신세계(SSG닷컴)와 사모펀드(PEF) MBK파트너스, 어피니티에쿼티파트너스, 퍼미라, 베인캐피털 등을 본입찰 적격 인수후보(숏리스트)로 선정했다.

매각 대상은 딜리버리히어로코리아 지분 100%이며, 이에 대한 인수가격은 약 2조원 규모를 희망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하지만 인수 희망 기업들은 요기요 인수 적정가격을 1조원대 수준이라는 평가다.

업계 내부에서는 본 입찰 일정이 계속 연기되고 있다는 것은 요기요가 경쟁사 배달의민족, 쿠팡이츠와 비교해 경쟁력이 크게 떨어지는 데다 경쟁사 대비 이렇다 할 차별점이 돋보이지 않음에도 ‘몸값’이 너무 높다는 중론이다.

업계 관계자는 “요기요가 배달 애플리케이션(앱) 시장 점유율 2위 전통 강자라는 것은 분명하지만 쿠팡이츠가 빠르게 시장점유율을 확대하고 있는 상황에서 느즈막히 인수했다가 오히려 뒤처질 수 있다는 우려가 큰 것이 사실”이라며 “유통업계 내부에서는 요기요 몸값은 거품이 끼인 것으로 인식하고 있다”고 말했다.

배달앱시장 CG. (사진=연합뉴스)
배달앱시장 CG. (사진=연합뉴스)

국내 배달 앱 시장 시장 점유율은 배달의민족이 66.0%로 1위이며, 요기요 17.9%, 쿠팡이츠 13.6% 다. 요기요는 표면적으로 2위지만, 매각 이슈를 앞두고 틈새를 노린 쿠팡이츠가 빠른 속도로 격차를 좁히는 등 순식간에 순위가 뒤집힐 수 있어 예의주시하는 분위기다.

이뿐만이 아니다. 실제로 요기요는 매각을 앞두고 내부 분위기가 뒤숭숭해진 상황이다. 인수자가 인수에 나선 후에도 물류시스템, 라이더 채용 등과 관련해 신규 투자 등 자금 출혈이 불가피한 상황이다.

신세계(SSG닷컴) 참전도 지금으로서는 불투명하다. 지난 24일 신세계그룹 이마트가 약 3조4000억원에 이베이코리아 지분 80%를 인수한다고 발표하면서다.

이베이 인수를 위해서 신세계 내부 자금을 총동원하고, 금융기관으로부터 투자까지 받아야 하는 상황에서 현실적으로 인수가 녹록지 않다. 게다가 2조원에 달하는 비싼 몸값도 자금을 쏟아부어야 하는 신세계 입장에서는 부담이다.

IB업계 관계자는 “요기요 공개 경쟁입찰은 본의 아니게 이베이코리아 인수 시기와 비슷하게 겹치면서 흥행이 현실적으로 어려웠던 것이 사실”이라며 “매각자 입장에서는 헐값에 팔기가 껄끄러운 만큼 다소 매각 시점이 다소 늦어진다고 해도 적당한 가격에 팔리기를 기다릴 수밖에 없는 상황”이라고 말했다.

또 다른 유통업계 관계자는 “홈플러스의 대주주인 MBK파트너스 측에서는 요기요 인수를 통해 배송 시너지를 확대할 가능성이 있다”면서 “최근 유통업계 내부에서는 쿠팡 물류센터 화재나 쿠팡이츠 블랙 컨슈머 논란 등 배송 플랫폼 사업에 대한 재평가 엇갈리고 있어, 기존 사업 브랜드의 평판에 악영향을 끼칠 수 있다는 점도 감안해야 할 것”이라고 말했다.

김주경 기자 newswatch@newswatch.kr

저작권자 © 뉴스워치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