尹 국민의힘 의원들 접촉, 보폭 넓혀… “많은 의견 들으며 고민 중”

윤석열 전 검찰총장(가운데)이 지난달 29일 강원 강릉시의 한 식당에서 국민의힘 권성동 의원(오른쪽)을 만나 함께 사진을 찍고 있다./사진=연합뉴스[독자 제공]
윤석열 전 검찰총장(가운데)이 지난달 29일 강원 강릉시의 한 식당에서 국민의힘 권성동 의원(오른쪽)을 만나 함께 사진을 찍고 있다./사진=연합뉴스[독자 제공]

[뉴스워치= 한수지 기자] 야권의 유력 대권주자인 윤석열 전 검찰총장이 국민의힘 직행을 결심한 것일까. 윤 전 총장은 그동안 대선 출마에 대한 명확한 입장을 밝히지 않은 채 각 분야 전문가들을 만나 ‘대권 공부’에 집중하는 모습을 보여왔다.

윤 전 총장의 침묵이 길어지면서 대선주자 지지율 하락에 대한 우려도 나왔다. 그 사이 정치권에서는 윤 전 총장의 대선 등판 시기와 등판할 경우 국민의힘에 입당할 것인지 아니면 제3지대에서 정치세력화를 할 것인지를 두고 갑론을박이 펼쳐졌다.

이 와중에 윤 전 총장이 국민의힘 의원들과 연쇄 접촉했다는 사실이 알려지면서 관심이 집중되고 있다.

윤 전 총장은 지난달 29일 외가가 있는 강릉에 내려가 강릉이 지역구인 권성동 의원과 만찬을 함께 했다. 두 사람은 어린 시절을 함께 보낸 죽마고우인 것으로 알려졌다. 이날 만남은 윤 전 총장이 외가 친인척을 방문하고 외할머니 산소를 성묘한 이후 이뤄졌다. 이 자리에는 윤 전 총장이 과거 강릉지청에서 근무하던 시절 알고 지내던 지역 인사들도 배석한 것으로 전해졌다.

권 의원은 지난달 31일 한 언론과의 통화에서 “윤 전 총장이 며칠 전 전화를 걸어와서 주말에 지인들과 저녁 식사를 함께했다”고 설명했다.

윤 전 총장은 만찬을 함께 한 일행이 “무조건 대권 후보로 나와야 한다”고 말하자 고개를 끄덕인 것으로 알려져 그가 대선 출마 결심을 확고히 굳혔다는 평가가 나왔다.

일부 언론 보도에 따르면 윤 전 총장은 지난달 26일에는 정진석 의원과 4시간 가까이 만나 술잔을 기울이며 내년 대선 문제에 대해 대화했다. 윤 전 총장은 최근에는 경제학자 출신으로  ‘임대차 3법 반대’ 연설로 주목을 받은 윤희숙 의원을 만나기도 했다.

윤석열, 결단 임박한 듯… “7월까진 입장 밝힐 것” 전망도

정진석 의원은 1일 한 언론과의 통화에서 “정치 참여 선언과 동시에 국민의힘 입당 결심을 해줬으면 좋겠다는 바람을 전했다”면서 “윤 전 총장이 확답하지 않았지만 경청하는 모습이었다”고 설명했다.

윤 전 총장이 국민의힘 의원들을 접촉하면서 국민의힘 입당을 결심한 것 아니냐는 해석이 나오고 있다. 그러나 윤 전 총장 측은 이날 언론을 통해 “윤 전 총장이 입당 여부와 시기는 정해진 것이 없고, 많은 의견을 들으며 고민하는 중이라고 말했다”면서 확대 해석을 경계했다.

정치권 안팎에선 윤 전 총장의 결단이 임박했다는 분석이 나온다. 오는 11일 국민의힘이 전당대회를 열고 새 지도부를 선출하면 본격적으로 대선 국면에 접어들게 되고 더불어민주당의 대선 레이스도 본격화되고 있기 때문에 윤 전 총장도 어떤 식으로든 결단을 내릴 수밖에 없을 것으로 보인다.

김형준 명지대 교수는 한 방송에 출연해 “민주당 같은 경우는 경선 연기론이 되지 않으면 7월부터 본격적인 당내 경선이 시작된다”며 “정치 일정과 맞물려 간다고 한다면 아무리 늦더라도 7월까지는 어떤 형태든 간에 윤 전 총장이 정치적인 입장과 대권에 관한 자기의 의견을 분명히 피력을 할 거라고 본다”고 전망했다.

이어 “더 길어지면 길어질수록 윤석열 전 총장의 지지율은 답보 상태 또는 하락할 가능성이 크다”며 “왜냐하면 잠행에 대한 피로감이 쌓이고 있기 때문에 그런 부분들이 아마 고민의 영역이라고 본다”고 지적했다.

배종호 세한대 교수는 한 방송에서 ‘윤 전 총장의 마음이 국민의힘에 기울었다고 봐도 무리가 없나’라는 질문에 “너무 빠르다. 6월 11일 국민의힘 전당대회에서 누가 당대표가 되느냐에 따라서 선택이 바뀌기 때문에 아직까지는 좀 두고 봐야 한다”고 강조했다.

한수지 기자 newswatch@newswatch.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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