권익위, "행정제재 가중처분 누적기간 한계 설정으로 과도한 제재 방지토록"

[뉴스워치= 윤영의 기자] # A씨는 지난해 12월 주류 판매를 이유로 1월 28일 1차 노래방 영업정지처분을 받았다. ‘파파라치’가 지난해 10월 15일 주류 판매한 사실을 신고해 30일의 2차 영업정지 처분을 받게 된다고 예고됐다. 그런데 지자체 공무원 B씨는 파파라치가 신고한 위반행위는 1차 처분이 있기 전 위반행위이어서 1차 또는 가중된 2차 처분을 해야 하는지를 정한 규정이 불명확해 소관부처에 몇 차 처분을 해야 하는지 질의했다.

앞으로 같은 위반행위를 반복적으로 할 때마다 처분 수위를 가중하는 행정제재 기준이 명확해진다.

그동안 가중제재 규정이 불명확하고 복잡하다보니 행정기관 재량에 따라 다르게 적용, 과도한 권리침해나 권한남용의 소지가 있었다. 행정제재는 행정법상 의무위반 시 국민의 권리를 제한하거나 의무를 부과하는 처분으로 누구에게나 예측 가능해야 한다.

이 때문에 국민신문고에 법령 해석을 질의하는 민원이 가중제재 관련 민원의 90.7%를 차지하고 있으며 행정기관 역시 몇 년 전의 처분까지 가중제재 횟수에 포함할지 제각각이었다.

이에 따라 국민권익위원회는 748개 법령 1021개 가중제재 규정을 전수조사하고 대법원 판례·민원을 분석해 과잉행정이나 권한남용 우려가 있는 가중제재 처분 기준을 명확히 개정할 것을 39개 중앙행정기관에 권고했다.

국민권익위가 311개 규정에 대해 실태조사를 벌인 결과 이 가운데 75개 규정은 가중제재 기간이 정해져 있지 않아 10년 전 위반행위로 영업허가가 취소되는 사례도 발생할 수 있었다. 더욱이 동일한 규정을 중앙부처, 지방자치단체마다 다르게 적용하는 경우도 있었다.

권익위는 가중제재를 위한 누적기간 한계설정이 없는 940개 규정에 대해 내년까지 기간을 명확히 정하도록 권고했다. 가중제재 기간이 정해지면 과거 일정기간 내에 제재처분만 가중제재에 포함된다.

가중제재 기간을 정할 때에는 생업과 관련된 경미한 위반은 기간을 ‘단기’로, 국민의 건강·안전과 관련된 위반은 ‘장기’로 정해 과잉행정의 폐해는 최소화하고 가중제재의 취지도 살릴 수 있도록 했다. 또 같은 위반행위에 따른 행정제재가 순차적이지 않은 경우 가중제재 차수를 정하는 규정이 없는 494개 규정 역시 이를 명확히 해 혼란을 방지토록 했다.

이와 관련, 양종삼 권익개선정책국장은 “이번 제도개선으로 제각각으로 적용되던 가중제재의 통일성을 확보하고 과잉행정으로 인한 국민의 권익침해를 방지할 것”이라고 말했다.

한편 권익위는 중앙행정기관, 지방자치단체, 공공기관 등 1500여개 기관을 대상으로 부패를 유발하거나 국민고충을 초래하는 불합리한 제도에 대해 개선을 권고하고 있다. 지난 2008년 출범 이후 권익위는 900여건의 제도개선을 권고했으며 제도개선 권고에 대한 기관 수용률은 95.3%에 달한다.

윤영의 기자 newswatch@newswatch.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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