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워치=칼럼]  국내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이하 코로나19) 신규 확진자가 24일 0시 기준 266명 발생했다. 누적 검사받은 인원은 180만4422명으로 전날 누적 검사받은 인원 179만1186명을 제외하면 이날 검사 수는 1만3236명이다.

한편, 23일 0시 기준 신규 확진자는 397명으로 서울 138명, 경기 124명, 인천 32명으로 수도권만 294명이며 전국 대부분 지역에서도 신규 환자가 확인됐다.

이날 질병관리대책본부는 특히 감염 경로가 확인되지 않는 '깜깜이 환자'도 20%를 넘어섰다고 밝혔다. 질대본은 현재를 매우 위중한 상황이라고 인식하고 있으며, 추석이라는 큰 명절을 앞두고 전전긍긍한 분위기다.

이처럼 코로나19 확산으로 인해 전 국민이 답답해하고 있는데도 여전히 내집단 외집단 편 가르기는 기승을 부리고 있다.

정부와 여당이 먼저 광화문 집회가 이 사태의 주범이며, 그 배후에 야당이 있다고 주장하는 반면 야당은 유치한 주장은 그만하라고 일축했다.

그럼에도 야당 책임론을 계속 제기하고 있으며, 급기야는 박근혜 전 대통령에게 책임을 돌리는 주장까지 제기됐다.

특히 야당 김종인 대표가 정은경 질병대책본부장을 만나서 격려한 것을 두고 여당(與黨) 의원들이 김 위원장을 상대로 연일 맹비난을 쏟아냈다.

김종인 비대위위원장의 행보와 비슷한 움직임은 과거에도 있어왔다.

2015년 야당 대표였던 문재인 대통령은 ‘메르스 사태’ 때 질병관리본부를 방문한 바 있다. 당시 당 지도부와 충북지사 등을 무더기로 대동했을 뿐 아니라 대회의실에서 현안보고를 받으며, “망신당하지 않게 각별히 노력하라”고 주문하기도 했던 사실이 온라인에서 화제가 됐다.

이 당시 통합당은 “민주당은 야당의 반대에도 외식 영화 선착순으로 혜택 준다며 284만 장의 할인 쿠폰을 뿌리는 안을 단독으로 통과시켰으며, 정은경 질병관리본부장 경고를 무시한 채 교회 소모임 재개를 허용하고, 대통령은 효율적 방역에 성공했다고 자평하며 경계의 빗장을 풀게 하지 않았냐. 믿은 국민이 무슨 죄인가”라고 민주당을 공격했다.

이번 코로나19 확산은 사랑제일교회가 일으킨 것으로 치부됐으며, 사랑제일교회 신도는 모두 극우 분자로 매도됐다.

어느 종교집단의 모든 신도가 극우 분자라는 코미디같은 이야기에 의심의 소리는 들리지 않고 있다.

지난 8월 22일 모 매체 보도에 따르면, 최근 7일간 사랑제일교회 코로나 확진과 관련된 질병관리본부의 발표와 정부 기관장의 발표를 포함해, 이와 관련된 언론사의 기사는 네이버 포탈 검색 기준 4만건에 이른다.

특히 연합뉴스와 KBS·MBC·YTN·JTBC·노컷뉴스 등 친정부 성향의 매체들은 물론이고 중소형 인터넷 매체들도 여과 없이 코로나 확진의 주범을 마치 사랑제일교회로 몰아가고 있다고 평가하고 있다.

이렇게 언론기사가 쏟아져 나온 배경에는 정부가 사랑제일교회 교인 중에 확진자가 있었다는 이유로 이 교회 교인들이 마치 8‧15 광화문 집회에 모인 모든 사람들이 코로나를 전파시켰을 것이라는 암시를 줬기 때문이라고 분석한다.

아무리 사랑제일교회에 확진자가 일부 발생했다 해도 이처럼 정부와 언론이 합심하여 특정 교회를 매장시키려고 광분하는 듯한 모습은 지극히 정상적인 모습이 아니다. 오로지 당리당략만 있고 국민 불안은 안중에 없거나 무시하는 것이다.

사랑제일교회에서 다수의 신규 확진자가 나온 것은 사실이다.

이에 교회 측은 유독 자신들이 속한 교회에서 확진자가 많이 나온다며 검사 결과를 믿을 수 없다고 반박하자 지난 21일 서울시는 12일부터 20일까지 교인 및 방문자 2026명에 대한 검사를 진행했으며, 양성 판정이 431명 나와 코로나 19 양성 판정 비율이 21.3%를 기록했다고 밝혔다.

