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5월 중순 아니면, 6월 이후?”, 윤석열 향후 행보 놓고 다양한 전망 제기

윤석열 전 검찰총장이 4·7 서울시장 보궐선거 사전투표 첫날인 지난달 2일 서울 서대문구 남가좌1동 주민센터에 마련된 사전투표소에서 부친인 윤기중 연세대 명예교수와 함께 투표를 한 뒤 나오고 있다./사진=연합뉴스
윤석열 전 검찰총장이 4·7 서울시장 보궐선거 사전투표 첫날인 지난달 2일 서울 서대문구 남가좌1동 주민센터에 마련된 사전투표소에서 부친인 윤기중 연세대 명예교수와 함께 투표를 한 뒤 나오고 있다./사진=연합뉴스

[뉴스워치= 한수지 기자] 윤석열 전 검찰총장의 침묵이 길어지고 있다. 윤 전 총장은 지난 3월 4일 여당의 중대범죄수사청(중수청) 설치 추진에 대해 반발해 사퇴한 이후 두 달이 넘게 잠행을 이어가고 있다.

윤 전 총장이 사퇴 이후 공개 행보를 한 것은 지난달 2일 4·7 재보궐선거를 앞두고 사전투표를 위해 서울 서대문구 남가좌1동 주민센터에 나타난 것이 유일하다. 일부 언론을 통해 윤 전 총장이 전문가들을 만나 외교안보, 노동, 보건복지 분야 등에 대한 학습을 하고 있다는 소식만 간간이 들리고 있다.

당초 정치권에서는 윤 전 총장이 재보선 결과에 따른 정치권 파장을 지켜본 이후 본격적으로 대권 행보를 시작할 것이라는 전망이 나왔다. 그런데 재보선이 끝난지 한 달이 넘어가고 있지만 윤 전 총장은 아직 움직이지 않고 있다.

윤 전 총장이 정치권 상황을 예의주시하며 최적의 등판 시기를 저울질하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

김종인 국민의힘 전 비상대책위원장은 지난 2일 KBS 시사프로그램 ‘일요진단’에 출연해 “최근 윤 전 총장 주변에서 이런저런 얘기가 나오는데 그런 얘기를 다 들으면 조금 혼란스럽고 제대로 정리할 시간도 필요할 것”이라며 “그러고 나서 자기가 확신이 서면 5월 중순 정도에 자기 의사를 표시하지 않을까 생각한다”고 전망했다.

그가 쉽게 움직이지 못하는 이유는 대선 레이스에 뛰어들 경우 제3지대에서 정치 세력화를 도모할 것인지 아니면 국민의힘에 입당할 것인지 문제를 아직 결론을 내리지 못했기 때문이라는 분석도 있다. 일각에서는 윤 전 총장이 국정운영 방향에 대한 확신이 아직 서지 않은 만큼 6월까지도 고민을 계속할 것이라는 전망도 나온다.

윤석열, 등판 결단 미루는 이유는?

하태경 국민의힘 의원은 최근 CBS 라디오에서 “윤 전 총장 입장에서는 조금 더 시간을 두고 보는 것 같다. 아직 국정을 어떻게 운영할 것인지, 이런 것에 대한 자기 확신이 조금 부족한 것 같다”며 “5월, 6월까지도 갈 것 같다”고 주장했다.

그러면서 하 의원은 윤 전 총장이 국민의힘에 입당하기는 힘들 것이라는 전망을 내놨다. 하 의원은 “지금 상황에서는 오기 어려울 것 같다”며 “왜냐하면 윤석열과 함께하는 가까운 분들도 있을 텐데 최근에 보면 윤 전 총장의 호남 지지율이 놀랍게도 이재명 경기도지사나 이낙연 전 민주당 대표를 다 이기는 걸로 나오는 게 있다”고 지적했다.

이어 하 의원은 “그런데 만약에 윤석열 전 총장이 우리 당 쪽으로 오면 그 지지율이 꺾일 가능성이 많다”며 “그런 면에서 어쨌든 독자세력으로 있어야 된다. 기존에 자기 지지세를 유지하기 위해서는, 그런 주장이 저는 강해질 것 같다”고 전망했다.

일각에서는 윤 전 총장이 6월초로 예정된 국민의힘의 차기 지도부 선출을 위한 전당대회 결과를 지켜본 후 등판할 것이라는 전망도 나온다.

윤 전 총장과 같은 파평 윤씨 종친인 윤여준 전 환경부 장관은 지난 10일 MBN에 출연해 “윤 전 총장이 양당 지도부가 어찌 구성되는지 보고 판단할 것이라는 생각으로 바라보면 국민의힘 전당대회 때까지 지켜볼 거라고 생각할 수 있을 것”이라며 “그런데 저는 그럴 것 같지는 않다. ‘내 갈 길’을 준비해야지 지도부가 누가 된다고 (계획을) 바꾸겠나”라고 주장했다.

윤 전 총장의 침묵이 길어질수록 대권 경쟁력이 약화될 것이라는 주장도 거론되고 있다. 신율 명지대 교수는 11일 한 언론을 통해 “잠행이 길어질수록 여당의 검증 공세 등 리스크에 허술해질 수밖에 없다”면서 “명확한 의사 표시가 없으면 경쟁력도 떨어진다”고 강조했다.

김종인 전 위원장은 지난 10일 고(故) 이한동 전 국무총리의 빈소에서 취재진과 만나 “그 사람(윤석열)에 대해 더이상 묻지 말라”며 “내가 뭐 결과를 기다리는 것도 아니고. 목적 의식도 없는데 무조건 내가 먼저 무슨 관심을 두거나 그러지는 않을 것”이라고 냉소적 반응을 보였다.

한수지 기자 newswatch@newswatch.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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