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워치=칼럼] 새해에도 코로나의 어두운 긴 터널을 지나고 있지만 가장 활기를 보이고 있는 곳은 여의도를 위시한 정계이다. 서울, 부산 시장 재보궐 선거를 향한 각 정당 후보들의 발걸음이 빨라지고 대선을 1년여 앞뒀지만 대선주자들의 ‘워밍업’도 본격화 됐기 때문이다.

얼마 전 ‘여권의 전략통’으로 활동한 인사를 만났을 때 최근 이낙연 대표의 지지율 하락의 원인이 뭐냐고 물었을 때 돌아온 답은 의외로 간단해서 놀랐다.

그는 “당 대표 당선 때부터 예상됐던 바”라고 했다. 부연하자면 ‘총리 시절의 안정적 리더쉽과 모범답안에 충실한 메시지와 언행은 어느 것 하나 트집잡힐 것들이 없었지만, 변화무쌍한 집권 여당 대표 더구나 ’헛발질‘을 호시탐탐 고대하는 정치판에선 ’정체될 수밖에 없는 리더쉽’이기에 그렇다는 분석이었다.

지난해 ‘추-윤 갈등’이 심화되면서 윤석열 총장이 이낙연,이재명 여권 후보 1,2위의 틈을 비집고 들어오면서 ‘하락 세’를 이어온 이낙연 대표는 새해들어 이재명 지사에게 선두를 빼앗긴 상태이다. 심지어 윤 총장이 1위를 한 조사도 있지만, 전문가들은 ‘신뢰도’에는 의문을 제기하고 있다.

이처럼 뒤집어진 여권 대선주자 판도를 의식한 듯 최근 이낙연 대표의 행보는 상당히 적극적이고 공세적이다. 李-朴 전 대통령 ‘사면론’ 제기가 대표적이다. 조만간 ‘이낙연 표 신복지체계’ 구상도 밝힐 예정이라고 한다.

당 대표로서 대통령과 정부와의 관계, 미칠 영향 등을 고려하면 신중한 행보일 수밖에 없었겠지만 ‘역설적’으로 그만큼 대선주자로서 ‘역동성’, ‘비전’보다는 ‘안정적 정국관리’에 무게를 둘 수밖에 없었을 것이다. 당 대표의 ‘프리미엄’과 ‘리스크’를 동시에 안고 있는 셈이다.

반면, 사람들은 지난 여름 대법원 판결을 눈앞에 두고 ‘정치적 죽음의 문턱’까지 갔던 이재명 지사가 불과 반년 만에 집권 여당 대선주자 선두에 오른 이유는 무엇인가에도 관심이다. 이 지사의 ‘트레이드 마크’는 비판론자들이 공격무기로 삼는 ‘포퓰리즘 식 대중 추수주의’라는 것이다. 대중, 국민의 관심을 끌고 좋아할 만한 것은 다 끄집어 내어 이슈를 선점한다는 비판이다.

그러나, 지금은 이 지사의 행보를 놓고 ‘포퓰리즘’이라고 대놓고 비판하는 목소리는 찾기 힘들어 졌다. 전문가들의 말을 취합해 결론부터 말하자면, 그의 ‘철저한 현장주의’, ‘기민한 대응력’, ‘생활 밀착형 정책 제시’ 행보가 국민에게 각인되기 시작했다는 것이다.

더구나 정치인들이 대체로 문제 만 짚고 ‘나 몰라라 식’인 반면, 이 지사는 국가가 나아갈 정책방향까지 제시하기에 이젠 그의 말에 ‘무게’와 ‘신뢰’까지 가미되고 있다는 분석이다.

그의 행보는 ‘명확한 타겟 설정’과 ‘메시지’에 대한 구상이 설계된 ‘치밀한 전략적 선택’의 산물들이라는 것이다. 신천지 이만희 회장을 찾아가 세상을 뒤집어 놓고 코로나 방역의 심각성과 국민들의 ‘응징 대상’을 명확히 한 것은, 아마도 코로나 시대 ‘위기대응 능력의 모델’이 되지 않았나 싶다.

부동산 문제가 심각해도 여권 누구 하나 일언반구 못할 때 이 지사는 여론 악화의 원인을 부동산 정책으로 꼽았다. 덧붙여 야당 반발에도 불구하고 ‘토지거래 허가제’를 던졌고, 공직자 과다 주택보유 문제가 급부상되자 비록 경기도만이지만 공직자 부동산 보유기준으로 공직자들의 기를 죽여놓기도 했다.

이 지사의 특허권(?)이 된 ‘국민 기본소득제’와 ‘지역 화폐론’은 위기상황에서 국민 기본 생존권 문제와 생계현장에서의 유통, 소비문제 해법을 제시했다는 그 자체만으로 이미 선점한 정책이 되었다.

이재명 지사 역시 여전히 1년여 남은 긴 대권 레이스에 ‘어떤 변수’와 ‘어떤 오판’으로 위기가 닥칠지는 아무도 모를 일이기에 현재의 역전상황을 즐길 수 만은 없을 것이다.

그러나, 최근 이 지사는 다소 조급해 보이고 다소 서두르는 행보에서 ‘완급조절’과 ‘선후조절’까지 하는 정치적 완숙미도 보인다는 평이다. ‘느닷없는 사면론’에 ‘대통령에 누가 된다’며 언급 자체를 하지 않고 있다.

‘李-朴 사면론’은 사실 문 대통령이 임기 말에 ‘히든카드’로 쓸 수 있는 큰 무기였지만 이미 ‘김빠진 맥주’가 돼 버렸다. 찬반으로 갈라져 다툼의 원인만 제공하고 있다. 서울, 부산시장 선거를 앞두고 사면론이 보수 야권 분열을 노릴 수도 있었겠지만, 도리어 지속 주장했다가는 여권분열로 이어질 뻔했다.

정치판에선 ‘선거를 무난하고 평범하게 치르면 무난하게 패한다’는 말이 있다. 그동안 이낙연 대표는 당 대표라는 한계가 있었지만, 마치 정체된 듯한 착각마저 들게 한 ‘안정적 리더쉽’, ‘범생적 리더쉽’이 전쟁터, 위기상황에선 적합지 않다는 평이 중론으로 지적돼 왔다.

지금의 대한민국뿐만 아니라, 대한민국은 어느 시대 어느 순간도 태평성대의 세월은 그리 길지 않았다. 국난과 당파와 외세와의 ‘끝없는 도전과 응전의 역사’였고 앞으로도 그럴 것이다.

그러기에 태평성대 시대의 큰기침 한번 하면 세상이 따라주는 ‘큰 어른 리더쉽’은 지금은 더더욱 걸맞지 않다. ‘위기대응 능력’과 ‘돌파능력’은 안정적 리더쉽 보다 앞서는 리더쉽 유형임은 인류역사가 증명하고 있다.

지금 이 시대 국민들은 ‘도전과 응전의 리더쉽’, ‘개척하는 리더쉽’ 그래서 ‘살아있는 리더쉽’을 원한다. 누가 이러한 ‘시대정신’에 부합할 지는 또 많은 시련들이 입증해 나갈 것이다.

 

◇박동규 前 청와대 행정관
◇독립기념관  前 사무처장
◇ 現 한반도 미래전략 연구소 대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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