황교안-나경원 전 지도부, 줄줄이 몸풀기 나서

[뉴스워치= 김선주 기자] 국민의힘 전당대회 및 내년 대선 등을 앞두고 ‘올드보이’들이 속속 귀환하고 있어 귀추가 주목되고 있다.

특히 국민의힘 전당대회에는 이미지 쇄신 차원에서 초선 의원들의 출마 움직임까지 일고 있는 가운데 올드보이의 귀환에 일부 곱지 않은 시선이 쏠리고 있다. ‘도로 한국당’이 되는 것 아니냐는 비판인 것이다.

대표적인 인사가 나경원 전 자유한국당(현 국민의힘) 원내대표이다. 전국적 인지도가 높은 그는 서울시장 후보 경선 과정에서 높은 당내 지지기반을 확인했다.

나 전 원내대표는 26일 페이스북에 “결국 역사는 순리대로 흘러갈 것이라 믿어 의심치 않는다”면서 “바르게 다시 세운다는 것은 늘 힘겹고 지난한 일이지만 그럼에도 누군가는 꼭 해놓고 가야 할 일이기도 하다”라고 밝혔다. 전당대회 출마를 선언하지는 않았지만, 사실상 전당대회 출마선언으로 읽히는 대목이다. 주호영 대세론, 초선 쇄신론이 맞서 나경원 전 의원이 몸풀기에 들어간 셈이다.

당대표 선거에 나서는 조해진 의원은 이날 YTN 라디오에 출연해 “(나경원 전 원내대표의 당대표 출마론에 대해)가능성 있다고 본다, 긍정적으로 검토할 필요도 있다”고 전대 출마 가능성을 점쳤다.

원외인 6선의 김무성 전 대표도 전당대회 여론조사에서 이름이 거론되고 있는 등 언제든 전대의 한 축이 될 수 있는 상황이다. 그는 2020년 총선 불출마 뒤 마포에 ‘더 좋은 세상으로’(마포포럼) 사무실을 만들고, 외곽에서 보수재집권을 위해 움직이고 있다.

황교안 전 미래통합당 대표가 지난 26일 국회 본청 앞 국민의힘 최승재 의원의 천막농성장을 찾아 격려하고 있다./사진제공=연합
황교안 전 미래통합당 대표가 지난 26일 국회 본청 앞 국민의힘 최승재 의원의 천막농성장을 찾아 격려하고 있다./사진제공=연합

황교안 전 미래통합당(국민의힘 전신) 대표도 정치 재개를 위해 슬슬 기지개를 켜고 있다. 황 전 대표는 26일 소상공인들의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손실보상 소급 적용 입법을 요구하기 위해 국회 본관 앞에서 천막 농성을 벌이고 있는 최승재 의원을 찾았다. 지난해 4월 총선 패배 이후 1년 만의 국회 방문이다.

대선 출마와 관련, 황 전 대표는 “제가 판단할 일이 아니라 국민께서 판단할 일”이라면서 “국민의 뜻을 받들어야 한다고 생각한다, 그때까지 저는 제 책임을 다하겠다”고 출마 가능성을 배제하지 않았다.

앞서 황 전 대표는 지난 2월 참회록 ‘나는 죄인입니다’를 출간하며 정치 행보에 시동을 건 바 있다.

이에 대해 성일종 국민의힘 비상대책위원은 27일 황교안 전 대표의 정치행보에 대해 부정적으로 평가하며, 올드보이의 귀환에 시큰둥한 반응을 나타냈다.

성일종 비대위원은 이날 MBC라디오 ‘김종배의 시선집중’에 출연, “지난 총선에서 대패했고 당시 사령관을 하셨다”면서 “지금 몸을 푸시든 뭐든 개인의 자유겠지만 바람직하지 않다”고 지적했다.

특히 그는 “장수들은 시대 흐름이 쓰이면 그로부터 마감하고 또 다른 미래를 위해서 도와주거나 희생하는 것이 더 아름답다”면서 당내에 황 전 대표의 정치행보에 부정적 기류가 많다고 전했다.

나경원, 황교안 두 사람이 현재 패스트트랙 재판 중인 것도 당내에서 우려하는 분위기다. 황 전 대표, 나 전 원내대표가 지난 2019년 국회 패스트트랙 충돌 사태 당시 회의장 점거 등 회의 개최를 방해한 혐의로 재판을 받고 있어, ‘도로 한국당’이라는 이미지 탈피를 벗어나기 어렵게 할 가능성이 높기 때문이다.

김선주 기자 newswatch@newswatch.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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