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정애 의원 “데이트폭력 중대범죄...경찰, 젠더폭력 기민하게 대응해야”

사진=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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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근 강영애(가명.26)씨는 남자친구에게 폭행을 당해 얼굴 등 온몸을 다치는 전치 5주의 중상을 입었다. 강씨는 “남자 친구하고 사소한 언쟁을 벌이고 있었는데 분에 이기지 못했는지, 갑자기 주먹으로 얼굴과 가슴 등을 무자비하게 때리기 시작했다”며 “그전에도 이같은 일이 가끔 있었지만 그때마다 보복이 두려워 헤어지기가 망설여 졌다”고 토로했다.

데이트폭력 범죄 연간 신고건수가 해마다 증가하고 있지만 검거비율과 구속비율은 줄어드는 추세인 것으로 확인됐다. 사법당국의 강력 경고와 처벌에도 데이트 폭력이 끊이지 않고 있는 가운데 처벌 수위 강화와 예방책 마련이 시급하다는 지적이다.

경찰은 지난 2016년부터 일선 경찰서마다 ‘데이트폭력TF’를 구성했으며 255개서 4001명의 전담인력을 편성, 운영하고 있다.

하지만 아직 데이트폭력이 ‘사적이고 소소한 다툼’으로 여겨지는 경우도 있어 경찰의 적극적인 데이트폭력 예방 및 피해자 보호·지원을 위한 노력이 요구되는 상황이다.

데이트폭력은 데이트관계에서 발생하는 언어적·정서적·경제적·성적·신체적 폭력이다. 피해자 대부분이 여성으로 성차별적인 사회구조와 불평등한 성별권력관계에 뿌리를 둔 ‘젠더폭력’의 한가지 유형으로 분류된다.

26일 국회 행정안전위원회 소속 더불어민주당 한정애 국회의원(서울 강서병, 정책위원회 의장)이 경찰청으로부터 제출받은 자료에 따르면 데이트폭력 범죄 연간 신고건수가 해마다 증가하고 있지만 검거비율과 구속비율은 줄어드는 추세인 것으로 드러났다.

데이트폭력 범죄를 유형별로 보면 신고건수를 기준으로 폭행·상해가 가장 많은 8362건(63.7%)을 차지했다. 이어 경범등 기타가 3754건(28.6%), 체포·감금·협박이 942건(7.1%)으로 뒤를 이었다. 데이트폭력 범죄의 70% 이상이 강력범죄임에도 불구하고 검거비율과 구속비율은 점점 낮아지고 있는 것이다.

또 가해자들은 이미 다른 전과를 가지고 있는 경우가 많았다. 검거된 가해자 중 67%에 이르는 4072명이 전과자였다. 최소 1범의 전과자부터 9범 이상까지 고르게 분포해 있었으며 9범 이상 전과자도 전체 검거인원의 15.7%인 965명에 달했다.

지방경찰청별 데이트폭력 처리 현황은 천차만별이었다.

전년도에 발생한 건수까지 검거해 100%를 상회하는 지방청도 있었지만 제주·경기남부·충남의 경우 지난 3년간 절반도 넘지 못하는 검거 실적을 보였다.

일부 높은 검거율을 보이는 지방청도 있었으나 검거율이 점점 떨어지는 지방청과 고질적으로 낮은 검거율의 지방청도 많았다.

이와 관련, 한정애 의원은 “여성 대상 범죄 중에서도 피해자의 몸과 마음, 일상을 파괴하는 데이트폭력의 심각성은 여러 번 강조해도 지나치지 않다”며 ”조직 개편과 수사권 조정 등을 앞둔 경찰이 데이트폭력을 비롯한 젠더 폭력에 더욱 기민하게 대응해야 할 것“이라고 지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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