승진에 ‘유리천장 존재’, 성과 ‘낮게 평가’, 업무 기회서도 ‘불리’

사진=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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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중소기업 A과장(여성)은 “대외 프로젝트나 중요한 사업은 남성에게 우선 배정되고 부차적인 사업이나 업무에 배치된다”면서 “이러다 보니 승진에서 밀리고 유리천장을 느낄 수밖에 없다”고 말했다.

# 대기업 B과장(여성) 역시 “출산 후 육아휴직을 했다. 복직 이후에도 육아부담으로 출장, 회식, 야근에 다소 소극적일 수밖에 없다”면서 “이런 점이 부각되면서 실제 성과와는 상관없이 평가나 승진에서 불이익을 받고 있다”고 밝혔다.

양성평등, 일·가정양립 관련 제도가 속속 도입되고 있음에도 직장인 여성 10명 중 7명은 여전히 회사생활에서 남성보다 불리하다고 느끼는 것으로 확인됐다.

대한상공회의소가 여성직장인 300명과 기업 인사담당자 300명을 대상으로 조사한 결과에 따르면 여성직장인은 승진·평가·업무기회 등 회사생활 전반에서 ‘상대적으로 불리하다’고 느끼고 있었다.

대한상의 관계자는 “제도적으로는 일·가정 병행, 채용·평가 및 승진에서의 차별금지 등을 갖추고 있지만 기업 현장에서 여성직장인의 체감도는 낮은 것으로 나타났다”면서 “기업이 여성인재를 활용하기 위해서는 좀 더 적극적인 조직문화 개선이 필요해 보인다”고 밝혔다.

여성직장인에게 기업내 승진, 성과평가, 업무기회에 대해서 여성으로서 유불리를 물었더니 ‘불리하다’는 부정적인 답변이 많았다.

‘승진에 있어 유리천장이 존재한다고 보느냐’는 질문에 64.3%가 ‘그렇다’고 답했으며 기업에서 여성 관리자 임명을 기피하는지에 대해서는 44.7%가 ‘그런 분위기가 있다’고 응답했다.

‘성과평가시 여성을 어떻게 평가하는 경향이 있는가’ 라는 질문에 ‘낮게 평가한다’는 응답(66.7%)이 ‘차이 없다’(30.7%)의 두 배를 넘었다.

여성직장인들은 회사생활에 상대적으로 불리하다고 보는 이유로 ‘출산·육아로 인한 업무공백 우려’를 첫 손에 꼽았다. 이어 ‘여성 업무능력에 대한 편견’, ‘남성중심 조직문화’ 등이 뒤를 이었다.

육아휴직과 회사복직 후 인사상 불이익에 대해서도 부정적인 평가가 많았다. ‘회사에서 육아휴직을 자유롭게 이용할 수 있는 분위기인지’ 물었더니 ‘그렇지 않다’가 ‘그렇다’보다 많았다.

권순원 숙명여대 경영학과 교수는 “지난해 합계출산율이 0.92명으로 역대 최저를 기록한 가운데 최근 코로나19 사태에 따른 학교·보육시설 휴업으로 육아부담이 가중되고 있다”며 “여성인재의 일·가정 양립을 위해 재택근무 등 유연근무제도를 적극 운영해 육아부담을 덜어주는 한편 스마트워크 추세에 부합하는 평가시스템을 갖출 필요가 있다”고 지적했다.

직장내 여성인력 활용 확대를 위해 필요한 과제로 여성직장인은 기업문화 변화를 첫 손에 꼽은 반면 인사담당자는 인프라 확충을 가장 많이 답해 시각차를 나타냈다.

박준 대한상의 기업문화팀장은 “여성인재 활용의 중요성이 강조되고 있지만 지난해 기준 민간기업 여성관리자 비율이 20.9%에 그치고 있는 상황”이라면서 “기업내 비효율적인 업무 프로세스 개선과 성과평가 기준 명확화 등을 통해 양성평등하게 능력을 발휘할 수 있도록 조직문화를 변화시킬 필요가 있다”고 언급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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