후보 간 이미지 정치, 덧씌우기 정치 몰입 시 ‘정적(政敵)’만 보여
국가 ‘미래 대장정’ 놓고 치열한 ‘정책 다툼’ 벌여야

[뉴스워치=칼럼] 요즘 정치권의 핫 이슈와 흐름은 크게 두 갈래이다. 하나는 여권 대선주자들 간의 본격적인 복잡한 정치방정식이 시작된 것과 각당의 서울시장 후보 쟁탈전이다. 서울, 부산시장 선거 결과와 대선 주자들 간의 희비도 엇갈릴 수 있지만, 특히 야권 유력 대선주자가 돋보이지 않는 상황에서 여당 중심 대선주자들의 정치 심리적 ‘샅바싸움’이 본격화되고 있는 대목이 흥미롭다.

추 장관 – 윤 총장 간의 치열한 접전 종료 이후 대선주자 관련 여론조사의 대체적 흐름은 이재명 지사에 이어 윤석열 총장, 이낙연 대표의 등락인 것 같다. 가장 손쉽게 정치 상황을 설명할 때면 여론조사만큼 ‘편하고 욕 안 먹는 데이터’(?)는 없을 것이다. 가장 최근 여론조사인 한국사회여론조사연구소(KSOI/1.25)에 따르면 이재명 지사(26.2%), 윤석열 총장(14.6%), 이낙연 대표(14.5%) 등의 순으로 나타났다. 윤 총장과 이 대표 간의 차이는 미미하기에 순위에 별 의미는 없다 하겠다.

더구나, 윤 총장의 ‘정치참여’에 대해 52.7%가 ‘부적절하다’는 반응에서 알 수 있듯이 흥미로운 것은 윤 총장을 누가 또다시 건드리거나(?), 윤 총장이 자발적으로 ‘싸움’을 걸지 않는 이상 당분간 더 치고 올라갈 자체 동력을 얻기는 쉽지 않을 듯 하다.

그런데, 여권 주자 판도에 변화가 생겼다. 정세균 현직 총리가 대권 판도에 한 발 더 깊게 내딛고 나선 것이다. 정치권에선 정 총리의 행보가 이미 예상된 ‘플랜’에 따라가고 있기에 당연시 여기고 지지 의원들의 움직임도 분주해진 게 사실이다.

여권 대선주자 3인의 ‘정치적 고차방정식’이 시작된 것이다. 이재명 지사가 최근 여론 흐름에서 선두를 굳혀가는 조짐을 보이면서 3인의 각축전은 더 치열한 양상을 띠고 있다. 대표적 사례가 ’일등 이재명 지사 때리기‘이다. 코로나 지원대책을 두고 선별, 보편 지원과 ‘포퓰리즘 논란’까지 모두 이재명 지사가 선제적으로 던져놓은 전 경기도민 재난지원금, 전 국민재난지원금 등을 ‘타겟’으로 펼쳐진 공방들이다.

이낙연 대표는 지지율 하락에 이 지사와 두 배의 격차까지 난 상황에서 반등세를 위한 ‘터닝 포인터’를 찾아야만 하는 상황이고, 후발 주자인 만큼 현직으로서 ‘애매한 스탠스’(?) 이지만 존재감을 강하게 어필해야 하는 정 총리 역시 정치방정식의 변수를 이재명 지사에서 찾는 듯하다.

재난지원금과 손실보상 등 코로나 지원대책의 근간은 모두 국가재정, 나라 곳 간이다. 전 국민 보편지급이든 선별지급이든 나라 재정과 직결된다. 가능한 어떤 형태로든 조속히 국민에게 지원해야 한다는 ‘적극적인 재정 운용’에 대해선 3인 모두 이의가 없는 듯하다.

그렇다고 이재명 지사가 전 경기도민 지급을 숨넘어가게 서두른 것도 아니고 적당히 당정청과 보폭을 맞춰 왔다고 하지만, 당을 책임진 이 대표나 정부를 책임진 정 총리가 볼 땐 국민들에겐 뭔가 당과 정부가 ‘소극적 이미지’로 비춰진데 대해 그냥 있을 순 없었을 것이다.

그런데, 3인 간의 정치방정식을 풀어가는 과정에서 이미 보수 야권의 정당과 후보들에게서 나올법한 ‘정치공학적 용어’들이 등장하기 시작했다. 어떤 정치 후보에 대한 공세적 이미지 덧씌우기가 ‘반복적, 기계적’으로 작동하게 되면 그 공세의 목적에 부합하는 이미지로 ‘고착화’ 된다는 정치 경험들이 이미 ‘정치공학’으로 자리 잡은 지 오래됐기 때문이다.

역대 개혁진보 진영 후보들에게 참 아픈 ‘마음의 상처’를 남겼던 말들이 있다. 최근 이재명 지사를 타겟으로 한 이 대표의 “왼쪽 깜빡이 켜고 오른쪽으로 가는 것과 비슷할 수 있다” 는 이른바 ‘깜빡이론’과 정세균 총리 측 이원욱 의원의 ‘포퓰리즘 논쟁 중지’ 공세이다.

얼마나 마음에 상처를 준 공세였으면, 이 지사 최측근인 정성호 의원이 직접 나서서 반격에까지 나섰을까 싶다. 정치권에서 대표적인 ‘정중동’, ‘합리적’ 정치인으로 평가받는 이 지사 측 정의원은 ‘깜빡이론’은 ‘보수 야권의 노무현 정부 공격때 쓰던 표현’이라며 섭섭함을 토로하고 나선 것이다.

이 지사 측은 ‘포퓰리즘 공세’도 아파할 만 듯한데, 아마도 이 지사의 ‘전매 특허품’ 처럼 된 능동적, 선제적 국민 소통과 정책 아젠다 선점 행보에 대한 ‘정치공세’라고 보는지 반격이 없는 점은 특이하다. 야권의 이 지사 공격 시 주장하는 ‘포퓰리즘 카테고리’에 가두고 ‘즉흥적’, ‘선동적’이라는 ‘이미지 덧씌우기’라고 판단한 듯하다.

대선 가도에서도 ‘선두’는 늘 불안하다. 앞서가고 ‘선점’해야 일등을 유지한다. 이 지사측 역시 ‘일등 선점전략’에만 몰입하다 보면 상대의 ‘덧씌우기’가 아닌 자칫 ‘과욕의 선점전략’이 ‘자신에게 덫’이 될 수도 있다는 선례를 되짚어 보면서 가야 할 일이기도 하다.

정치, 특히나 대통령의 길은 비록 5년의 기간이지만 결코 짧지 않은 나라 역사를 만들어 가는 ‘대장정’이다. 대선 주자 간 ‘정치공학적 계산’과 그 목적은 반드시 일치하지만은 않는다. 또한 후보들이 쉽게 몰입되는 ‘정치방정식’ 역시 ‘앞서가는 선두 변수’만 놓고 쫓아가다 보면 ‘국가미래’보다 ‘정적’만 보이고 정치 보복을 야기한다. 국가와 국민을 먼저 앞에 놓고 가야하지만, 정치 현실은 다른 점이 참 어려운 대목이다.

◇박동규 前 청와대 행정관
◇독립기념관  前 사무처장
◇ 現 한반도 미래전략 연구소 대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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