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워치=칼럼]  K-POP이 이제 한국뿐이 아닌 전 세계적인 음악의 한 장르가 됐다. 방탄소년단은 2020년 중반에 낸 신곡 'Dynamite'를 통해 21세기 최초로 빌보드 차트 HOT 100에서 1위를 했으며 비영어권 가수 최초이자 전 세계 5번째로 'Hot 100', 'Artist 100', 'Billboard 200'차트 모두 1위를 석권했다.

2015년 전까지는 K-POP이라는 장르가 해외에서 소폭 성장하는 정도였다면 그 이후 2016년부터 현재까지는 K-POP 붐이 이어지고 있다.

과거에도 여러 번 한국 음악이 세계시장의 문을 두드렸으나 2017년부터 방탄소년단과 다른 한국 그룹들의 빌보드 차트 진입 소식이 자주 들리고 있다. 블랙핑크는 방탄소년단에 이어 K-POP 그룹 두 번째로 빌보드, UK 싱글, 앨범 순위에 중상위권을 차지했다. PSY(싸이)의 강남스타일, BIGBANG, BLACKPINK의 영향으로 미국 내에서도 K-POP에 대한 인식이 높아졌다.

또한, K-POP은 아시아권 문화 정도의 관심과 흥미에서 벗어나 세계인에 대한 영향력도 꽤 커져서 북미권에서 열리는 K-POP 관련 행사들은 아시아인 외의 인종들이 대다수를 이룬다.

유럽에서도 UK차트 앨범 및 싱글 모두 진입하고 또 상당한 인기를 누리고 있다. K-POP이 세계적인 인기를 끄니 Korea를 의미하는 K자를 붙이는 다른 조어도 생겨나고 있다. K 클래식, K드라마, K 방역, K 리그 등이 그것이다.

팝 음악은 3~5분의 러닝타임, 대중적인 멜로디와 기승전결 방식의 편곡 구조, 전자장비를 활용한 대중적인 생산과 배포라는 특성을 가지기에 모든 음악을 포용하진 않는다. 따라서 K-POP은 대한민국에서 만들어진 댄스 음악, 혹은 아이돌 음악 등을 일컫는 의미로 통용되고 있는 듯하다.

한국의 전통음악이나 민속 음악은 K-POP에 포함하지 않는다.

K-POP이란 K-POP 특유의 아이돌 퍼포먼스 음악을 의미한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한국 음악을 대표하는 국악, 클래식, 트로트, 록, 팝, R&B, 발라드, 힙합, 재즈, 포크, 가스펠, 동요 등은 이에 포함되지 않고 있다.

최신 유행의 댄스 뮤직, EDM, 하우스, 일렉트로니카 클럽 음악이 가장 큰 지분을 차지하고 또한 비즈니스와도 매우 밀접한 관계를 맺고 있다.

K-POP은 대체로 대한민국에서 만들어져서, 한국어가 들어가고 한국인들이 누리고 있는 가요를 지칭하고 있다. 다른 국가의 음악가가 부르는 K-POP은 들어본 적이 없다.

사실 1980년대 초반 이전까지 한국의 대중음악은 팝의 영향력이 강하였다. 1960년대 초기, 트로트 장르를 제외한 분야에서는 패티 김, 현미, 윤복희, 신중현 등 미국 제8군 출신 음악인들이 장악했었고 취향도 성인 취향이 우세했었다.

그런데 1970년대에 들어 통기타, 청바지로 대표되는 청년문화 시대가 도래해 신중현 등을 위시한 미국과 프랑스 등의 영향을 받은 가수들과 쎄시봉을 위시한 포크 음악 가수들이 한국음악계를 평정하였다.

1980년대는 한국형 발라드풍의 노래와 조용필, 시나위, 들국화 같은 밴드들이 대한민국 대중음악을 주도했고 1970년대부터 이어진 포크송 장르가 이 당시 대중가요의 한 축을 이루었다.

또 이즈음에 10대 취향의 서태지와 아이들 등의 댄스 음악이 본격적으로 나오게 된다. 아마 한류로까지 발전하는 K-POP의 토대가 이때 만들어지지 않았나 생각된다.

