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호영, 최재형까지 거론하며 “당 경선 문 활짝 열겠다”

국민의힘이 최재형 감사원장을 대선주자로 띄우기 시작하면서 그 배경에 관심이 쏠리고 있다./사진=연합뉴스
국민의힘이 최재형 감사원장을 대선주자로 띄우기 시작하면서 그 배경에 관심이 쏠리고 있다./사진=연합뉴스

[뉴스워치= 한수지 기자] 차기 대선이 1년도 남지 않은 상황에서 국민의힘이 연일 당 밖으로 시선을 돌리고 있다.

윤석열 전 검찰총장에게 러브콜을 보내던 국민의힘이 이번에는 최재형 감사원장 띄우기에 나섰다. 김종인 전 국민의힘 비상대책위원장은 한 언론 인터뷰에서 “흙수저에서 시작해 드라마틱한 스토리가 있는 인물”이라며 김동연 전 경제부총리에게 눈독을 들이고 있다.

국민의힘 당대표 선거에 출마한 주호영 의원은 지난 19일 기자회견에서 국민의당 안철수 대표, 윤석열 전 검찰총장, 최재형 감사원장 등을 차례로 언급한 뒤 “당 밖의 유력 주자들이 당 경선에 참여하도록 문을 활짝 열겠다”고 약속했다.

국민의힘 한 중진 의원은 한 언론과의 통화에서 “최 원장이 차기 대통령감 아니냐는 인식을 가진 국회의장 출신 원로 몇 분이 최 원장과 직접 접촉하는 것으로 안다”고 주장했다.

윤석열 이어 최재형 카드까지 만지작… 왜?

최재형 감사원장에 대한 국민의힘의 기대감은 사실 어제오늘의 일은 아니다. 최 감사원장이 문재인 정부의 탈원전 정책에 대해 거침없는 직언을 쏟아낼 때마다 국민의힘 내에서는 ‘제2의 윤석열’이라는 반응이 나왔다. 물밑에서는 최 원장을 대선주자로 영입해야 한다는 목소리도 오고갔다.

이 같은 목소리는 윤석열 전 총장에게 관심이 집중되면서 한동안 수면 아래 가라앉아 있었다.  그러나 대선이 임박하자 다시 고개를 들기 시작한 것이다. 

이 같은 현상이 나타나는 근본 원인은 야권이 대선주자 기근을 겪고 있기 때문이다. 현재 대선주자 관련 여론조사에서 지지율 10%를 넘는 국민의힘 후보는 없다. 모두 한 자릿수의 지지율을 보이며 존재감을 나타내지 못하고 있다.

이에 윤석열 전 총장에게 모든 관심이 쏠렸지만 윤 전 총장은 지난 3월 초 총장직에서 사퇴한 이후 대선 출마에 대한 명확한 입장을 밝히지 않은 채 잠행을 이어가고 있다.

국민의힘을 비롯한 야권에서 윤석열 전 총장과 김동연 전 부총리에 이어 ‘최재형 카드’까지 다시 떠오른 것은 대선주자 기근에 대한 초조함의 발로로 해석된다. 윤 전 총장이 대선에 불출마하거나, 대선에 출마한다고 하더라도 검증 과정에서 치명적인 상처를 입어 사실상 중도 낙마할 경우를 대비해 대안을 마련해 놓으려는 의도로 풀이된다. 또 대선주자 영입 문제가 당권주자들의 이슈 경쟁에 활용되고 있는 측면도 있어 보인다.

김현아 국민의힘 비대위원은 20일 SBS ‘주영진의 뉴스브리핑’에 출연해 “국민의힘 자체 내에 유력한 후보가 없다보니까 당 대표 경선에 출마한 분들이 경쟁적 요소로 대권후보에 대한 접촉 능력을 앞다퉈 제시하는 것 같다”며 “윤석열 전 총장의 잠행이 길어지면서 대선 행보가 늦어지는 것도 영향이 있는 것 같다”고 강조했다.

한편 최재형 감사원장은 한 언론과의 통화에서 자신이 야권의 대선주자로 거론되는 것에 대해 “그에 대해 얘기할 상황이 아닌 것 같다”며 “제가 무슨 말을 하더라도 이상한 상황이 되기 때문에 (더 언급하지 않겠다)”라고 말을 아꼈다.

한수지 기자 newswatch@newswatch.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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