성희롱 등 심각한 직장 내 괴롭힘 ‘노출’ 논란
노조, 고리대출 실적 저조 직원 “자폭해라” 폭언 주장
뒷일 두려워 중앙회에 고발도 못하고 ‘전전긍긍’

13일 든솔신협 본점 앞에서 기자회견이 예정되었지만, 책임자 사퇴 및 신협중앙회와 의견 조율로 취소됐다. 든솔신협 전경 / 사진 = 정호 기자
13일 든솔신협 본점 앞에서 기자회견이 예정되었지만, 책임자 사퇴 및 신협중앙회와 의견 조율로 취소됐다. 든솔신협 전경 / 사진 = 정호 기자

소속 조합을 관리해야 하는 신협중앙회의 허술한 민낯이 드러났다. 최근 서울의 ‘든솔신협’ 지점에서 상임이사 A모씨의 갑질과 성희롱 등의 사건이 상습적으로 발생했는데도 불구하고 신협중앙회는 인지하지 못해 논란이 됐다. 

신협중앙회 관계자는 “각 신협은 독립법인이기 때문에 중앙회가 내부 사정까지는 알지 못한다”고 밝혀 논란을 가중시켰다.   

14일 사무연대노조에 따르면 든솔신협의 상임이사 A모씨가 여직원들에게 강제로 신체 접촉을 시키고 남성 직원에게는 강제로 샤워를 시키는가 하면 특정 신체 부위를 접촉하게 하는 등의 행동을 시킨 것으로 드러났다. 이로 인해 해당 직원들은 “심각한 트라우마를 겪고 있다”고 노조는 밝혔다. 

또 고금리 상품인 ‘햇살론’ ‘사잇돌’ 대출 실적이 적은 직원에게는 “자폭이라도 해서 실적을 올려라”는 등의 폭언을 일삼았던 것으로 드러났다. 

A모씨는 이밖에도 상여금으로 협박하거나 출자금을 강요하고 주말 출근과 주말 술자리 참석을 억지로 시키는 등 수많은 직장 내 괴롭힘을 자행한 것으로 알려졌다. 

사무연대노조 관계자는 “A모씨의 수많은 악행들이 있었음에도 불구하고 서울 지부나 중앙회에 알릴 수가 없었다”면서 “알리게 될 경우 고위 임원들에게 발각이라도 되면 불이익 당할 것을 우려해 할 수 없었다”고 밝혔다. 

든솔신협 직원들과 사무연대노조는 A모씨의 문제를 폭로하고자 13일 기자회견을 예고했다. 신협중앙회 측은 12일이 돼서야 든솔신협의 사태를 인지하고 긴급 감사에 나섰다. 

노동문제 전문가들은 “든솔신협 직원들이 A모씨로부터 심각한 직장 내 괴롭힘을 당했음에도 내부 고발 시 밝혀질 게 두려워 전전긍긍했다”면서 “이는 신협중앙회 지부 관리 감독 시스템이 허술하기 때문이다”라고 꼬집었다.  

신협중앙회 관계자는 <뉴스워치>와 통화에서 “중앙회 소속 지부라고 해도 독립법인이기 때문에 각 지부의 내부사정까지 알지 못한다”고 했다. 

전국사무연대노조와 든솔신협 직원들은 13일 든솔신협 본점 앞에서 기자회견을 열 계획이었지만 당일 취소했다. 노조 관계자는 “책임자가 퇴사하기로 했고 중앙회와 의견 조율이 잘돼 기자회견을 취소했다”고 밝혔다. 

한편, 지난 4월 전국 신협 지점 45곳의 임원들이 사이버도박·횡령·성추행 등으로 신협중앙회 제재를 받았다.  제제 강도는 가장 낮은 ‘6개월 간 승진이 제한’이라는 견책 정도라 ‘제식구 감싸기’ 처분이라는 비판을 받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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