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워치= 김웅식 기자] 현 정부 출범 초기 문재인 대통령은 “지금이 인구 위기를 해결할 수 있는 골든타임”이라며 각종 지원책을 쏟아냈지만 결과는 참담하다. 

이유는 명확하다. 젊은 세대들이 결혼하지 못하고, 결혼을 하더라도 아이를 가질 엄두를 내지 못하기 때문이다. 생계를 책임질 만한 직장이 없고, 직장이 있더라도 삶의 보금자리를 갖기 힘들고, 힘들게 마련한 내 집이 있더라도 아이까지 감당하기에는 너무나 벅찬 짐을 우리 청년세대들은 지고 있다.

최근 우리나라 출산율이 0.84명으로 전 세계 198개국 가운데 꼴찌라는 발표가 나왔다. 우리나라 바로 앞 저출산 국가인 푸에르토리코의 1.2명에 비해도 압도적인 꼴찌다. 세계 1위 출산율을 보인 국가는 3.1명의 이스라엘이다. 

통계 작성 이후 처음으로 출생·사망자 수가 역전되는 ‘데드 크로스(dead cross)’가 벌어졌다. 초유의 인구 감소 시대가 시작된 것이다. 지난해 출생아는 27만5800명으로 1년 전보다 10.7% 감소한 반면에 사망자는 3% 늘어난 30만7700명으로, 사망이 출생보다 3만여 명 많았다. 

인구절벽이든 데드 크로스든 국가의 미래를 암울하게 하는 현상이 일어나고 있다. 이는 노동력 감소와 소비 위축, 생산 감소, 국가재정 악화 등으로 이어져 급기야 국력 쇠퇴라는 최악의 결과를 초래할 수도 있다.

세계 1위 출산율 국가인 이스라엘의 부부가 3, 4명의 아이를 낳아 키우는 비결은 뭘까? 언론에 소개된 현지 교민의 설명을 들어보면 이해됨 직하다. 

"먼저 애를 낳으면 3개월 휴가를 준다. 그 후 부모가 아이를 돌보거나 사립유아원에 3세까지 보내게 된다. 3세부터 취학 시기까지는 국영 유치원이 연간 100만원으로 아이 엄마가 퇴근하는 시간까지 봐준다. 사실상 국가가 육아를 책임지는 시스템이다."

세계 어느 나라나 결혼하고 아이를 가지는 데 가장 우선해 고려해야 할 사항은 자신의 현재 일터, 장래 삶에 대한 전망, 주거 환경과 비용일 것이다. 현 우리 정부에서 이 세 가지는 모두 지리멸렬이다. 

결혼 5년 차까지 아이를 갖지 않은 신혼부부는 5쌍 중 1쌍이나 된다. 출산은 아이를 낳을 적령기에 있는 젊은 부부들의 인생관이 희망과 꿈에 부풀어 있느냐에 달렸다. 

우리나라는 청년 체감 실업률 26%, 집값 상승, 30~40대가 직장에서 쫓겨나는 상황에서 아이를 낳기엔 지옥이다. 

지난해 말 발표된 ‘제4차 저출산·고령화 5개년 계획’을 요약하면 돈을 풀어 저출산을 막겠다는 것이다. 출산을 하면 산모에게 200만원을 일시금으로 주고, 출산휴가를 낸 부부에게 월 300만원씩 3개월을 더 주며, 육아수당 몇 푼 더 쥐여준다는 게 전부다. 

여전히 현금 살포식 정책에서 벗어나지 못하고 있다. 아무리 아이를 낳으라 한들, 척박한 환경에서 어떻게 애를 낳아 기르겠냐는 아우성은 커진다.

이제 언론이나 정치인 일부는 공공연하게 출산율을 높이기 위해서는 상상을 초월하는 혜택을 주는 것밖에 없다고 지적한다. 

현 추세대로 가면, 우리나라는 2100년쯤 총인구가 1650만명 대로 줄어들고 2300년쯤이면 100만명도 안 돼 사실상 국가 소멸 단계에 이를 수 있다는 암울한 예측도 나온다. 큰 시야에서 보면 이보다 더 큰 위기는 없다. 

김웅식 편집국장 newswatch@newswatch.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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