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청래, “호남 더 분노케하는 헛다리 전략” 맹공

사진=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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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종인 비대위원장은 19일 광주 국립 5·18 민주묘지를 방문해 '사과문'을 낭독한 뒤 무릎을 꿇고 사죄했다. 정치권에서는 보수정당인 미래통합당이 내년 4월재보궐선거와 대선을 앞두고 호남에 대한 본격적인 구애에 나섰다는 평이다.

김 위원장은 이날 오전 10시께 방명록에 '5·18 민주화 정신을 받들어 민주주의 발전에 최선을 다하겠습니다'고 적은 뒤 민주의 문 앞에서 자신이 직접 작성한 사과문을 발표한 뒤 추모탑에 헌화하고 15초가량 무릎을 꿇고 묵념했다. 또한 행방불명자 묘역도 찾아 묵념하고 헌화했다.

[5.18 묘소 사과문 발표후 15초간 무릎 꿇어]

김 위원장은 사과문에서 "광주에서 비극적 사건이 일어났음에도 그것을 부정하고 5월 정신을 훼손하는 일부 사람들의 어긋난 발언과 행동에 저희 당이 엄중한 회초리를 들지 못했다"며 "그동안 잘못된 언행에 당을 책임진 사람으로서 진실한 사죄를 드린다"고 밝혔다.

김 위원장의 광주에서 무릎을 꿇은 다음 날인 20일 미래통합당은 ‘호남 제2지역구 갖기 운동’과 ‘호남 인사 비례대표 우선 추천제’를 추진한다고 밝혔다.

통합당 국민통합특별위원회 위원장인 정운천 의원은 국회 소통관에서 기자회견을 열어 “호남민들이 원하는 실질적인 정책을 민생현장으로 찾아가 직접 듣고 해결하겠다. ‘비호남 정당’이 아닌 ‘친호남 정당’으로 거듭나겠다”며 이같이 밝혔다.

‘호남 제2지역구 갖기 운동’은 통합당 전체 의원을 대상으로 호남 지역 41개 지자체의 명예의원을 위촉하는 내용이다.

각 의원이 해당 지방자치단체와 자매결연을 하고 지역 현안 사업 등을 해결하기 위한 소통 창구의 역할을 한다는 구상이다.  ‘호남 인사 비례대표 우선 추천제’는 국회의원 비례대표 당선권 20위 이내에 25%를 호남지역 인사로 추천하도록 하는 내용을 당헌·당규에 명문화하자는 것이다.

정 의원은 “(호남 제2지역구 갖기 운동에) 벌써 여러 의원이 연고가 있거나 관심 있는 곳을 신청하고 있다”며 “10년 동안 (호남 인사 우선 추천제를) 하면 10~15명 현역 의원이 호남 몫이 되며 정서 통합, 지역주의 극복에 크게 기여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통합당 비례대표 4명중 1명 호남출신 추천 발표]

통합당의 호남 끌어안기는 집권여당에 대한 민심이반이 나타나고 호남을 포기한채 내년 4월 재보궐선거나 차기 대선에서 정권교체가 요원하다는 자체 판단이다.

특히나 노무현-문재인 등 영남 출신 후보들이 영남표를 갈라치기해 대선에서 승리했다는 점에서 민주당 텃밭인 호남 공략에 적극 나서고 있는 셈이다.

통합당의 호남 구애가 본격화되자 더불어민주당에서 ‘진정성이 없다’고 발끈하고 나섰다.

정청래 의원은 통합당이 비례대표 당선권에 호남지역 인사를 4분의 1 추천하는 방안을 내놓은 데 대해 “호남을 더 분노케 하는 헛다리 전략”이라고 질타했다.

정 의원은 20일 페이스북을 통해 “호남출신 인사를 국회의원 시켜주면 호남의 민심을 얻을것이라 생각하는가? 호남출신 인사 몇명이 미통당에 없어서 호남이 미통당을 싫어하는가?”라며 이같이 말했다.

그는 “그동안 미통당 계열이나 그 선배정당들이 호남을 폄훼하고 차별하고 불이익을 주고 심지어 1980년 광주를 피바다로 만든 것이 누구이던가? 호남에서 왜 당신들을 안 찍는지부터 먼저 생각하라”고 지적했다.

[정청래, “호남 더 분노케하는 헛다리 전략” 맹공]

특히 여당에서는 통합당에 5·18 3법(5·18 역사왜곡처벌법, 5·18 공법단체설립법, 5·18 민주유공자 예우 및 지원에 관한 법률) 처리에 협조하라고 재차 요구했다.

이에 대해 정운천 의원은 “전향적으로 풀어나가겠다”며 “당내 여러 의원의 이견이 있을 수 있지만 설득해서 국민통합의 새로운 디딤돌을 만들 것”이라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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