그러던 중 코로나 신규 확진자 수의 급증은 늘어난 검사 수의 급증과 관계가 있다는 주장이 나왔다.

코로나 확산이 8월 15일을 기준으로 급증하는 발표가 난 것은 코로나 검사인원이 증가한 데다 지금까지 약 160만 명이 코로나 검사를 받았고 최근 7주일 안에 약 15만 명이 코로나 검진을 받았기에 늘어날 수밖에 없었다는 것이다.

코로나19 검사 관련 통계 추이. 자료=질병관리대책본부
코로나19 검사 관련 통계 추이. 자료=필자 재구성

이에 필자는 그간 보도된 수치를 토대로 최근 10일간의 코로나 확산 추이를 살펴봤다.

8월 23일엔 1만5386명을 검사하여 신규 확진자가 397명 나와 2.58% 확진율을 보였다. 22일엔 2만1677명 검사해 332명의 신규 확진자가 나와 확진율 1.53%로 집계됐다.

21일은 2만40명을 검사해 324명의 신규 확진자가 나와 확진율이 1.61%였으며, 20일은 1만9019명을 검사해 288명 신규 확진자가 나와 1.44%의 확진율을 보였다. 19일에는 1만8022명 검사해 297명 신규 확진자가 1.56%, 18일엔 8572명 검사해 246명의 신규 확진자가 나와 1.36%, 17일엔 6683명 검사, 197명 신규 확진‧2.30% 확진율, 16일 6491명 검사 279명 확진‧4.17% 확진율, 15일 1만212명 검사‧166명 신규 확진‧2.56% 확진율, 14일 1만186명 검사‧103명 확진‧1.01% 확진율, 13일 8246명 검사‧56명 신규 확진‧0.68% 확진율을 보였다.

8월 15일~8월 17일까지는 6000~8000명을 검사하였고 18일부터는 1만8000명~2만1000명을 검사했다.

이에 확진율은 8월 16일 0시 기준 즉, 8월 15일 검사에서 4.17%를 보였으며 그 이후의 검사에서는 1~2%대를 오르내리고 있다.

이는 그 이전의 검사 확진율과 큰 차이가 없고, 8월 15일 검사는 사랑제일교회가 주최한 집회와 상관없다.

지표에 따르면 8‧15 집회 이전에 이미 코로나 확산은 시작되었고, 그간 증상자나 의심자 위주로 검사했음에도 검사 수를 늘렸으나 확진율엔 별 차이가 없다는 것이다.

여기에는 질병관리본부가 우려하는 20%를 넘는 깜깜이 환자가 포함되어 있다.

'깜깜이 환자' 비율이 20%를 넘어선 것은 방역 당국이 관련 통계를 내놓기 시작한 4월 이후 처음이라는데 질병관리본부는 깜깜이 환자가 늘어나면 감염 확산을 막는 데 시간이 걸리며 ‘n차 전파’를 막는 게 힘들어진다는 설명이다.

그렇다면 감염 의심 대상에 대한 조정 필요성이 요구된다.

지난 21일 국회 행정안전위원회 전체회의에서 진영 행정안전부 장관에게 한 야당 의원이 “광복절 집회 때 동원된 경찰 9000여 명에 대해 전원 코로나 검진을 실시한 반면 민주노총 집회에 참석한 2000여 명은 왜 자가 격리와 검진을 하지 않느냐”고 물었으며, 이에 진 장관이 잠시 대답을 머뭇거리자 그 의원은 “코로나 19는 보수단체건 진보단체건 상관없이 전원 추적해 자가 격리하고 검진을 해야 한다.”고 재차 주장하는 해프닝도 있었다.

그리고 23일 민조총 금속노조는 민주노총 집회 참가자 가운데 확진자가 나타났다고 밝혔다.

박성호 동덕여대 교수
박성호 동덕여대 교수

질본의 수고스러움은 전 국민이 감사하게 생각하며 충분히 잘 안다.

다만, 코로나 확산이 크게 우려되는 상황에서 혹시나 모를 상황에 대비하는 것도 나쁘지 않다고 본다.

이에 정권 일부의 내집단 외집단 편가르기식 판단으로 검사대상에서 제외된 이전 대규모 모임 참석자도 검사대상으로 확대하는 것은 어떨지 생각해 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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