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민 앞에 부끄럼 없는 정정당당한 보수 야당 재탄생 기대"

미래통합당이 1일 오전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제2차 상임전국위원회를 주재하고 있다. /사진=연합뉴스
미래통합당이 1일 오전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제2차 상임전국위원회를 주재하고 있다. /사진=연합뉴스

[뉴스워치=칼럼] 지난 총선을 앞둔 2월 새로운 모습, 미래비전을 강조하며 탄생한 이후 총선에 매진했지만 참패를 면치 못했던 미래 통합당이 불과 7개월 만에 다시 간판을 내리게 됐다.

2일 통합당 전국위원회를 개최하고 당명을 ‘국민의 힘’으로 확정이 되면 선관위 등록절차를 거치게 되지만 특별한 문제가 없다면 제1 야당의 당명으로 확정된다.

보수 야당이자 제1야당인 통합당은 ‘국민의 힘’으로 당명을 정한 배경을 ‘국민으로부터 나오는 힘’,‘국민을 위해 행사하는 힘’. ‘국민을 하나로 모으는 힘’ 등으로 설명하고 있다.

그동안 보수 야당의 당명에서 아마도 ‘국민’이라는 단어가 들어간 당명은 없었을 정도로 이번 당명은 사실 보수층뿐만 아니라 국민에게도 다소 생소하고 여러 이견 들을 표출시키기도 했다.

지금의 보수 야당의 기원이라면 과거 박정희 정권때의 공화당과 전두환 정권의 정의당이 시발이겠지만, 전통적인 ‘자유 우파세력’과 ‘합리적 보수세력’의 통합적인 정당의 시발로 본다면 1990년 군부가 만든 민정당과 김영삼 전 대통령 후보의 통일 민주당, 김종필의 신민주 공화당의 3당 합당으로 출범한 ‘민자당’(민주자유당)이 사실상 원조일 것이다.

민자당, 신한국당, 한나라당, 새누리당, 자유한국당, 미래통합당에 이어 ‘국민의 힘’까지 보수 야당의 당명은 끊임없이 변경되고 그때마다 ‘따뜻한 보수’, ‘합리적 보수’, ‘건전 야당’, ‘국민통합 야당’, ‘미래지향 야당’이라는 수식어와 함께 오직 ‘국민’만 보고 가겠다는 다짐에 다짐도 있었다.

그러나 소위 ‘진보는 분열로 망하고 보수는 부패로 망한다’는 세간의 속설처럼 보수 야당은 부패와 부정의 흑역사를 함께 머리에 얹고 지내온 어두운 기억들이 많다.

그동안 보수 야당의 집권도 있었지만 결국 박근혜 전 대통령은 그야말로 국민의 힘으로 권좌에서 끌려 내려왔고 법의 단죄를 받고 있는 중이다.

그 부정부패의 흑역사는 지닌 보수 야당이 박근혜 전 대통령 이후엔 ‘극우보수파’의 등장과 함께 ‘정치적 동거’를 하면서 따뜻한 보수나, 합리적 보수의 이미지는 사라지고 ‘투쟁 일변도’의 정치 행보로 늘 여당과 대립과 갈등의 중심에 서 왔다.

정치갈등과 정치 혐오의 책임이 비단 보수 야당에게만 있다는 것은 아니다. 다만 비타협적 투쟁 일변도와 상식과 합리적 이성을 넘어선 극우세력들과의 ‘동거’로 ‘국민 피로도’가 그만큼 더 극심해지는 데 일조한 면을 부인할 수 없는 것이 사실이다.

이제 제1야당이 다소 생소하지만 ‘국민의 힘’으로 이름 짓고 ‘국민’을 가장 앞에 내세운 새로운 보수 야당으로의 변신을 표방하고 나섰다.

집권 야당과 진보진영에선 ‘국민의 힘’의 당명 유사성과 당명 개명의 진정성 여부를 놓고 ‘국민의 짐’이니 ‘국민의 부담’, ‘국민의 적’ 등의 조소적인 표현으로 그 의미를 깎아내리기도 했다. 새로운 보수 야당으로 거듭나려는 모습에 비아냥거림은 거대 여당의 어른스러운 모습도 건전 야당을 견인하는 자세도 아니라는 지적이 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보수 야당의 ‘국민의 힘’으로의 당명 개정에 ‘기대’와 함께 ‘과연 변할까’ 라는 긴가민가하는 따가운 시선이 있는 것 또한 현실이다.

다만 이번 당명 개정의 과정은 과거 ‘얼굴 화장’만 하던 때와는 다른 모습이기에 기대감 역시 높다 하겠다.

광주 5.18에 대한 사과와 반성, 극우세력과의 단절 그리고 합리적 의회투쟁의 정치 행보 등 과 함께 정강 정책에 큰 변화도 담고자 하는 등 과거와 확연히 달라진 ‘내면으로 부터의 변화’도 추구하고 있기에 긍정적 기대도 있는 것이다.

예부터 사람의 이름을 놓고도 잘못된 길로 가면 ‘이름대로 간다’ 거나 잘되면 ‘이름값’을 한다는 말이 있다. 보수 야당이 내면으로부터의 변화를 통한 국민적 지지를 받아 합리적 보수, 이성적인 보수로 환골탈태한다면 그 누구도 환영하지 않을 이유가 없을 것이다.

보수 제1야당이 당명을 ‘국민의 힘’으로 결정한 이상 정말 ‘이름 값하는 정당’, 국민이란 이름이 들어간 이상 진정 국민 앞에 부끄럼 없는 정정당당한 보수 야당으로 거듭나길 기대해 본다.

◇박동규 前 청와대 행정관
◇독립기념관  前 사무처장
◇ 現 한반도 미래전략 연구소 대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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