백신접종자 부작용 보험 등장, 기존 보험 보장 강화 상품 늘어날 듯
코로나19 완치자 신규가입은 어려워…완치자 아우르는 대책마련 필요

사진=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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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뉴스워치= 문다영 기자] 코로나19 바이러스가 전세계를 뒤덮은 지 1년이 넘었다. 국내에서도 백신 접종이 시작되면서 다시 일상으로 돌아갈 수 있을 것이라는 희망이 부풀어오르고 있다. 그런데 보험업계에서는 코로나19와 관련, 차별적 정황이 포착되고 있다. 코로나19 백신 접종자에게는 부작용을 보장하는 보험이 등장했지만 코로나19 완치자들은 완치 후 3개월이 지나면 가입이 가능한 상품들도 사실상 가입 거부를 당하는 일이 적지 않다. 앞으로 더 다양한 관련 상품들이 출시될 가능성이 점쳐지는 가운데 코로나19에 걸렸던 이와 그렇지 않은 이에 대한 '보험 차별'이 생겨날 수 있어 우려가 나오고 있다. 

◇ 백신접종 부작용 보장 상품 속속 출시

26일 보험업계에 따르면 최근 들어 코로나19 백신 접종과 관련한 보험 상품들이 속속 나오고 있는 상황이다. 삼성화재와 라이나생명은 25일 나란히 코로나19 백신 부작용인 '아나필락시스' 관련 보험을 내놨다. 아나필락시스란 중증 전신 알레르기 반응으로 백신 접종 부작용 중 하나로 꼽힌다.

삼성화재의 경우 기존 건강보험에 '응급의료 아나필락시스 진단비' 특약을 신설했다. 응급실에 내원해 아나필락시스 진단을 받으면 연 1회에 한해 200만원이 지급된다. 삼성화재는 해당 특약에 대해 손해보험협회에 배타적 사용권을 신청한다는 계획이다.

라이나생명은 '(무)안심되는 아나필락시스쇼크진단보험'을 출시했다. 이 상품 역시 아나필락시스 진단이 확정되면 최초 1회에 한해 최대 200만원을 지급한다. 보험료는 40세 여성 기준 연 4160원으로 소액 단기보험에 해당되며, 코로나19 백신 접종을 받았음에도 변종 바이러스로 인해 사망할 시에는 최대 2000만원을 지급한다. 

이와 더불어 앞으로 보험업계에서 코로나19와 관련한 보험 출시가 활발히 이뤄질 것이라는 전망도 나오고 있다. 해외에서 코로나19와 관련한 보상 보험, 자가격리나 영업중단 등으로 인한 손실 보장 보험 등이 출시되는 것처럼 국내에서도 관련 보험 고려 및 개발이 이뤄지고 있는 것이다. 

다만 새로운 상품 개발보다는 기존 보험에 보상을 더하는 방식이 고려되고 있는 것으로 알려진다. KB금융지주 경영연구소의 '반복되는 전염병 위험과 보험업의 역할' 보고서에서도 '국내에선 코로나19 피해 보장 상품을 새로 개발하기보다 기존 보험을 통한 보상에 중점을 두고 있다'고 현황을 분석한 내용이 언급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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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코로나19 완치자의 보험 신규가입 문턱 높다 

현재 코로나19를 포함한 감염병으로 인한 사망이나 의료비의 경우 기존 종신보험이나 실손보험으로 보장받을 수 있다. 그러나 이 가운데 정작 코로나19 완치자들의 신규가입은 배제되는 경향이 보이고 있는 상황이다.

금융당국이 최근 이같은 내용을 지적하며 소비자 피해 발생에 유념해달라는 안내문을 보험사에 배포하기도 했다. 금융감독원은 생명·손해보험협회를 통해 "코로나 19 완치자가 보험 상품에 가입하는 경우 계약 전 알릴 의무 기간인 1~3개월이 경과한 후에는 표준 인수가 가능함에도 일부 모집종사자(설계사)가 유병력자 보험에만 가입 가능한 것으로 판매하는 사례가 있다"면서 "불완전 판매로 소비자 피해가 발생하지 않도록 유의해 달라"는 내용의 안내문을 전체 보험사에 전달했다.

26일 기준으로 코로나19 국내 총 누적 확진자 수는 10만 770명에 이른다. 지난해 초에 비해 질병 노출 환경은 더욱 악화돼 누구나 코로나19에 걸릴 수 있는 환경이 되어버렸고, 그 수도 매일같이 늘어나고 있는 상황에서 완치자들의 보험 가입이 알게 모르게 거부되고 있는 것이다. 금융당국까지 나서 코로나19 감염 이력 때문에 가입이 제한되거나 거부당하는 등 인수 제한을 하지 말도록 권고했지만 업계 분위기는 그렇지 않다.

