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워치=칼럼] 연일 코로나 확진자 수가 늘어나고 있는데 LH공사의 땅 투기 사건이 온 나라를 뒤흔들더니 이젠 때아닌 문재인 대통령의 사저 논란이 언론에 오르내리고 있다. 이 나라에 살고 있는 국민의 한 사람으로 참담한 심정이 들어 몇 줄 적고자 한다.

경남 양산에 마련 중인 사저에 대한 야당의 공격이 있자 지난 12일 문재인 대통령은 페이스북 등에 “선거 시기라 이해하지만, 그 정도 하시지요. 좀스럽고, 민망한 일입니다. 대통령 돈으로 땅을 사서 건축하지만, 경호 시설과 결합되기 때문에 대통령은 살기만 할 뿐 처분할 수도 없는 땅이다.....노무현 전 대통령의 봉하 사저를 보면 알 수 있지 않나요? 모든 절차는 법대로 진행하고 있습니다”라고 적었다. 야당의 사저 공격에 대한 본인이 갖고 있는 부당함과 불쾌감을 드러낸 것으로 보인다.

그런데 여기에 이준석 전 국민의 힘 최고위원은 "저도 민망하다"며 "11년 경력의 영농인 대통령님"이라고 댓글을 달아 화제가 되었다. 11년 경력의 영농인이라는 표현에 호기심이 일어 이어지는 후속 기사를 보니 “대통령은 퇴임 후 농사를 짓겠다고 농업경영계획서에 버젓이 기재했고 청와대도 일반 국민의 귀농 귀촌 절차와 다르지 않다고 해명했는데 채 몇 개월도 지나지 않아 농지를 대지로 변경한 것은 명백히 국민을 속인 꼼수이고 국민을 우롱한 처사”라는 야당의 지적이 있었다.

또한, 문 대통령 부부는 농지를 매입할 때 농업경영계획서에 영농 경력을 11년으로 기재했는데 이에 대해서도 ‘아스팔트 도로 위에서 농사를 지었다는 누구도 믿기 힘들 허위 농부경력’이라는 지적도 있었다.

여기까지야 항상 있었던 여야 간의 상호비난 정도로 생각했는데 이와 관련하여 여야 간 날 선 신경전이 계속 뒤를 이었다.

탁현민 청와대 의전비서관과 이준석 전 미래통합당 최고위원이 13일 문재인 대통령의 사저 부지 문제를 놓고 페이스북에서 설전을 벌였는데 이 전 최고위원은 "(대통령이) 농사지었다는 것을 안 믿는 이유가, 밀짚모자 쓰고 농사지었다면 탁현민 행정관(비서관)이나 누구나 당연히 홍보에 몇 번 활용하지 않았겠냐"고 주장했고 이에 대해 탁 비서관은 이에 "아마도 이준석 군은 대통령의 일이 무엇인지 모르는 것 같다"며 "걱정스럽다. 정치하겠다는 사람들이 이 정도는 아는 것이 국가와 국민을 위해 좋다"고 응수했다.

이와 함께 더불어민주당 의원들은 13일 "물들어 왔을 때 노 젓는 심정으로 오로지 정쟁에만 몰두하는 모습이 참으로 부끄럽다. "국민의 힘은 더이상 대한민국의 비극마저 정쟁의 수단으로 삼는 치졸한 행태를 멈추고 국회 본연의 위무를 이행하는 데 적극적으로 협조하기 바란다", "대통령 사저에 대한 야당의 공세가 도를 넘었다"며 "도대체 세상 어느 나라에 대통령 퇴임 후의 사저 문제를 이처럼 비열하게 물고 늘어지는 나라가 있는지 정말 얼굴이 뜨거울 지경", "과연 국민의 힘은 퇴임한 대통령의 소박한 삶과 한 명의 시민으로 돌아간다는 것의 의미를 알기나 한 건지 모를 일"이라는 내용이다.

그런데 이 기사에 이어진 댓글을 보고 필자는 웃음이 터지고 말았다.

“야당이 어깃장을 부리는 게 아니다. LH가 신도시 전체를 투기판으로 만들어놓고 문ㅇㅇ 처남의 8년 만에 47억 차익에…. 제발 민심 좀 읽어라”는 글이 있었고 “야당이 대통령을 포함해서 정부의 잘못된 점을 지적하는 것은 국민으로부터 부여받은 야당의 책무이고.. 야당의 지적에 잘못된 점이 있으면 국민에게 소명하듯이 성실히 해명하면 될일인데.. 거두절미하고 낮 뜨겁다..황당하다..치졸하다.. 유치한 말장난만 해대다니” “국가 세금 500조를 쓰니까 이제 저 정도의 돈은 돈 같지도 않나? 나라 세금을 자기 마음대로 써도 되나? 그리고 문재인이 이명박 사저 용지 매입 때 한 말 생각 안 나나? 이 나라가 문재인의 것이고, 우리가 문재인의 종이냐? 이게 나라냐?” , “그러게 왜 농지를 사다가 택지를 만들었어 ??? 양산에 땅이 거기밖에 없능겨 ??? 의혹을 살만하고 문제가 될만하면 피해 가야지,,,”, “뭐가 국격인데.. 대통령이란 사람이 농민들 위해서 만들어놓은 제도를 악용해 땅 사들인게 국격이냐. 처동생 자식들 땅 투기 하는게 국격인가.”, “전 정권때 박근혜 변기가지고도 물고 뜯고 늘어졌으면서, 웬 흥신소 타령이냐?” “두 분이 사시기에 너무 넓고 화려하고 비쌉니다. 13평에 4인 가족도 충분하다면서요.” 등등이다.

박성호 동덕여대 교수
박성호 동덕여대 교수

이상의 댓글은 필자가 임의로 편집한 게 아니라 이어진 댓글을 부적절한 표현을 제외하고 그대로 옮겨적은 것이다. 대통령의 퇴임 후 거처할 사저에 대해 이런저런 말을 하는 것이 그리 달갑지는 않다. 사실 확인만 하면 될 것을 너무 감정적이고 추상적인 말로 여야 간 공방이 이어진다는 기분도 든다.

국민 대부분은 사실 정치권의 정략엔 관심이 없다. 다만 사실이 중요할 뿐이다. 이런 와중에 댓글을 보면서 국민의 눈이 참으로 예리하고 냉철하다고 느꼈다. 여기저기 기록이 다 남고 보는 눈이 이렇게 많으니 참 살기 어려운 시대라는 사실을 새삼 느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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