송아량 의원, "시내버스 방역업체별 단가 최고 2.4배 차이, 방역업체 선정기준도 없어"

사진=송아량 시의원실
사진=송아량 시의원실

#서울 서초구와 강남구 일부 마을버스 방역을 맡은 A업체는 지난해까지만 해도 유리막코팅과 썬팅을 하던 자동차 외장관리 업체였다. 코로나19가 맹위를 떨치던 올 3월 돌연 소독업 신고를 하고 매달 약 1700만원의 방역비를 받아갔다. A업체보다 한 달 앞서 소독업 신고를 한 B업체는 원래 부동산관리와 건물청소를 대행했었다. 이 업체 역시 마을버스 방역업체로 선정돼 매달 1700만원을 받았다.

16일 서울시에 따르면 올 9월 기준 재난관리기금과 추경을 통해 지하철 175억 1630만원, 버스 281억 9723만원, 택시 6억 1896만 원 등 총 463억 3249만원의 예산을 대중교통 방역지원금 명목으로 지급했다.

지하철은 기존 자회사인 서울메트로환경(주)과 서울도시철도그린환경(주)이 방역을 수행했으며 택시의 경우 개별업체 지원이 아닌 충전소 위주 방역을 실시한 것으로 알려졌다.

문제가 된 것은 시내버스와 마을버스의 방역이다.

우선 시내버스는 각 시내버스 회사별로 개별 방역업체와 계약했다. 이후 버스회사별 계약금을 시내버스 운송사업자 조합에서 취합해 서울시에 요청하면 시가 지급했다. 62개 시내버스 업체 중 41곳이 특정 방역업체 2곳과 계약하면서 방역 실효성과 높은 단가가 논란이 됐다.

65개 시내버스회사 가운데 자체방역을 한 3개 업체를 제외한 62개 사 중 무려 27개 업체(2962대)가 S업체와 계약했다. 14개 업체(1233대)는 또 다른 S업체와 계약했다.

이들 업체는 평균 4223원, 1대당의 단가로 방역계약을 체결했다. 이들을 제외한 시내버스 회사 중 D운수의 방역계약 단가는 2202원, 1대였다.

송아량 서울시의원(도봉4, 더불어민주당)은 “65개 버스회사가 D운수의 방역단가에 준해 계약했을 경우 매달 4억 가까운 예산을 절감할 수 있었다”고 지적했다.

송 의원은 제298회 서울시의회 정례회 도시교통실 행정사무감사에서 시내버스와 마을버스에 지급된 방역지원금의 부실한 관리실태를 지적하고 신속한 실태조사와 재발방지를 촉구했다.

송 의원은 방역단가가 2배 가까이(최고 금액 기준 2.4배) 차이가 나는 것 말고도, 과연 한 방역회사가 매일 2962대의 버스를 철저하게 방역할 수 있는가에 대해 의문을 제기했다. 두 업체는 각각 매달 3억7900만원과 1억500만원을 지급받았다. 방역업체 선정과 관련한 별도의 업체선정 기준은 없었다.

송 의원에 따르면 마을버스의 경우 마을버스 운송사업자조합에서 한국방역협의회와 계약하고, 한국방역협의회에서 회원사들에 마을버스 회사를 할당했다.

당초 선 방역 후 실제 소요비용에 대해 사후정산 방식으로 지급할 계획이었으나 무슨 이유에서 인지 방역 투입인원, 소독물량에 상관없이 업체별 일괄 매달 1768만 원씩 지급됐다. 그 결과 마을버스의 방역단가는 1대당 4528원으로 시내버스(4001원)보다 높게 지급됐다. 또 방역에 참여한 일부 업체가 사실상 급조된 부실 방역업체였다는 것이란 주장이다.

현행 ‘감염병의 예방 및 관리에 관한 법률’ 제52조 등에서는 소독업을 하기 위해서는 보건복지부령으로 정하는 시설·장비 및 인력을 갖춰 구청장에게 신고하도록 돼 있다.

마을버스 방역업체 49개 중 서울시가 제출한 48개 업체의 소독업 신고증을 확인한 결과 48개 업체 중 8개 업체(약 16.7%)는 올 2월 이후 소독업을 신고했다. 이들은 각각 근로자 파견업, 냉난방기 유지보수, 침대청소 및 판매, 부동산 관리업, 자동차 용품 판매 및 시공 등 소독·방역과 무관한 업종이었으나 2월 말~6월 사이 소독업 신고를 했다.

조합은 당초 ‘최근 1년간 여객자동차 운수사업용 버스에 대해 2회 이상 방역소독 실적(1500대 이상)이 있는 업체 또는 법인단체’로 입찰참가자격을 제한했는데 방역실적이 없는 이들 회사가 ‘한국방역협회’를 내세워 방역업체로 선정된 것이란 설명이다.

송 의원은 “시가 281억 9000만원이라는 막대한 예산을 지원하면서도 정교한 방역메뉴얼이 없고 사후 점검을 비롯한 현장 지도·감독에 소홀했다”며 “버스 방역을 운송사업조합에 일임하고 사실상 현금지급기 역할만 한 것”이라고 일갈했다.

그러면서 “코로나19라는 전대미문의 사태 속에서 방역 수요가 폭증하고 위기감이 팽배해지면서 시급하게 편성·집행될 수밖에 없었다는 한계는 인정한다”면서도 “철저한 방역을 통해 대중교통을 이용하는 시민들의 불안감을 불식시킬 의무가 있는 시가 제대로 된 현장점검 조차 한 번도 하지 않은 것은 명백한 업무태만”이라고 강하게 비판했다.

이와 관련, 서울시는 “철저한 실태조사를 통해 문제점을 즉각 조치하고 방역지원금의 지급과 관리 기준을 강화하겠다”며 “이후 시내버스와 마을버스의 철저한 방역관리를 통해 시민 안전보호에 만전을 기할 것을 약속한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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