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진 vs 신진, ‘계파 논쟁’ 불붙어

지난 25일 서울 마포구 누리꿈스퀘어에서 열린 국민의힘 제1차 전당대회 비전발표회에서 이준석(왼쪽 두 번째부터), 조경태, 김웅, 윤영석, 주호영, 홍문표, 김은혜, 나경원 당 대표 후보와 김기현 대표 권한대행(왼쪽), 황우여 선거관리위원장(오른쪽)이 파이팅을 외치고 있다./사진=연합뉴스[국회사진기자단]
지난 25일 서울 마포구 누리꿈스퀘어에서 열린 국민의힘 제1차 전당대회 비전발표회에서 이준석(왼쪽 두 번째부터), 조경태, 김웅, 윤영석, 주호영, 홍문표, 김은혜, 나경원 당 대표 후보와 김기현 대표 권한대행(왼쪽), 황우여 선거관리위원장(오른쪽)이 파이팅을 외치고 있다./사진=연합뉴스[국회사진기자단]

[뉴스워치= 한수지 기자] 국민의힘의 새로운 지도부 선출을 위한 6·11 전당대회가 흥행 바람을 타고 있다. 김웅 의원, 이준석 전 최고위원 등 신진 세력이 당권에 도전하면서 영남 중진 중심으로 움직이던 국민의힘에 새로운 바람이 불면서 큰 주목을 받고 있다.

특히 이준석 전 최고위원이 돌풍을 일으키면서 세대교체 바람까지 불고 있다. 이 전 최고위원은 최근 일부 여론조사에서 30%대 지지율을 보이면서 선두를 차지한 것으로 나타났다. 이에 더불어민주당 내에서까지 경계심과 함께 “부럽다”는 반응이 나오고 있고 있는 상황이다.

그러나 이 같은 전대 흥행 분위기가 돌연 계파 논쟁으로 번지면서 갈등이 표출되고 있다.

나경원 전 의원은 지난 26일 SNS에서 대권주자 유승민 전 의원과 가까운 것으로 평가 받는 김웅 의원과 이준석 전 최고위원을 겨냥해 “특정 계파에 속해 있거나 특정 (대권) 주자를 두둔하는 것으로 오해받는 당 대표라면, 국민의힘은 모든 대선주자에게 신뢰를 주기 어렵다”면서 “특정 계파 당 대표가 뽑히면 윤석열·안철수가 과연 오겠나”라며 계파 논쟁에 불을 지폈다.

이에 김웅 의원은 SNS 글에서 “존재하지도 않는 계파를 꺼내 후배들을 공격하고서 용광로 정치가 가능하겠나”라고 비판했고, 이준석 전 최고위원도 “아무리 생각해도 구(舊) 친박(박근혜)계의 전폭 지원을 받고 있는 나경원 후보가 대표가 되면 윤석열 전 검찰총장이 상당히 주저할 것 같다”고 비꼬기도 했다.

중진, 김웅·이준석 집중 견제 “유승민계 계파 정치 주역으로 복귀”

이 같은 상황에서 옛 친이(친이명박)계·비박(비박근혜)계 인사가 중심이 됐다는 평가를 받는 야권의 보수 단체인 국민통합연대가 당대표 경선에서 주호영 의원을 지원하기로 했다는 문건이 나오면서 논란은 더욱 더 확산됐다.

국민통합연대가 지난 25일 지역 조직에 내려보낸 ‘긴급 중앙임원 회의 결과’라는 제목의 문건에는 당 대표 후보로 주 의원을, 최고위원 후보로 조해진·배현진 의원과 정미경 전 의원을 지원하기로 했다는 내용이 담겨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이에 신진 당권주자들은 일제히 반발했다. 이준석 전 최고위원은 페이스북에 이 문건과 관련한 보도 내용을 올린 뒤 “저는 가만히 있는데 다른 후보들이 이것이 척결해야 할 구태라는 것을 보여준다”고 강조했고, 김웅 의원도 “저는 더 이상 계파정치가 없다고 역설했는데 정작 계파정치가 따로 있었다”고 주장했다.

주호영 의원 측 선대위 박종희 선대본부장은 성명을 내고 “(우리와) 사전에 논의한 바 없다”고 확대 해석을 경계했다.

국민통합연대 문건으로 공격을 받자 주 의원도 27일 페이스북을 통해 “계파정치의 피해자였던 유승민계가 전면에 나서서 계파정치의 주역으로 복귀하고 있다”며 “이들의 그림자가 전당대회 시작부터 아른거리더니 본격적으로 모습을 드러내기 시작했다”고 주장했다.

나경원 전 의원도 이날 KBS 라디오에서 김웅 의원, 이준석 전 최고위원을 거듭 겨냥해 “(이번 당대표 선거에) 소위 특정 계파에서는 2명이 나왔다”면서 “야권통합의 당 대표가 되어야 하는데 잘못해서 야권 분열의 당 대표가 되면 어쩌나”라고 목소리를 높였다.

중진과 신진세력의 난타전이 심화되자 정치권 안팎에서는 계파 논쟁이 오랜만에 불고 있는 국민의힘 변화의 바람에 찬물을 끼얹은 것 아니냐는 우려가 나오고 있다.

김성완 시사평론가는 YTN에 출연해 “국민들은 지켜보면서 굉장히 재미있고 흥미롭고 뭔가 다른 변화들을 꿈꾸는 이런 모습들을 좋게 바라보고 있는데 중진들은 당원들, 영남을 바라보면서 자꾸 계파 얘기 꺼내고 이렇게 하는 모습을 어떻게 지켜볼까”라며 “도로 원래 그 당 색깔로 다시 덧칠하고 있는 것처럼 보이지 않을까 그런 생각이 든다. 평가가 굉장히 안 좋게 나올 거라고 생각한다”고 강조했다.

한수지 기자 newswatch@newswatch.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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