실제 별다른 병력이 없다가 코로나19에 걸려 완치판정을 받은 이가 다수 보험사들로부터 가입 유보 등 의견을 들은 사례가 나오고 있다. 특히 실손의료보험 가입이 어려운 상황이 종종 이어지고 있다. 이에 대해 익명을 요구한 한 보험사 관계자는 "코로나19로 인한 후유증 등이 워낙 다양하고 변수가 많아 보험사로서도 코로나19 완치자 가입은 위험부담이 큰 부분이 있다"면서 "가입을 거부하는 보험사도 있겠지만 이같은 위험 변수를 고려해 유병력자 보험을 권유하는 경우도 적지 않은 것으로 안다"고 설명했다.

그러나 유병력자 보험 가입의 경우 보험료가 더 비싸 가입자에게 부담으로 작용한다. 질병의 후유증을 장담할 수 없는 상황이기에 유병력자 보험 가입이 당연하다는 의견도 상존하고 있지만 사실상 코로나19감염에 대한 인수기준은 완치 후 3개월이 경과하면 가입이 가능하도록 하고 있기에 소비자 입장에서는 다소 부당하게 여겨질 수도 있는 문제다. 

그렇다고 해서 이같은 사례들을 불완전판매로 보기도 어렵다. 보험가입 기준은 보험사 고유 재량이기 때문이다. 더욱이 실손 보험의 경우 보험사 손해율이 높아 적자 행진의 연속인 가운데서 향후를 예측하기 힘든 코로나19 완치자에 대한 가입을 강요할 수만도 없는 노릇이다.

◇ "코로나19 걸리면 보헙 가입 안될라" 불안도

이같은 기류 속에 코로나19 완치자들은 본의 아니게 보험소외계층이 돼 억울한 상황이다. 언제 코로나19에 걸릴 지 모르는 이들도 불안하긴 마찬가지다. 

7월 출시되는 4세대 실손보험을 기다리고 있다는 김모(38) 씨는 "코로나19 확진판정 후 완치된 이들의 실손 보험이 어렵다는 말이 나와 걱정이다. 착한 실손이라고 해서 기다리는 중인데 혹여 3개월 사이에 코로나19에 걸리면 가입을 거부 당할까봐 서둘러 기존 보험에라도 가입해놔야 하는지 고민이 크다"고 말했다. 

비단 실손보험이 아니더라도 향후 코로나19 병력이 여타 보험 가입에 문제가 될까 우려하는 이들도 적지 않다. 이 가운데 조 모(42)씨는 "나보다는 아이들이 걱정이다. 우리 아이는 들어놓은 보험이 별로 없다"면서 "요즘 초등학교를 비롯해 학생 확진자들이 늘어나고 있는 상황이라 아이가 들 수 있는 보험가입을 최대한 알아보는 중이다. 혹여 코로나19에 걸린 후 보험 가입이 거부될까 걱정된다"고 토로했다. 

이와 같은 상황에 일부 여론은 보험사의 입장도 생각해야 한다며, 보험사 역시 기업이기에 실리를 따져 가입 여부를 결정하는 것은 당연하다는 의견도 내놓는다. 기존 보험 가입 걸림돌이 되어 온 질병 및 병력들과 다를 바 없다는 것이다. 

그러나 문제의 본질은 코로나19 확진자 및 완치자에 대한 기준 마련 없이 기피 현상만 지속되고 있다는 점이다. 코로나 19로 인한 정확한 후유증이나 관련 질병 발생에 대한 통계 및 기준은 향후 10년, 20년이 지나야 확정될 수도 있다. 이같은 상황에서 코로나19에 걸렸다는 이유만으로 보험 가입이 거부되는 사례가 이어진다면 병에 대한 위험과 재산 손실을 예방하는 보험의 본래적 의미조차 희미해질 수밖에 없다. 

이에 대해 보험업계 한 관계자는 "코로나19 누적 확진자 수가 늘어나는 만큼 업계 내 고민도 커지고 있다. 마냥 기다려보자며 언제까지 미룰 수 있겠냐"면서 "보험사들의 리스크도 배제할 수는 없는 만큼 전 보험사에 일괄적용할 수 있는 질병으로의 등록 및 차등 기준이 정해졌으면 하는 바람이다"라고 제안했다.  

문다영 기자 newswatch@newswatch.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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