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공지능 활용, 메탄을 산화제 첨가 없이 유용한 화합물 전환 반응 조건 검증

원하는 생성물(C2 화합물)의 수율은 높이고 부산물(숯, coke)의 생성을 최소화하는 조건을 찾기 위해 사용된 인공 꿀벌 군집 알고리즘 그림./ 사진=한국화학연구원
원하는 생성물(C2 화합물)의 수율은 높이고 부산물(숯, coke)의 생성을 최소화하는 조건을 찾기 위해 사용된 인공 꿀벌 군집 알고리즘 그림./ 사진=한국화학연구원

[뉴스워치= 윤영의 기자] 인공지능(AI)을 활용, 온실가스인 메탄을 유용한 화학원료로 직접 바꾸는 실험을 진행해 성과를 낸 연구 결과가 발표됐다. 1000도가 넘는 고온, 가스 속도, 압력 등 조건이 까다로운 실험을 실험실에서 직접 수행한 후 250개 실험 데이터를 바탕으로 인공지능이 1만여 번 이상 가상 수행해 기존보다 수율을 10% 이상 높이고 이를 실험실에서 직접 검증한 것이다.

한국화학연구원 화학플랫폼연구본부 장현주·김현우 박사팀과 화학공정연구본부 김용태 박사팀은 인공지능의 기계학습과 인공 꿀벌 군집 알고리즘을 활용해 온실가스인 메탄을 유용한 화학원료(에틸렌 등)로 직접 바꾸는 가상 실험을 수행, 인공지능 활용 전보다 10% 이상 높은 수율(화학원료로 나오는 양의 비율)을 얻었다.

에틸렌은 석유화학의 쌀로 불리며 화학 산업에서 가장 많은 양이 활용되고 있다. 에틸렌은 범용 플라스틱, 비닐부터 시작해 합성고무, 각종 건축자재, 접착제나 페인트까지 일상의 대부분에서 원료로 활용되고 있다.

메탄은 석유화학 공정과 셰일 가스에서 나오는 물질로 전세계 연간 메탄 발생량 9억t 중 92.2%가 난방이나 발전용으로 사용되고 화학원료로 사용되는 것은 7.8%에 불과하다. 이에 따라 연구자들은 메탄을 화학원료로 전환해 활용하는 방법을 찾고 있다.

하지만 메탄을 산소 투입 없이 화학원료로 직접 바꾸는 촉매공정은 기술수준이 매우 높고 부산물이 많이 나와 상용화되지 못하고 있는 실정이다. 지난 2019년 화학연 김용태 박사팀에서 부산물 거의 없이 5.9%의 수율을 기록했었는데 이후 후속 연구와 인공지능 연구 협업을 통해 2019년 수율의 2배인 13%를 달성했다.

상용화를 위한 기본 수율은 보통 학계에서 25% 이상, 부산물 선택도(전환된 메탄 대비 생성되는 부산물의 비율)는 20% 미만으로 예측하고 있다. 부산물이 공정 파이프라인에 쌓이면 환경문제와 안전문제가 발생할 수 있어 수율은 높이면서 부산물은 적게 내는 것이 관건이다. 현재 세계에서 상용화에 근접한 기술을 연구하고 있는 국가는 미국, 중국, 한국 정도다.

인공지능을 활용하기 위해서는 우선 사람이 직접 실험한 데이터를 수집해야 한다. 연구팀은 실험실에서 직접 실험한 250개의 반응 데이터를 수집해 기계학습 모델을 학습시켰다. 인공지능은 기계학습 모델을 통해 스스로 온도, 속도, 압력, 반응기 구조 등 여러 조건을 미세하게 조절하며 1만여 개가 넘는 가상 조건을 만들고 실험 결과물을 냈다.

연구팀은 이렇게 얻어진 가상 실험 데이터를 인공지능의 ‘인공 꿀벌 군집 알고리즘’에 적용했다. 자연에서 꿀벌 군집은 꿀이 있는 지역을 탐색하고 꿀이 어디에 얼마나 있는지 구체적 정보를 수집하며 수집된 정보들에서 꿀이 많은 곳을 알아내 꿀을 찾고 모은다.

이와 비슷하게 인공 꿀벌 군집 알고리즘도 여러 가상 실험 조건을 탐색하고 어느 조건에서 어떤 실험 결과가 나오는지 구체적 정보를 수집한 후 그 정보들에서 더 좋은 실험 결과가 나오는 조건으로 의사결정을 하는 총 세 단계를 거친다.

연구팀은 인공지능으로 수율은 높으면서 부산물은 적게 나오는 실험 조건을 찾아냈으며 이를 실제로 직접 실험해 오차 범위 안에서 검증했다.

장현주 화학데이터기반 연구센터 본부장은 “공정이 까다롭고 변수가 많은 연구분야에서 250번의 실험과 인공지능의 도움으로 아주 짧은 시간에 높은 수율의 반응 조건을 찾아낼 수 있었다”며 “이번에 개발된 인공지능 기술은 다양한 화학 반응 조건을 가상 환경에서 찾을 수 있어 앞으로 화학 산업에서 중요한 여러 반응에 바로 응용될 수 있을 것으로 기대된다”고 밝혔다.

윤영의 기자 newswatch@newswatch.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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