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배구조 개선·지주사 전환 위해 낡은 법령 손질 시급해

[뉴스워치= 송현섭 기자] 수십년간 산업자본과 금융산업의 장벽으로 남아있던 금산분리 원칙이 완화되면서 IT기업들의 활발한 금융업 진출이 눈에 띄게 늘고 있다.

네이버는 지난 2019년 네이버파이낸셜을 설립하면서 금융업 진출에 속도를 높이고 있으며 온라인·모바일 간편결제 서비스인 네이버페이 역시 이용자들의 호평을 받는다.

카카오의 경우 기존 카카오톡과 포털사이트 등 플랫폼사업 외에 인터넷·모바일 금융업을 차세대 성장동력으로 집중 육성하고 있다.

인터넷전문은행인 카카오뱅크는 조만간 상장을 눈앞에 두고 있으며 카카오페이증권의 경우 기존 온라인·모바일 플랫폼에 편리한 기능을 결합해 급격한 성장세를 보이고 있다.

획기적인 간편결제 서비스로 소비자들의 주목을 받아온 토스는 증권업 진출에 이어 오는 9월 토스뱅크의 영업을 본격화하면서 새 도약을 준비 중이다.

이들 IT 플랫폼 기업의 행보는 강력한 규제에 묶여온 은행·보험·증권사 등 기존 금융사들에 경계심을 갖도록 만들었고 신사업 추진의 전기로 이어지기도 한다.

탁월한 인슈어테크 실력의 한화손해보험 IT부문을 분사해 SKT, 현대자동차 등의 대주주 참여로 출범한 캐롯손보 역시 IT기반 마일리지 상품으로 고객들을 유혹하고 있다.

하지만 이들 성공적인 사례에도 불구하고 우리나라 대기업들이 여전히 과도한 규제 때문에 경영상 애로를 겪는 부분이 많다는 볼멘소리를 종종 듣는다.

과거 1997년 IMF 외환위기를 계기로 금융산업 재편과 재벌개혁을 요구하며 만들어진 법과 제도가 최근 4차 산업혁명 시대에 맞지 않는 낡은 규제란 것이다.

그 당시 금융사들의 경영평가와 개선, 산업적 구조조정을 위해 마련된 오래된 기준과 법제는 현재 이들의 성장동력 찾기를 막고 당국에 의해 감독일변의 경직된 구조를 만들어버렸다.

또한 대규모 기업집단을 지정, 상호·순환출자를 해소하고 그룹 내부거래를 지양할 것을 요구했던 공정거래법 역시 시대가 흘러 적폐가 되고 있다는 이야기도 심심치 않게 들린다.

IT플랫폼 회사들에 완화된 금산분리 원칙이 지배구조 개선 또는 지주사 체제로 전환하려는 대기업들에는 강한 규제를 강요해 역차별이자 족쇄가 된다는 지적도 나온다.

금융사를 매각하거나 계열 분리하지 않으면 지주사 전환이 어려운 상황에 처한 대기업들에  무조건 수용을 요구하기에 앞서 합리적인 법·제도 정비가 필요한 시점을 맞고 있다.

송현섭 기자 newswatch@newswatch.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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