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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성호MC칼럼] 다문화와 차별, 중심은 사람이어야 한다박성호 / 동덕여대 교수

[뉴스워치=박성호 동덕여대 교수] 헬프라는 미국영화가 있다. 배경은 1963년, 미국남부의 미시시피 잭슨이라는 마을이다. 미국의 다른 도시와 마찬가지로 잭슨이라는 마을의 구성원은 흑인과 백인으로 이루어져있다. 물론 흑인과 백인사이의 차별도 존재한다.

영화는 스키터라는 작가의 꿈을 이루기 위해 고향으로 돌아와 잭슨저널에 취직한 여성으로부터 시작된다. 스키터는 친구 힐린과 엘리자베스에게서 흑인과는 화장실을 같이 사용할 수 없다며 흑인은 화장실을 따로 사용해야한다는 인종차별적인 대화를 듣게 되고, 이에 아무도 관심을 갖지 않았던 흑인가정부들의 삶을 책으로 옮기기로 결심하게 된다.

다른 인생은 꿈꿔보지도 못한 채 가정부가 되어 17명의 백인 아이를 헌신적으로 돌봤지만 정작 자신의 아들은 사고로 잃은 에이빌린은 스키터로부터 어느 누구도 관심 갖지 않았던 자신과 흑인 가정부들의 인생을 책으로 써보자는 제안을 받는다. 차별과 불만을 이야기 하는 것조차 불법이 되고 생명을 위협받는 일이 되는 시대에 흑인들은 이러한 위험한 작업에 참여하는 것을 두려워하여 작업은 난항에 부딪힌다. 그런데, 때 마침 주인집의 화장실을 썼다는 이유로 쫓겨난 가정부 미니가 여기에 합류하면서 이야기는 급진전을 보여 마침내 헬프라는 세상을 발칵 뒤집을 만한 책을 탄생시킨다는 이야기이다.

세계에서 가장 많은 민족들이 살고 있는 대표적 다문화국가인 미국은 오랜 인종차별의 역사를 지니고 있다. 종교의 자유를 찾아 유럽을 탈출한 청교도들은 종교의 이름으로 아메리카 대륙의 원주민이었던 인디언들과 노예로 유입된 흑인들, 자신들처럼 부푼 꿈을 안고 이주한 유색인종까지 학대하고 차별하였다.

미국의 노예제도는 1862년 링컨 대통령에 의해 폐지됐으나, 차별과 멸시에 기초한 흑백 분리정책은 1950년대까지 지속되었다.

미국의 국가이념인 자유는 흑인들에게도 막대한 영향을 주어, 1955년 버스에서 백인에게 자리를 양보하지 않았다는 이유로 경찰에 체포된 흑인 여성 로사 파커 사건은 백인과 마찬가지의 자유를 원하는 흑인 인권운동의 기폭제가 되었다. 1963년 20만명의 흑인들이 워싱턴 기념탑까지 행진을 벌였고, 군중 앞에서 연설은 한 마틴 루터 킹은 미 흑인 인권 운동의 상징이 되었다.

이에 미국의 대통령 케네디는 고용 부문에서의 인종 차별을 금지한다고 발표하였고 이어 1964년 존슨 대통령은 공공장소, 고용, 선거에서 인종차별을 금지한다는 행정명령을 내렸다.

이러한 과정들을 거치며 현재 미국은 사적 영역에서 주류사회의 문화가 존재함을 인정하면서도 동시에 다양한 소수집단의 문화를 존중하는 입장인 문화적 다원주의를 채택하게 되었다. 자유주의적 다문화주의에 기초한 문화적 다원주의는 공적 영역에서는 미국적 가치로의 통합을 강조하는 동화주의를 강조하지만, 사적 영역에서는 다양한 소수집단의 적응과 문화존중을 강조하는 다문화주의를 인정하는 것이다. 미국은 사회통합을 위한 문화적 다양성과 인종집단의 존재를 인정하지만 시민생활과 공적생활에서는 이를 인정하지 않고 주류사회의 문화, 언어, 사회관습을 따르도록 하고 있다.

그러나 이러한 미국의 제도는 다문화사회의 차별을 없애고 있지 못하고 있다는 것이 학자들의 지적이다. 영어를 사용하지 못하면 금방 눈에 띠고, 소수자의 정체성이 금방 드러나며 기회의 평등만으로 결과의 불평등을 보완할 수 없기 때문이다. 미국의 다문화제도의 개선은 현재진행형이다.

인간을 차별하고 배제하여 결국 인간을 위하지 못한 제도는 숱한 소수민족들의 고통을 불러오며 사회를 불안하게 만든다. 문화가 그렇듯 다문화는 인간 생활의 유산이다. 다문화 제도의 중심은 인간이어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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