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워치=사설] 4.7 서울-부산시장 보궐선거 공식 선거운동이 25일 시작됐다. 이번 보궐선거는 시장을 새로 뽑는 의미를 넘어 내년 대선까지 맞물려 여야간 사활을 건 승부가 점쳐지고 있다.

이에 따라 각 후보는 물론 정당 지도부가 동원 가능한 모든 화력을 집중해 맞불을 놓고 있다. 서울시장에 출마한 더불어민주당 박영선 후보와 국민의힘 오세훈 후보는 25일 0시를 기해 편의점과 지하철 차량기지를 찾아 공식 선거운동에 돌입했다.

박 후보는 이날 구로구 신도림역 인근에서 출근 인사를 하며 “이번 서울시장은 코로나19를 하루라도 빨리 종식시키는 민생시장이어야 한다”고 밝혔다. 오 후보는 오전 은평구 응암역 등을 찾아 “서북권 발전이 가장 정체돼 있다”며 “시장이 되면 확 바꾸겠다”고 말했다.

부산에서 맞붙은 더불어민주당 김영춘 후보와 국민의힘 박형준 후보도 이날 시민들을 직접 만나 한 표를 호소했다. 무엇보다 이번 선거는 내년 대선을 앞두고 치러지는 전초전 성격이 강한 만큼 여야간 네거티브 공방이 치열할 것으로 예상된다.

박영선 후보는 오세훈 후보의 시장 시절 ‘내곡동 땅 셀프 보상’ 의혹에 대해 “LH 사태의 원조 격”이라고 비판했다. 민주당 지도부도 오 후보가 재작년 광화문 태극기 집회에 참석해 문재인 대통령을 독재자라고 비난한 극우 세력이라고 꼬집었다.

이에 오세훈 후보는 “문 대통령이 반통합과 분열의 정치를 한다고 지금도 굳게 생각한다”며 “그게 독재자 아니냐”고 정권심판론으로 되받아쳤다. 이와 함께 오 후보는 박 후보가 서울시장이 되면 박원순 시즌 2가 되고, 재난위로금 10만원 지급 공약은 ‘돈풀리즘’이라고 날을 세웠다.

더불어민주당 김영춘 부산시장 후보는 힘 있는 여당시장론을 강조했고, 선대위는 “지역발전과 부산의 미래를 논해야 할 선거를 온갖 비리의혹으로 오염시킨 국민의힘과 박 후보는 부산시민 앞에 무릎 끓고 사죄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국민의힘 박형준 후보는 문재인 정권과 오거돈 심판론을 내세워 “정권 심판에 대해 민심이 크게 들끓고 있는데, 그 민심을 잘 받들어서 반드시 지난 4년 문재인 정권의 실정과 오만, 위선을 극복하는 선거가 되도록 하겠다”고 밝혔다.

공식 선거운동 초반이지만, 후보들은 정책이나 공약 경쟁보다는 상대 진영 약점 파고들기에 치중하는 양상이다. 이 때문에 네거티브 공방이 투표율과 더불어민주당 조직표, 재난지원금 지급 효과, 야권 단일화 효과와 함께 선거결과를 좌우할 5대 변수로 꼽는다.

물론 이번 선거에서 네거티브 공방 우려는 지금까지 선거 판세가 잘 대변한다. 전임 시장들의 성추행 사건, 부동산 가격 폭등, LH 사태 등 여권으로선 선거운동 초반, 힘겨울 지경이다. 다수의 여론조사에서도 국민의힘 후보에게 뒤지고 있는 점도 반전의 기회를 노릴 수 밖에 없게 됐다.

민주당은 이명박.박근혜 국정농단 세력의 준동을 막기 위한 깨어 있는 시민(깨시민)의 행동이 절실한 때라며 서울은 1%포인트 차이의 접전이, 부산은 주말을 기점으로 승기를 잡을 수 있다고 자신감을 내비쳤다.

반면 야권 단일화를 성공하고 여론조사에서 우위를 점한 국민의힘은 “서울시장은 안 대표가 중요성을 인식하고 행동에 나선 것이 판세를 전환하고 지지율이 앞서가는 데 큰 공이 있다”며 “끝까지 서로 협력해서 국민들이 지긋지긋해하는 민주당 시정을 되찾아올 소중한 계기를 만들었다”고 강조하고 있다.

이처럼 선거 분위기가 고조되면서 언제든지 ‘네거티브’ 형태의 선거운동이 연일 고개를 들 우려가 높다. 각종 비방과 억지, 깎아내리기가 난무하고 상대 후보를 인정하거나 건전한 경쟁자로 평가하는 모습은 지금까지 찾아보기 힘들었다.

실제로 유권자들은 시정 현안에 대해 나름대로 진단하고 해법을 제시하는 후보를 원한다. 서울과 부산시의 미래 비전을 담보할 역량이 있는지, 진정성이 담겼는지 시민들은 살필 것이기 때문이다.

하지만 선거운동 초반, 소모적인 폭로와 공방전을 보면 기대했던 후보 간 정책.자질대결은 뒤로 밀릴 것이라는 걱정이 앞선다.

이제 정책 공약보다 상대의 약점을 찾아내 선거의 대세를 잡을 수 있는 시대는 지났다. 상대 진영을 흠집내거나 네거티브로 혼란과 불신을 키운다면 유권자들의 무관심과 투료율 저조로 이어질 수 있다는 점을 후보들은 새겨 들어야 한다.

거듭 강조하지만 철저히 준비된 후보만이 시민들의 선택을 받을 수 있다는 점을 상기해 악의적 흠집내기 선거 전략을 더 이상 펼쳐선 안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