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범석 창업자 지난달 31일부로 이사회 의장·등기이사직에서 모두 사임
김 의장, 美법인 CEO 및 의장직 유지…日·싱가포르 등 해외 진출 본격 시동
韓 법인, 강한승 대표 체제 운영…전준희·유인종 부사장 신규 등기이사 선임
[뉴스워치=김주경 기자] 쿠팡을 창업한 김범석 쿠팡 이사회 의장이 한국 법인 이사회 의장과 등기이사직을 내려놓는다. 쿠팡의 뉴욕 증시 상장을 계기로 글로벌 경영에 전념하기 위해서다.
올해 초 대표이사에서 물러나 이사회 의장으로 자리를 옮긴 지 6개월 만에 국내 법인에서 완전히 손 떼는 셈이다.
김 의장은 앞으로 뉴욕 상장법인 ‘쿠팡Inc’의 최고경영자(CEO) 및 이사회 의장직에 전념하며 쿠팡의 해외 시장 확대 및 글로벌 경영에 집중할 것으로 보인다. 쿠팡Inc는 한국 쿠팡의 지분 100%를 보유하고 있다.
쿠팡 관계자는 “6월 11일 열린 주주총회에서 김 의장의 사임 안건이 최종 통과됐다”고 설명했다.
한편 한국 쿠팡법인은 강한승 대표가 주축이 돼 이끈다. 지난 11일 열린 주주총회에서는 김 의장의 사임과 함께 새 이사회 의장직을 강한승 대표가 맡는 안건을 통과시킨 것으로 전해진다.
18일 쿠팡에 따르면 김 의장은 지난달 31일 부로 쿠팡 이사회 의장과 등기이사에서 사임한 데 이어 지난 11일 주주총회를 열어 전준희 로켓배송 개발총괄 부사장과 유인종 안전관리 부사장을 신규 등기이사로 선임했으며, 사임 및 선임 관련 등기 절차는 지난 14일 완료했다.
쿠팡 관계자는 “기존 강한승·박대준 각자대표 체제에 새 이사들이 합류함에 따라 쿠팡 이사회의 부문별 전문성이 더욱 강화될 것”이라고 말했다.
전 부사장은 구글, 우버 등 세계적 IT 기업을 거친 소프트웨어 엔지니어이며, 현재 로켓배송 개발 총괄을 맡고 있다. 유 부사장은 삼성그룹에서 안전관리 분야 출신으로는 처음 임원에 오른 산업안전 전문가인 만큼 한층 더 강화된 쿠팡 근로자 안전 정책을 수립해 총괄하게 된다.
한편 쿠팡은 아시아 지역 공략을 준비 중이다. 일본과 싱가포르법인을 설립했다. 특히 일본에선 시범 서비스를 시작하며 본격적인 서비스 개시를 앞두고 있다.
다만 일각에서는 김 전 의장의 사임을 놓고 의견이 분분하다. 내년부터 중대재해처벌법이 본격 시행된다는 점을 인지해 서둘러 한국법인 이사회 의장직에서 물러난 것 아니냐는 추측도 나온다.
중대재해법은 기업이 안전 등의 의무를 위반해 중대재해가 발생하면 사업주나 경영책임자가 1년 이상 징역 또는 10억원 이하의 벌금을 내야 한다.
쿠팡 측 관계자는 “김범석 의장의 이번 결정은 뉴욕 증시 상장과 해외시장 진출 확대를 앞두고 글로벌 경영에 집중하려는 취지이고, 다른 의도는 없다”며 확대 해석을 경계했다.
김주경 기자 newswatch@newswatch.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