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일 공매도 재개 불안 여전, 14개월 전과 달라진 점 살펴보니 
전문가가 본 개인투자자에 미칠 영향 및 유의할 종목은 무엇

사진=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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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뉴스워치= 문다영 기자] 공매도가 드디어 재개됐다. 14개월만이다. 개인투자자들의 우려가 여전히 높은 가운데 공매도 재개 후 주식시장에 대한 다양한 전망들이 교차하고 있다. 특히 주식시장이 급락하지는 않을지, 개인투자자들에게 어떤 영향을 미칠지, 투자자들은 어떤 종목을 조심해야 하는지 등을 두고 이른바 '동학개미'들의 관심이 무척이나 높은 상황이다. 공매도 재개는 주식시장에 어떤 변동을 가져올까.

지난해 3월, 금융당국이 코로나19로 인해 공매도를 금지한 지 1년 2개월만인 3일, 공매도가 부활했다. 공매도는 부분 재개되는데 코스피200·코스닥150 지수 구성종목에 한해 공매도의 문이 열린다. 개인 투자자도 공매도 거래를 할 수 있도록 창구를 마련하는 등 새로운 개인대주제도도 함께 시행된다. 

올 초 공매도 재개에 대한 언급이 나오자마자 불거진 개인투자자들의 우려는 계속 이어지고 있는 중이다. 특히 코로나19 사태 후 세간의 분위기에 떠밀리듯 주식시장에 유입된 이들의 경우 공매도에 대한 일각의 우려에 무작정 동참하면서 불안감이 더 커지기도 했다. 

공매도는 주가 하락이 예상되는 상황에서 주식을 빌려서 팔고 주가가 내려가면 판 가격보다 저렴하게 매입해 빌린 주식을 갚고 차익을 내는 투자 방식이다. 기업 가치를 제대로 평가할 수 있다는 순기능이 강조되고 있지만 개인투자자들은 공매도가 기관 및 외국인 투자자를 중심으로 이뤄지고 있다며 반발해왔다. 공매도 재개 논의 시점, 한국주식투자자연합회(한투연)가 "나는 공매도가 싫어요"라는 문구를 적은 버스를 서울 시내에서 운행하기도 했고, 청와대 국민청원 게시판에도 공매도 금지 및 폐지를 요구하는 글이 올라와 청와대가 답변에 나서기도 했다.

청와대는 공매도를 금지할 수는 없다며 원론적 답변을 내놨지만 불법공매도에 대한 철저한 단속 등 제도의 문제점 개선을 약속하고 나섰다. 금융위 역시 공매도 관리시스템을 재정비하고 불법공매도에 대한 처벌수준 강화, 개인의 공매도 기회 확충 등 관련 제도개선 등을 준비해왔다. 

◆ 14개월 전과 달라진 점은? 

그렇다면 어떤 점이 달라졌을까. 우선 불법 공매도에 대해 과징금 및 형사처벌이 가능해진다. 기존에는 불법 공매도시 과태료가 1억원 이하라 솜방망이 처벌이라는 비판이 나왔지만 이제는 불법 공매도시 1년 이상 징역형 또는 불법행위로 이득을 본 금액의 3~5배까지 벌금을 내도록 하고 있다. 

그런가 하면 증권사 및 거래소가 이중적발시스템을 구축하고 대차거래 불투명 논란 해소에 나선다. 이로써 증권사는 공매도 거래를 5년 동안 의무 보관해야 하며 위탁 주문 중 불법공매도 의심거래를 수시로 점검해야 한다. 거래소의 경우 특별감리단 신설해 불법공매도 적발시스템을 구축했고, 불법공매도 점검주기는 6개월에서 1개월로 단축, 보다 신속하고 꼼꼼한 체계를 세웠다. 

무엇보다 개인투자자가 공매도를 활용할 수 있는 새로운 개인 대주제도를 주목할 만하다. 개인 공매도는 과거에도 가능했지만 규모가 무척 작았던 데 비해 공매도 재개와 함께 규모가 크게 늘었다. 증권금융 및 증권사에서 제공하는 개인대주제도를 활용할 수 있는데 개인대주 주식대여로 확보된 물량은 2조 4000억원 규모로 공매도가 금지되기 이전인 2019년보다 60배나 확대됐다. 개인에게 주식을 빌려주는 증권사의 수도 종전 6개사에서 17개사로 늘었다.

다만 개인의 경우 기간 제한 없이 빌린 주식을 보유할 수 있는 외국인 및 기관과 달리 손실이 발생하더라도 최대 60일 안에는 갚아야 한다는 점, 주식을 빌릴 때 내야 하는 수수료 및 담보비율이 개인이 높다는 점 등에 대해서는 여전히 '기울어진 운동장'이라는 비판이 이어지고 있다. 공매도를 하며 예측했던 것과 달리 계속 주가가 오를 경우 손실은 계속 커지고 손실 상황에서 갚아야 하는 시점이 도래할 수 있기에 개인투자자들에게 공매도는 더 큰 위험부담일 수밖에 없다. 이런 이유들로 인해 개인 투자자들로서는 기관 투자자에 밀릴 수밖에 없다는 인식이 이어지고 있는 상황이라 같은 수준으로 맞춰줄 필요가 있다는 요구가 계속 나오고 있다.

사진=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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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개인투자자에 미치는 영향은?

공매도가 재개되면서 개인투자자들의 가장 큰 관심사는 "내가 보유한 주식의 주가 변동에 영향을 미칠까", "주가 빠져서 개미들만 손해를 보는 구조가 되는 건 아닌가" 등이다. 

