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바이든 정부와 한반도 평화프로세스 재세팅, ‘평화의 잭팟’ 터지길 기대"

[뉴스워치=칼럼] 새해들어 남북 정상의 대내외 정책 방향과 남북관계 기본 방향에 대한 구상이 밝혀졌다.

북한 김정은 위원장은 최근 ‘조선노동당 8차 대회’에서 ‘자력갱생과 강력한 국방력’을 제1의 기본노선으로 삼으면서도 ‘파국에 처한 북남관계 수습과 개선을 위한 적극적인 대책 강구’를 강조했다. 그러면서 ‘북남관계 합의한 제반 합의 이행을 촉구’하면서 ‘남한의 태도에 따라 3년 전 봄날로 돌아 갈 수도 있다’는 전략적으로 강온 양면 메시지를 던졌다.

문 대통령 역시 신년사를 통해 “남북 대전환의 마지막 노력”을 강조하며 대화 의지와 함께 코로나 상황 등을 고려한 “비대면 방식의 대화도 할 수 있다는 의지는 변함이 없다”며 구체적 실천 의지까지 천명했다.

임기 1년여를 남겨두고 사실 새로운 대북구상이나 정책은 별 의미가 없다. 현 정부의 대북정책은 ‘평화 프로세스’라는 ‘굳건한 레일’ 위에 올려놓은 ‘남북화해협력’, ‘비핵화 북미협상 지원’ 노력들은 일관되고 변함없기에 더더욱 새로운 구상은 불필요했을 것이다.

남북관계 복원은 며칠 후면 새롭게 출발하는 미국 바이든 정권의 ‘대북정책 기조’와 직결돼있음은 주지의 사실이다. 남과 북이 신년을 맞이하면서도 기존의 정책 방향을 틀지 않고 현상 유지 속에서 ‘상호 약속이행’과 ‘대화 의지’를 강조한 것만 보아도, 결국 바이든 정권 출범 이후의 대북 정책, 한미 관계 재설정 향배에 큰 영향을 미친다는 걸 반증한 것이다.

북한 김정은 위원장이 언급한 ‘3년 전 봄날’은 2018년 판문점 정상 회담 등 남북화해가 최고조에 달했던 것을 염두해 둔 것이지만, ‘3년 전 봄날’로의 복귀 전제 조건도 역시 바이든의 대북정책이다. 어느 것 하나 남북관계 개선에 남북 스스로가 획기적 돌파구를 찾기란 쉽지 않다.

그러함에도 남북은 새해 들어 신뢰 복원과 대화 노력은 포기해 선 안될 것이다. 물론 북한이 북미 ‘하노이회담’ 실패 이후 화풀이하듯이 행한 남북연락사무소 폭파 등 대남 적대적 행위와 서해상 공무원 사살행위 등 우리로선 ‘짚고 넘어가야 할 과제’가 분명히 있다.

그러나 북한 김정은 위원장 역시 역대 어느 정부보다 확고한 ‘평화 프로세스 레일’을 깔아온 문재인 정부 5년 동안 남북 화해협력을 위한 ‘실천적 결실’들을 하나도 실행하지 못한 채 끝난다면, 김 위원장도 ‘말로만 남북평화공존’을 외쳤다는 비판에 직면할 것이다.

남북관계 복원이 절실하지만, 우리 ‘고심의 접점’은 분명하기에 더욱 힘겨운 상황이다. 동맹국이자 비핵화의 키를 쥔 미국과의 ‘철저한 공조와 협력’이 절대적이기에 남북대화에 ‘속도전’으로만 임할 순 없다는 점이다.

미국 바이든 정부의 최 급선무는 ‘대내 통합’과 ‘코로나 전쟁’의 종식일 것이다. 그리고 대외 우방과의 관계에서 미국을 정상적으로 되돌려 놓기 전에 대북, 남북 관계 진전은 ‘뒷전’일 수밖에 없고 당분간 ‘현상 악화’를 차단하고 ‘유지 전략’에 방점을 둘 가능성이 높기 때문이다.

더구나 북한은 핵잠수함 개발이 코앞에 다가왔음을 과시하기도 했다. 북미, 남북 대화가 단절된 시간만큼 북한이 결국 ‘핵 개발 능력 고도화’에 박차를 가해왔다는 것만 보여준 셈이다. ‘핵탄두 보유’, ‘ICBM’, ‘핵잠수함’ 까지 핵 3종 세트를 갖춘 북한의 공언을 지켜보면서 미국을 당장 북미협상 대화의 장으로 나오게끔 하기엔 힘들 것 같다.

미국에 대한 북한의 ‘테스트’ 역시 아직 끝난 게 아니기에, 문재인 정부 임기 말이 자칫 ‘북미 기 대결’ 만 지켜보다 끝나는 게 아닌가 하는 우려도 나오는 시점이다.

이젠 현 정부가 단순히 남북간 ‘대화를 위한 대화’에 집착할 시점은 아니다. 그동안 충분히 또는 차고 넘칠 정도로 ‘대북 유화정책’과 한미 간 ‘군사력 자제’를 해왔음에도 북한은 더 이상 줄 것이 없기 때문이다.

남북대화를 결코 포기해선 안되지만, 지금은 바이든 새 정부와 ‘한반도 비핵화’와 ‘평화 프로세스’를 ‘재세팅’하는 긴밀한 공조와 협의가 ‘절실한 시간’이라는 생각이 앞선다. 문 대통령 임기 후반 들어 마지막으로 한미 간 ‘평화프로세스 재설계’가 잘 준비된다면 ‘평화의 잭팟(jackpot)’이 터질지 또 누가 알겠는가.

◇박동규 前 청와대 행정관
◇독립기념관  前 사무처장
◇ 現 한반도 미래전략 연구소 대표

 

※ 외부인사 원고는 본지의 편집방향과 일치하지 않을 수 있습니다.

저작권자 © 뉴스워치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