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근 3년간 온실가스 배출량 58.64%↑, 석유화학 기업 중 유일한 50%대 증가율
LG엠엠에이 측 “2019년 배출계수 기준 변경으로 인한 증가일 뿐”

▲LG엠엠에이 홈페이지 캡처.
▲LG엠엠에이 홈페이지 캡처.

[뉴스워치= 최양수 기자] 정부는 전세계가 기후변화 위기에 대응하기 위해 ‘탄소와의 전쟁’을 선포하면서 녹색환경, 녹색경제 기술 패권 경쟁은 이슈가 됐다. 기후악당이라는 이미지를 벗어나기 위해 오는 2050년 이산화탄소 실질 배출량을 제로(0)로 만드는 ‘탄소중립’을 선언했다. 또 탄소 배출을 강제로 제한하기 위해 각종 규제성 제도를 도입함에 따라 석유화학 등 탄소 배출량이 많을 수밖에 없는 업종이 관심의 대상이 됐다.

탄소 전쟁에 휘말린 업계에서는 저탄소 전환을 위한 노력이 보이지 않는 ‘탄소악당’ 기업을 찾기에 돌입했다. 석유화학 기업 중 LG엠엠에이가 온실가스를 많이 배출해 ‘탄소악당’의 오명을 썼다. 하지만 LG엠엠에이에서는 억울하다는 입장을 밝혔다.

◇환경부, 2017년 67.03tCO₂-eq→2019년 106.34tCO₂-eq 증가
LG엠엠에이는 환경부 온실가스 종합정보센터 ‘명세서 배출량 통계’에서 석유화학 사업을 하는 국내 주요 석유화학 기업 20곳의 온실가스 배출량을 집계한 결과 최근 3년간(2017~2019년) 온실가스 배출량이 무려 58.64%늘었다. 20곳 업체 중 유일하게 50% 이상 증가했다.

LG엠엠에이의 연도별 온실가스 배출량을 보면 2017년에는 총 온실가스 배출량 18만6013tCO₂-eq, 총 에너지 사용량 2775TJ를 기록했고 에너지사용량 1 대비 온실가스 배출량은 67.0317tCO₂-eq였다. 2018년에는 총 온실가스 배출량 18만2368tCO₂-eq, 총 에너지 사용량 2929TJ로 에너지사용량 1 대비 온실가스 배출량은 62.2628tCO₂-eq로 다소 낮아졌다. 하지만 2019년 총 온실가스 배출량 30만7858tCO₂-eq, 총 에너지 사용량 2895TJ로 에너지사용량 1 대비 온실가스 배출량은 106.3412tCO₂-eq으로 대폭 증가했다.

가장 최근인 2019년의 연도별 에너지 사용량 대비 온실가스 배출량을 따로 보면 팜한농이 124.44tCO₂-eq로 가장 많았다. 이어 롯데엠시시 117.57tCO₂-eq, LG엠엠에이 106.34tCO₂-eq 순으로 가장 많았다. 20곳 업체 중 100tCO₂-eq 이상 온실가스를 배출한 업체는 이들 세 업체가 유일했다.

환경부는 내부기관으로 온실가스 종합정보센터를 두고 ‘명세서 배출량 통계’를 조사해 NGMS(국가온실가스 종합관리시스템)를 통해 발표하고 있다. NGMS에서는 기업에서 제출한 자료를 ‘저탄소 녹색성장 기본법’ 및 ‘저탄소 녹색성장 기본법 시행령’ 등 법적 절차에 의거한 제3 외부 기간의 검증 및 인증을 거쳐 1년에 2번 변동 사항을 포함한 통계 자료를 공개한다. 또한 ‘온실가스 배출권의 할당 및 거래에 관한 법률’ 등을 통해 기업의 온실가스 감축을 유도하고 있다.

‘저탄소 녹색성장 기본법’에 의한 온실가스는 이산화탄소, 메탄, 이산화질소, 수소불화탄소, 과불화탄소, 육불화황 등으로 적외선 복사열을 흡수하거나 재방출해 온실효과를 유발하는 대기 중의 가스 상태 물질을 말한다.

환경부 관계자는 “온실가스 배출량이 증가한 기업들에 대해 지속적으로 모니터링을 하고 있으며 향후 배출량이 상황에 따라서 법적인 근거에 의해 다양한 조치가 이루어질 수도 있다”고 설명했다.

◇LG엠엠에이, 정부 적용기준 변경에 따른 착시…실제는 5.04% 감소
LG엠엠에이는 다소 억울하다는 입장을 보였다. 환경부 온실가스 종합정보센터 ‘명세서 배출량 통계’에서는 2017년 이후 큰 폭으로 증가한 것처럼 보이지만 2019년에 LG엠엠에이에 대한 온실가스 배출량을 산정하는 배출계수 기준이 변경된 것이 증가율에 크게 작용된 것으로 분석했다. 신증설에 의한 일부 요인 외에 온실가스 배출량을 증가시킬 만한 요소는 특별히 없다는 입장이다.

2017년과 2018년에는 온실가스 배출량을 산정하는 배출계수가 0.28로 에너지원 기준으로 적용받았지만 2019년부터는 정부의 적용기준 변경에 따라 폐기물로 변경돼 0.52로 약 2배 확대된 수치를 적용받았다.

2017년 대비 2019년 온실가스 배출량이 실제 8만톤이 증가했지만 명세서상 배출량은 배출계수 확대 적용에 따라 약 12만톤이 증가한 것처럼 산출됐다. 2019년 이후 적용된 배출계수인 0.52로 2017년을 재계산했을 경우 에너지사용량 1 대비 온실가스 배출량은 111.98tCO₂-eq, 2018년은 96.51tCO₂-eq이고 온실가스 배출량 증감률은 -5.04%였다.