실제 개인투자자들의 이같은 경계심으로 인해 주식시장은 다소 움츠러든 모습을 보이기도 했다. 한국거래소 집계 결과, 지난 4월 개인투자자들이 순매수한 금액은 3월보다 1조 2292억원 감소한 5조 131억원으로 파악됐다. 개인 순매수 강도가 가장 높았던 지난 1월 20조 6413억원과 비교하면 무려 76% 급감한 수준이다. 다만 이같은 현상을 우려할 점으로 볼 이유는 없다는 것이 금융 전문가들의 분석이다. 삼성증권은 이미 4월에 공매도에 대한 우려가 반영됐다고 분석하면서 공매도 재개 후 개인투자자들이 우려하는 악재만 이어지지는 않을 것이라 진단했다. 신승진 삼성증권 연구원은 이날 보고서를 통해 "실제 공매도가 재개되면 우리 기업들의 주가는 빠질까? 모두 걱정하는 악재는 악재가 아니다"며 "공매도에 대한 부담이 없고 실적 개선과 배당 매력이 높은 기업들에 관심을 가질 필요가 있다"고 조언했다.

그런가 하면 공매도 재개가 개인투자자들에게 큰 영향을 끼치지는 않을 것이라는 전망도 나왔다. 우석진 명지대 경제학과 교수는 이날 MBC라디오 '김종배의 시선집중'에 출연해 공매도 재개 이후를 전망했다. 우선 그는 개인투자자들의 불안감에 대해 "'저 주식을 사지 못했던 기회'에 대해 아쉬워하는 것과 '내가 들고 있는 주식이 공매도라는 제도 때문에 떨어졌다'는 다르다. '쟤 때문에 손해를 봤다'는 것이 실현되면 분노로 이어진다. 그러면 사람들이 원인을 찾게 되고 왜 이런 제도가 존재하는가에 대해 불만이 쌓이게 되는 것"이라고 설명했다. 

그러면서 그는 개인투자자들에게 공매도 재개가 영향을 미칠 것인가에 대해 "시점의 문제인데 지금은 장세가 괜찮은 편"이라고 진단하고 "거래량이 많고 공매도 재개가 코스피200과 코스닥150 종목만 제한해서 허용하는 것이기 때문에 공매도 재개로 인해 주가에 영향을 줄 수 있는 가능성은 제한적이다"고 전망했다. 

또 우 교수는 공매도가 개인투자자엔 악(惡), 기관투자자에겐 선(善)이라는 인식에 대해서도 '오해'라고 지적했다. 오히려 소액 투자자들을 보호해주는 면이 있다고도 했다. 그는 "기관은 공매도 쳐서 돈을 벌고 그래서 주가가 떨어지면 개인투자자는 손해를 본다는 이런 생각인데 사실 공매도가 있으면 펀더멘탈, 적정주가로 빠르게 수렴을 하게된다"면서 " 공매도가 없어서 적정주가를 찾지 못하고 과대평가돼서 오랫동안 머물러 있다고 하면 투자자들이 상투의 끝을 잡게 된다. 공매도는 일반 개미투자자들이 상투 잡고 큰 손해를 보는 일을 막아주는 순기능을 한다"고 설명했다. 

◆ 공매도 영향 큰 종목 따로 있을까?

또 한가지, 공매도 재개에 따른 개인투자자들의 우려는 공매도 재개로 인해 우려되는 종목들은 무엇인가 하는 것이다. 공매도 재개로 인해 앞서 일궈낸 주가 상승폭이 반납되면 손해로 이어질 수 있다는 우려다. 

전문가들은 시가총액 대비 공매도 잔액 비율이 높은 종목군에 유의할 필요가 있다고 진단한다. 공매도 금지 기간 후에도 공매도 잔고가 남아 있는 '공매도 잔고 부담'의 경우 공매도에 노출된 종목이라는 뜻이기에 충격이 우려된다는 것. 지난 4월말 기준, 시가총액 대비 공매도 잔액 비율이 높은 종목군으로 코스피에서는 롯데관광개발(6.69%) 호텔신라(3.17%) 셀트리온(2.83%) 등이 있으며 코스탁에는 신라젠(9.06%) 케이엠더블유(4.88%) 에이치엘비(4.63%) 등이 있다. 

그런가 하면 최근 들어 대차잔고가 크게 증가한 종목이 있다면 유의할 필요가 있다. 대차잔고는 주로 기관이나 외국인 등 투자자가 주식을 빌린 뒤 갚지 않은 것으로, 공매도 대기 자금으로도 여겨진다. 이와 더불어 실적이 급격히 떨어지거나 실적 우려가 있는 종목들 역시 자칫 공매도 '선수'들의 타깃이 될 수 있기에 개인투자자들이 우선 피해야 할 종목으로 분류되고 있다. 

한편 공매도 재개 후 여론은 여전히 불안감을 호소하고 있다. 대다수 여론은 여전히 기관 및 외국인 투자자와 국내 개인 투자자 간 공매도 활용성에서 형평성이 어긋난 부분이 존재한다면서 "기울어진 운동장을 제대로 공사하지 않았다"는 비판을 내놓고 있다. 그런가 하면 일부 투자자들의 경우 공매도 재개에도 주가가 "하락하지 않았다", "현상유지 했다"는 것은 안심할 일이 아니라 더 오를 수 있는 가격을 공매도가 내리누른 것이라며 우려를 내놓고 있다.

문다영 기자 newswatch@newswatch.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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