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워치=칼럼] 작년 12월 이맘때쯤 중국 우한에서 원인불명의 ‘폐렴 환자’가 발생한 이후 전 세계는 지금 이 순간에도 여전히 코로나-19와 대전쟁을 치르고 있다. 12월 중순까지만 해도 6800만명의 확진자와 150만명의 사망자, 초강대국 미국은 전 세계 사망자의 20%를 차지하는 30만명이 죽고 확진자 수도 1700만 명에 달할 정도로 심각한 지경이다.

세월앞엔 장사가 없듯이 세계적인 대재앙 속에서도 한해는 저물어 가고 있다. 코로나 이전의 연말은 그야말로 결실과 기대가 교차하면서 누구에게나 더 나은 한해를 고대하는 정점이 되었지만, 올해는 코로나 앞에 숨죽이며 ‘하루가 일 년처럼 지나길’ 학수고대하는 때가 됐다.

해마다 연말이면 각 언론사는 이른바 ‘10大 뉴스’ 선정을 하여 그해의 가장 핫이슈와 큰 뉴스를 가려 선정 발표하곤 했다. 올해도 어김없이 언론사 등이 ‘10大 뉴스’를 발표했다. 밝고 희망을 준 뉴스보다 어둡고 몸서리쳐지는 뉴스 테마를 접하면서 차라리 올 한해에 대한 ‘기억상실증’이라도 걸렸으면 좋겠다는 생각마저 들게 하는 악몽의 시간이 스쳐 지나간다.

코로나가 덮친 세상이었지만, 정치판에서 큰 뉴스들이 많았고 코로나 위기 속에서 단연 민주당의 압승은 야당에겐 큰 충격이었다. 시민과 소통을 즐겨하던 박원순 시장의 성추문으로 인한 극단적 선택, 그리고 핵 협상을 둘러싸고 한동안 잘나가던 남북관계를 파탄으로 몰고온 북한의 연락사무소 폭파와 서해상 공무원 피살사건은 국민에게 충격에 충격을 몰고 온 사건들이었다.

장장 두 달에 걸친 대 장마로 인한 자연재난은 고통 속의 국민들을 더욱더 수렁 속에 빠지게 만들고 수많은 인명피해와 재산손실을 초래하기도 했다. 코로나에 지친 국민에겐 차라리 코로나 보다, 엄청난 피해를 몰고 왔지만 차라리 이렇게라도 지나가는 재난이라면 견딜만하다는 탄식이 절로 나왔던 한해이다.

코로나와의 전쟁을 일상처럼 이어가는 국민에게 일 년 내내 ‘삶의 피곤함’과 ‘상실감’을 준 것은 누가 뭐라해도 ‘집값 상승’과 ‘부동산 문제’였다. 그리고 아침부터 저녁까지 두 사람의 이름이 거론되지 않으면 뉴스가 안될 정도로 싸움을 벌였던 ‘추-윤 전쟁’의 결말은 집권여당의 ‘해피엔딩(happy ending)’이 아닌 ‘슬픈 결말(sad ending)’으로 일단락되고 말았다.

덩달아 대통령과 집권 여당의 지지율은 하락추세이다. 안타깝게도 장관 한 두명 갈아치운다고 해결될 듯싶지는 않다. 현 정부의 가장 큰 생명력이자 가치는 ‘공정’과 ‘신뢰’였다. 문 대통령의 ‘인품’이 그렇고 지금도 여전히 거짓이나 ‘비민주적 가치’를 지향한다고 국민들은 믿지는 않을 것이다. 그런데 지금 정권의 신뢰가 손상되고 공정도 훼손됐다고 보는 국민이 다수인 것 같다.

이른바 ‘K 방역’도 그동안 호평을 받았지만, 다소 ‘안주’한 부분이 있음이 확인된 것은 사실이다. 뼈아프게 받아들여야 하지만 해왔던 노력을 욕하고 포기할 순 없는 일이다. 새해엔 정부 여당이 그들의 가장 큰 무기이자 생명력인 ‘신뢰와 공정성’을 회복하는 ‘획기적 각성과 발상’들이 쏟아져 나오길 기대해 본다.

내년 초부터 그렇게 고대하던 백신이 우리 곁에 오고 우리가 개발한 항체 치료제까지 나온다는 전망이 속속 나오고 있다.

올 한해 10大 뉴스 중에 굿 뉴스가 있더라도 결국 우린 코로나의 악몽에서 벗어나질 못하고 있다. 그만큼 ‘코로나 도탄’에서 하루라도 빨리 벗어나길 학수고대하는 것이다. 이제 새해엔, ‘아듀, 2020년’이 아니라 ‘아듀, 코로나 시대’를 기대해보자.

◇박동규 前 청와대 행정관
◇독립기념관  前 사무처장
◇ 現 한반도 미래전략 연구소 대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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