LG엠엠에이에는 2019년 6월부터 MMA 신증설시설이 가동됨(기존 18만톤에서 26만톤으로 8만톤 CAPA-UP)에 따라 배출량이 일부 증가했다. 실제 증가한 8만톤 중 신증설에 해당하는 온실가스 배출량이 5.5만톤 반영됐다.

하지만 에너지사용량 대비 온실가스배출량 비율로 봤을 때는 100 안팎 수준으로 절대적인 온실가스 배출량은 규모가 있는 다른 석유화학 기업과 비교해 볼 때 높은 수준이 아니라는 입장을 피력했다.

◇전라남도, ‘여수산단 대기오염 배출량 조작 사건’ 기업 명단 공개
LG엠엠에이는 대기오염물질 배출량과 관련 조작 사건에도 이름을 올렸다. 지난달 23일 전라남도에서 ‘여수국가산단 대기오염물질 배출량 측정기록 조작사건’으로 행정처분을 받은 여수산단 92개 사업장 중 ▲LG엠엠에이㈜, ▲LG엠엠에이㈜ PMMA공장이 명단에 포함됐다.

이번 사건이 터진 이후 이번달에는 강정희 전남도의회 의원(더불어민주당·여수6)을 포함해 도의회와 지역사회에서는 업체별 세부 조작자료까지 추가해 공개할 것을 강력히 요구하고 있지만 전남도는 ‘피의사실 공표’ 등의 이유로 공개를 미루고 있다.

전라남도청 관계자는 “이번 명단 공개는 제22차 여수국가산단 환경관리 종합대책 마련을 위한 민관 협력 거버넌스 위원회 회의에서 결정됐다”며 “위원회를 개최하고 대기오염물질 배출량 조작과 관련돼 행정 처분했던 기업을 전격적으로 발표하게 됐다”고 강조했다.

이어 “거버넌스 위원회 회의에서 결정했던 권고안 9가지를 확정을 했다”며 “권고안을 갖고 설명회를 진행할 것이며 분담금도 진행시키고 권고안 실천 여부를 파악해 나갈 예정이다”고 밝혔다.

또 “업체의 세부 조작자료에 대해서는 검찰이 조사를 하고 현재 사법부에서 재판이 진행되고 있기 때문에 정보 공개 관련 법에 의해 비공개 대상이다”며 “현재 자료 공개는 어려우며 세부 정보 공개에 대해서 관련 사법기관과 협의 중에 있다”고 설명했다.

◇LG엠엠에이, 정부정책에 맞춰 장기적 계획 마련
LG엠엠에이는 뉴스워치가 보낸 ‘여수국가산단 대기오염물질 배출량 측정기록 조작사건’으로 행정처분을 받은 기업 명단에 이름을 올린 것에 대해 현재 재판이 진행 중이기 때문에 사건에 대한 어떤 명확한 대답도 들을 수 없었다.

대신 LG엠엠에이에서 향후 탄소 저감 방안에 대한 준비 사항을 확인할 수 있었다. LG엠엠에이 관계자에 따르면 “정부에서의 탄소중립을 선언과 정책에 맞춰 에너지 효율개선(공정최적화), 신재생에너지 사용, 바이오기반 원료 등을 다각도로 검토하고 있다”며 “신증설시설 뿐만 아니라 기존설비의 온실가스 배출량 저감을 위해 오염배출시설 개선, 신기술 도입 등 다각도의 투자를 준비 중이다”고 밝혔다.

이미 지난 2017년에는 배출가스 일부를 공정 내 재활용하는 개선 투자를 통해 2018년 온실가스 배출량이 감소하는 성과를 거두기도 했다.

또 향후 탄소 배출량을 줄이기 위한 방안으로 “탄소중립으로 가기 위해 장기적으로 계획하고 있다”며 “공정최적화 및 운전방법의 변경을 통한 부산물 감소, 연료를 바이오매스로 대체, 태양열, 수소전지 등을 이용한 전력 생산, CCUS 설비 투자 등이 핵심 전략이다”고 강조했다.

기업 컨설팅 전문가에 따르면 “기업이 성장에 포인트를 맞추고 있기 때문에 온실가스가 저감되지 못하는 측면이 있다”며 “현재는 녹색경제가 핵심이 되고 있으며 글로벌 경쟁력을 강화하기 위해서는 친환경 공정 전환 등 성장과 환경의 절충점을 모색돼야 한다”고 강조했다.

한편 기초 화학 물질 제조업 LG엠엠에이는 1990년 ㈜LG와 일본의 종합화학업체인 스미토모화학공업, 일본촉매 등과 합작투자로 설립한 회사다. LG엠엠에이는 자동차 및 광학제품에 쓰이며 전량 수입에 의존해온 산업용 소재인 폴리메틸메타아크릴레이트(PMMA), ABS 주원료인 메틸메타크릴레이트(MMA)를 국산화해 주로 생산, 업체에 공급하고 있다. 주요 고객은 그룹사 LG화학과 LG하우시스다.

LG엠엠에이는 LG상사, LG하우시스, 판토스, 실리콘웍스 등 5개사로 구성된 신규 지주회사 (주)LG신설지주의 계열사가 될 전망이다. 앞서 LG그룹의 지주회사인 ㈜LG는 지난해 11월 26일 이사회를 통해 LG신설지주 설립을 추진하는 방안을 의결했다. LG는 오는 26일 정기 주주총회에서 회사분할 승인 절차를 거쳐 5월 1일자로 존속회사 LG와 LG신설지주 2개 지주회사로 재편·출범한다.

최양수 기자 newswatch@newswatch.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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