태아 목까지 나온 상태 탯줄 목 압박..."위급상황 기도확보 등 응급처치"

사진=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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태아의 다리가 먼저 나오면서 탯줄이 목을 압박하는 위급한 상황에 처한 태아가 119구급대의 도움으로 구사일생으로 목숨을 건졌다.

29일 서울시 소방재난본부에 따르면 “지난 16일 10시 54분께 성북구 장위동의 한 주택에서 태아가 거꾸로 나오는 응급분만 중이던 산모를 응급처치와 함께 병원으로 이송했다”고 밝혔다.   

정지훈 강북소방서 119구급대원은 “현장에 도착했을 때 임산부는 진통으로 의사소통이 어려운 상태였다”며 “구급차에서 산모 상태를 확인했을 때 이미 태아의 다리가 먼저 나오면서 탯줄이 목을 압박하는 위급한 상황이었다”고 당시 긴박한 상황을 설명했다.

정 대원은 이어 “태아의 목과 탯줄 사이에 공간을 확보하고 흉부압박을 시행하면서 체온을 유지시키기 위해 분만포로 덮어 이송했다”며 “병원 도착 즉시 수술실 의료진에 의해 분만이 완료돼 현장에서 아기 울음소리까지 확인했다”고 말했다.

시 소방재난본부 관계자는 “태아가 거꾸로 나올 경우 탯줄이 목에 감겨 질식으로 이어질 수 있어 응급분만에 해당한다”며 “이럴 경우 하복부를 높게 유지시키는 등의 응급처치와 함께 신속히 이송해야 한다”고 밝혔다.  

산모의 남편 정 모씨(38)에 따르면 “출산 예정일인 내년 1월 14일 보다 29일이나 빨리 진통이 시작됐고 아내가 분만 진통으로 의사표시도 못하는 상황이라 너무 당황스러워 119에 신고했다”며 “아이가 거꾸로 나올 때만 해도 너무 놀라 어찌할 줄 몰랐는데 긴급한 상황에서도 차분한 대처로 아내와 아이의 생명을 구해준 119구급대원에게 감사하다”고 말했다.

한편 최근 3년간 구급차 내 출산은  2017년 1건,  2018년 2건, 2019년 2건 등이다.

소방재난본부 관계자는 “산모 이송도 중 119구급차 안에서 출산은 한 해에 두세 건씩 발생하고 있다”며 “현재 119구급차 내에는 분만유도 장비들이 적재돼 있으며 구급상황관리센터 의사의 의료지도를 통해 탯줄 결찰 등의 응급분만 관련 처치를 할 수 있다”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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