송영길 ‘코로나 백신·부동산’에 주력, 친문 강경파는 ‘검찰개혁’에 방점

지난 3일 송영길 더불어민주당 대표가 국회에서 열린 최고위원회의를 주재하고 있다./사진=민주당 제공
지난 3일 송영길 더불어민주당 대표가 국회에서 열린 최고위원회의를 주재하고 있다./사진=민주당 제공

[뉴스워치= 한수지 기자] 더불어민주당 송영길 대표 체제가 4·7 재보궐선거 민심 수습과 대선 승리를 목표로 내걸고 출범했으나 노선 갈등 조짐을 보이면서 위태위태한 시간을 보내고 있다.

지난 2일 민주당은 전당대회를 열고 비문 성향의 송영길 대표를 새로운 당 대표로 선출했다. 최근 민주당 원내대표로 친문 핵심인 윤호중 의원이 선출되면서 당 대표까지 친문 핵심인 홍영표 의원이 선출될 경우 강성 친문의 목소리가 더욱 높아질 것이라는 전망이 제기됐었다.

이 같은 우려 속에 송영길 대표가 홍영표 의원을 0.59%포인트 차이로 꺾고 신승을 거두면서 친문 쏠림 현상은 막을 수 있게 됐다. 그러나 강성 친문인 김용민·강병원·김영배 의원이 최고위원에 당선돼 지도부에 입성하면서 친문 세력의 위력을 다시 한번 확인시켜줬다.

친문 다수가 지도부에 입성하면서 벌써부터 노선 갈등 조짐을 보이고 있다. 송영길 대표와 비문 성향 지도부는 부동산·코로나19 백신 등 민생 이슈에 집중하겠다는 입장을 보이고 있는 반면 친문 지도부는 검찰개혁을 비롯한 ‘개혁과제’ 완수에 방점을 찍고 있다.

지난 6일 고용진 수석대변인은 브리핑에서 송영길 대표가 지난 4일 문재인 대통령과의 오찬에서 “백신과 부동산 문제에 방점을 두고, 그 문제부터 우선적으로 특위를 구성하겠다”고 말했다고 전하며 “송 대표가 대통령과의 독대에서 검찰개혁 속도 부분에 대해 특별한 언급은 안 했다”고 설명했다.

이어 “(당내에) 검찰개혁을 빨리하자는 일부 의견이 있지만 당 대표는 현재 이런 기조로 움직이고 있다”고 덧붙였다.

‘민생 우선이냐’ ‘검찰개혁 완수’냐 갈림길

송영길 대표는 지난 3일 기자간담회에서는 “봉하마을, 5·18 묘지 참배도 미루고 백신과 부동산 정책을 리뷰할 생각”이라며 우선적으로 코로나 백신과 부동산 문제 해결에 집중하겠다는 입장을 분명히 했다.

범이재명계로 분류되는 국회 법사위 간사인 백혜련 최고위원도 YTN 라디오에서 “모든 것의 기준은 정권 재창출”이라며 “당내에서 무엇보다도 지금은 민생 이슈에 집중해야 한다는 의견들이 많다”고 설명했다.

백 최고위원은 “백신 문제, 부동산 문제가 전 국민적으로 심각하기 때문에 우선적으로 추진하면서 검찰 개혁의 문제도 다시 방향을 정해서 나가는 것으로 될 것”이라고 밝혔다.

반면 강성 친문 김용민 최고위원은 지난 3일 최고위원회의에서 “국민과 당원들께서는 저를 최고위원으로 일하게 해주셨고, 그 뜻이 민주당에 개혁이 더 필요하다는 명령이라고 생각한다”며 “민생과 개혁이 서로 다르지 않음을 분명하게 말씀드리고 싶다”고 강조했다.

김 최고위원은 “개혁 과제를 완수하라는 국민의 염원은 무거운 책임으로 느껴지고 있다”며 “검찰개혁 뿐만 아니라 언론 개혁, 부동산 투기 근절을 위한 개혁, 각종 민생개혁을 과감하고 속도감 있게 추진하겠다. 이를 위해 검찰개혁특위가 다시 신속하게 활동할 수 있도록 하겠다”고 밝혔다.

김용민 최고위원이 참여하고 있는 ‘처럼회’를 비롯한 강경파 의원들은 ‘검수완박’(검찰 수사권의 완전 박탈)을 촉구하는 독자 행동에 나설 움직임까지 보이고 있다.

검찰개혁에 대해 강경 입장을 보여온 처럼회는 지난 6일 모임을 열고 검찰개혁 추진 방향을 논의한 것으로 알려졌다. 이들은 지도부에게 민생 문제 뿐만 아니라 검찰개혁 완수를 위해 강력한 드라이브를 걸어야 한다고 요구할 것으로 전망된다. 이 때문에 민주당의 노선 갈등이 본격화되는 것 아니냐는 전망이 나오고 있다.

그러나 이들은 민주당의 노선 갈등으로 비춰지는 것을 경계하는 분위기다. 한 참석자는 한 언론과의 통화에서 “지도부와의 노선차나 시각차는 없다. 민생 우선에 반대할 사람도 없고, 중단없는 개혁에 반대할 의원도 없는 것으로 안다”며 “지도부와 논의하며 절차를 밟아나가야 할 것”이라고 밝혔다.

한수지 기자 newswatch@newswatch.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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