1996년부터 H.O.T., 젝스키스, 신화, 베이비복스, S.E.S., 핑클 등과 같은 아이돌 그룹이 인기를 끌었다. 2000년대에도 동방신기가, BIGBANG 등 아이돌이 인기를 끌었다가 R&B 열풍이 불었고 2000년대 후반에는 대대적인 아이돌 가수들의 전성시대가 열렸다.

2010년대부터는 가창력, 퍼포먼스 등에서 실력을 인정받는 아이돌이 두각을 나타냈다. 유튜브를 활용한 북미, 아시아, 유럽 등 해외 진출이 매우 활발해지며 K-POP이 폭발적으로 세계화되었다.

한국의 아이돌 시스템은 일본 아이돌 시스템을 수입하여 출발하였지만, 가창력과 세련된 복장, 외모에 칼군무, 솔로 댄스 등 무대에서 보여줄 수 있는 퍼포먼스 전반의 실력 향상을 중요하게 생각했건 한국의 아이돌은 미국 등 북미와 중남미권, 남아시아, 유럽권까지 진출하면서 확고하게 입지를 다졌다.

그러나 K-POP의 화려한 부각 이면에 대한 부작용도 만만치 않다.

외국 차트 성적이라던지 외국에서의 인기가 그리 없음에도 마치 대단한 성과를 거두는 것처럼 보도한 일부 언론의 과장 보도가 세간의 비난을 받았고 대부분의 한류 아이돌 그룹을 중심으로 형성된 팬클럽과 열성 팬의 영향력이 너무 비대해지고 있어 이로 인한 부작용도 있다.

이와 함께 K-POP의 주요 수요 계층이 주로 10대들이라 다른 세대들은 요즘 들을 노래가 없다고 한탄하는 이들이 많다.

이에 요즘에는 트로트 열풍이 불어 다른 세대들의 갈증을 풀어주고 있기도 하다. 게다가 아이돌의 환상에 싸여 길게는 7~8년까지 유망주로 썩거나, 아니면 영영 빛도 못 보고 그대로 방출될 확률이 90% 이상임에도 법적 미성년자들이 연습생으로 훈련하는 과정에서의 인권문제도 있다.

지난 9일은 한글날이다. 한글날은 세종대왕이 한글을 창제하여 반포한 것을 기념하여 지키는 날이다.

그러나 TV 예능을 보면 시도 때도 없이 come on, good 과 같은 영어가 들려 나오고 노랫말에도 영어가 자주 섞여 나온다. 발음도 한글인지 영어인지 불분명하다.

도가 지나치다는 생각은 한글날이기에 더 강하게 드는 걸까? 어느 보도에 따르면 K-POP의 수출액은 전체 수출액 대비 문화콘텐츠 수출액의 비중인 0.8%에, 그중에서도 단 4.3%만을 차지한다고 한다.

즉, 전체 수출액 내에서 차지하는 비중은 단 0.034%에 지나지 않으며 K-POP 수출액의 99%는 아시아에서 발생한다고 한다.

박성호 동덕여대 교수
박성호 동덕여대 교수

물론 우리가 벌어들이는 돈의 액수와 순위가 모든 것을 설명하진 않는다. 하지만 화려한 성적을 거두고 있다고 알려진 K-POP의 실상은 다소 과장된 것이 아닐까 생각한다. 같은 맥락에서 법규가 없음에도 일부에서 제기되고 있는 병역특례의 주장도 사실 뜬금없다.

필자가 나이가 들어 그런지 몰라도 K-POP은 한국의 음악이라는 느낌이 거의 안 든다. 서구권의 음악이 주류를 이루며 미국의 최신 경향을 그대로 따라가는 느낌이다.

미국의 음악에 한국 사람이 영어를 섞어가며 한글 발음도 영어식으로 부르는 좋게 말하면 글로벌 음악이다. 글로벌리즘이 판을 치는 이 시대에 어쩔 수 없는 현상이라 치부하기에는 너무 아쉬운 마음이 든다. 우리의 색채와 정서를 담고서도 세계적인 인기를 끄는 노래는 나오기 어려운 걸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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