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진=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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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수 장재인이 오랜 시간 자신을 괴롭혀왔던 성폭력 사건 피해 사실을 고백해 여론의 응원을 받고 있다.

그는 십대 시절 성폭력 사건을 당한 적 있으며 이로 인해 불안증, 발작, 호흡곤란 등에 시달렸다고 밝혔다.

특히 장재인은 SNS를 통한 이번 고백이 오랜 심리 치료를 통해 자신의 고통과 아픔을 어느 정도 극복했기 때문이라고 설명하며 보는 이들을 안타깝게 했다. 무엇보다 장재인의 이번 고백은 자신과 비슷한 고통을 겪은 이들을 위로하는 것이기도 해 묵직한 감동을 전하고 있다.

장재인은 22일, SNS를 통해 18살에 겪은 사건에 대해 밝히고 나섰다. 장재인은 "앨범은 그 사건을 계기로 시작이 됐다. 1년이 지나 19살에 범인을 제대로 잡았다는 연락을 받았다. 제게 그렇게 하고 간 사람은 제 또래의 남자였다"는 말로 자신의 긴긴 이야기를 시작했다.

특히 장재인은 그 사건의 가해자 역시 다른 아이들의 괴롭힘을 당했다며 그 사실로 인해 자신의 고통은 더욱 깊을 수밖에 없었다고 설명했다.

장재인은 "가장 힘들었던 부분은 그 아이 역시 다른 아이들의 괴롭힘으로 인해 그렇게 됐단 거였다"면서 "한 겨울 길을 지나가는 저를 보고 저 사람에게 그리 하면 너를 괴롭히지 않겠다고 약속했었나 보다. 이 사실이 힘들었던 이유는 그 아이 역시 피해자라면 도대체 나는 뭐지? 내가 겪은 건 뭐지?라는 생각에 가슴이 무너졌다"고 밝혔다.

장재인은 자신의 인생을 뒤흔들만한 사건을 겪고도 가해자의 사정으로 인해 온전히 피해자로 남을 수 없었던 것이다.

다행이도 장재인은 성인이 되고 나서야 자신은 피해자일 뿐이라는 사실에 집중했고 치유의 길로 들어설 수 있었다.

그는 "어른이 되어 그런 것의 분별력이 생겼다. 돌아보고 너비보면 그때 이 일이 생긴건 네 잘못이 아니야 라고 말해주는 이가 있었다면 참 좋았을 거라고 생각이 든다"면서 "생각보다 많은 성 피해자들이 피해자임에도 불구하고 내가 그러했던 것처럼 수치심과 죄책감을 갖고 살아가고 있을 것"이라고 자신이 힘든 경험을 밝히는 이유에 대해 설명했다.

장재인은 "두 발 붙여 노래하는 내가 같은 일, 비슷한 일을 겪은 누군가에게 힘이 됐으면 한다"고 당부하는 말로 많은 이들을 응원하기까지 했다.

이에 앞서 장재인은 '심리치료의 호전 기념 글'이라면서 "이 이야기를 꺼내기까지 11년이 걸렸다. 18살에 입에 담고 싶지 않은 사건을 계기로 극심한 불안증, 발작, 호흡곤란, 불면증, 거식, 폭식 등이 따라붙기 시작했다. 아마 이것 만으로 같은 일을 겪은 사람들은 무슨 일인줄 알 것이다. 고생 많았다"고 설명한 바 있다.

장재인의 이같은 고백에 많은 이들이 응원의 목소리를 보내고 있다.

여론은 특히 성폭력 사건 피해자들이 여전히 수치심과 죄책감을 느끼며 2차, 3차 피해를 입고 있는 점을 지적하며 장재인의 고백과 당부가 많은 힘이 될 것이라 공감하는 분위기다.

■ 다음은 장재인 글 전문

감사합니다. 앨범은 그 사건을 계기로 시작이 됐어요. 그 이후 저는 1년이 지나 19살에 범인을 제대로 잡았다는 연락을 받았었습니다. 저에게 그렇게 하고 간 사람은 음 제 또래의 남자분 이었어요.

그런데 당시 가장 힘들었던 부분은 그 아이 역시, 다른 아이들의 괴롭힘으로 인하여 그렇게 됐단 이야기였어요. 한 겨울 길을 지나가는 저를 보고, 저 사람에게 그리 해오면 너를 괴롭히지 않겠다 약속했던가보더라구요.

이 사실이 듣기 힘들었던 이유는, 그렇게 그 아이 역시 피해자라면, 도대체 나는 뭐지? 내가 겪은 건 뭐지? 라는 생각이 가장 가슴 무너지는 일이었어요.

이젠 조금 어른이 되어 그런 것의 분별력이 생겼습니다만, 돌아보고 너비보면 그 때 이 일이 생긴 건 니 잘못이 아니야 라고 말해주는 이가 있었다면 참 좋지 않았을까 생각이 들어요. 생각보다 많은 성피해자들이, 피해자임에도 불구하고 내가 그러했던 것처럼 수치심과 죄책감을 갖고 살아가고 있을 거에요.

나는 나와 같은 일을 겪은 가수를 보며 힘을 얻고 견뎠어요. 혹시나 혹시나 아직 두 발 발 붙이며 노래하는 제가 같은 일, 비슷한 일을 겪은 누군가 들에게 힘이 됐음 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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